고독천년 28장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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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28章 간악(奸惡)한 함정(陷穽)
'실낱 같은 틈만 만들 수 있으면 된다!'
이검한은 온몸이 찢겨나가는 듯한 고통을 참으며 옥룡흡정도인술(玉
龍吸精道引術)을 시전했다. 옥룡음마의 그 사악한 흡정술을 이용하여
자신의 몸을 옭아매고 있는 녹발수망천강인에 실린 힘을 흡수하기
시작한 것이다.
"흑!"
한순간 음월방은 두 눈을 부릅뜨며 당혹에 찬 신음을 토해냈다. 자신
의 녹발수망천강인에 휘감긴 이검한의 몸뚱이가 갑자기 솜뭉치처럼
느껴진 때문이다.
'이… 이게 어찌된 일이지?'
음월방은 당혹해하면서도 즉시 이검한의 몸을 더 세게 옥죄려고 했다
.
그 짧은 찰나의 순간이었다.
"누워랏!"
이검한의 입에서 사나운 일갈이 터져나왔다. 동시에 녹발수망천강인
에 감겼던 양손을 홱 뒤집어 자신의 팔을 휘감고 있는 음월방의 머리
카락을 움켜쥐었다.
콰아!
그리고는 파천황결의 무서운 파괴력을 그 머리카락에 쏟아 넣었다.
"악!"
음월방의 입에서 고통에 찬 비명이 터져 나왔다. 머리카락을 타고 전
해오는 가공할 파괴력이 그녀의 내부를 뒤흔들어버린 것이다.
콰당탕!
음월방은 오공으로 피를 뿌리며 앉은 자세 그대로 뒤로 벌렁 넘어졌
다. 이검한의 파천황강살은 단번에 그녀의 내장과 심맥을 뒤흔들어버
렸다.
푸스스스!
음월방이 피를 뿌리며 쓰러지자 이검한의 사지를 휘감고 있던 그녀의
녹발도 힘없이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휴우! 정말 위험했다!"
이검한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그는 자신의 몸에 엉겨붙어있는 음월방의 푸른 머리카락이 마치
독사처럼 느껴져 섬뜩함을 느끼며 급히 몸에서 털어냈다.
녹발에서 벗어난 그는 경이의 표정으로 음월방을 내려다보았다.
'이 여자는 도대체 누군데 이런 무서운 마공을 연마했단 말인가?'
그가 미간을 찡그리며 염두를 굴릴 때,
"크으윽! 이, 이 정도였다니…!"
음월방은 오공에서 피를 꾸역꾸역 쏟으며 절망적인 표정으로 이검한
을 올려다보았다. 이검한의 파천황강살에 내장이 진동되어 그녀의 상
세는 엄엄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검한은 검미를 찡그리며 내심 나직한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 지나쳤군. 아무리 위급한 지경이긴 했어도 여자를 상대로 파천
황결을 쓰다니…!'
그는 음월방의 애처로운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연민지정을 느꼈다.
그때 이검한의 눈에 떠오른 연민의 빛을 본 음월방은 심한 모욕을 당
한 표정으로 앙칼지게 소리쳤다.
"어서… 죽여라! 동정 따위는 바라지 않는다!"
그 한 마디를 내뱉은 후 그녀는 질끈 눈을 감아버렸다.
이검한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나직이 탄식했다.
"부인과 나는 아무런 은원도 없습니다. 내가 왜 부인을 해치겠습니까
?"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품 속에서 하나의 옥병을 꺼내들었다.
"괴로우시더라도 잠시만 참으십시요. 곧 편하게 해드릴 테니!"
그가 꺼내든 옥병 속에는 이검한이 현음동천을 떠나올 때 챙긴 영약
공청석유(空靑石乳)가 가득 들어 있었다.
공청석유는 한 방울만 마셔도 기사회생의 효능을 발휘한다는 천고영
약이다. 그것을 한 모금만 마셔도 일갑자 수위의 내공과 함께 영원히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
"이걸 드십시오, 부인!"
이검한은 공청석유가 든 옥병을 음월방의 입가로 가져갔다.
"시, 싫다! 치워라!"
하지만 음월방은 세차게 고개를 저으며 저항했다. 이검한이 먹이려는
게 무언지 모르는데다가 설령 그것이 약이라고 해도 적인 이검한의
신세는 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용서하십시요!"
이검한은 손으로 그녀의 입을 좌우로 눌러 억지로 벌렸다.
"네, 네놈이…!"
음월방은 이검한의 손에 입이 강제로 벌려진 채 치욕과 분노에 몸을
떨었다.
하지만 이검한은 그녀의 모습에 아랑곳하지 않고 옥병 안의 공청석유
를 몽땅 음월방의 입에 부어 넣어 주었다.
"흐윽!"
음월방은 신음을 토했으나 도리 없이 입 안으로 흘러드는 공청석유를
모두 마실 수밖에 없었다.
'이… 이건…!'
직후 그녀는 두 눈을 부릅떴다.
공청석유가 목구멍으로 넘어가자 삽시에 청량(淸凉)한 기운이 전신으
로 확 퍼지며 내상의 고통이 씻은 듯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이검한이 자신에게 먹인 것이 희세의 영약임을 단번에 알아차린 그녀
는 놀라움과 불신이 뒤섞인 눈으로 이검한을 바라보았다.
"내… 내게 먹인 것이 무엇이냐?"
"공청석유입니다!"
"공… 공청석유!"
이검한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였으나 음월방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경악의 표정으로 부르짖었다. 무림인인 이상 그녀 역시 공청석유가
얼마나 대단한 영약인줄 잘 알고 있었다.
"왜… 왜 그런 귀한 것을 내게 주는 것이냐? 나는 하마터면 너를 죽
일 뻔했거늘…!"
말을 하는 그녀의 눈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그녀의 말에 이검한은 싱긋 웃었다.
"부인이 결코 악인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
니다!"
음월방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이 어린 놈은… 다르다!'
그녀는 비로소 이검한의 모습을 차근차근 살피다가 창백한 두 뺨으로
뜨거운 눈물을 떨구었다.
그녀의 갑작스런 모습에 이검한은 흠칫했다.
"왜 우십니까? 소생이 무슨 실수라도 했습니까?"
이검한의 물음에 음월방은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다. 너를 보니 악적에게 빼앗긴 아들이 생각이 나서…!"
"아드님이 계십니까?"
이검한은 흠칫하며 물었다.
음월방은 회한과 고통의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유마룡(維摩龍)이란 아이인데 살아있다면 올해 열 아홉 살
에서 스무 살쯤 되었을 것이다!"
"유마룡…!"
이검한은 입 안으로 그 이름을 되뇌어보았다.
그러면서 그는 내심 크게 놀랐다. 겉보기로 이 여인은 잘해야 자기보
다 몇 살 더 많은 정도로 보였는데 자기 또래의 아들이 있다지 않는
가?
그는 내심의 놀라움을 감추며 음월방에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기회가 닿으면 제가 아드님을 찾아볼 테니 아드님의 신
체적 특징 같은 것이 있으면 말씀해 보십시요!"
"그… 그래 주겠느냐?"
그의 말에 음월방은 처연한 눈으로 이검한을 올려다보았다.
그 눈빛을 접한 이검한은 일순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꼈다. 자식을 걱
정하는 어머니의 간절한 눈길보다 더 숭고하고 감동적인 눈빛이 어디
에 있겠는가?
"핏덩이일 때 잃어버려서 그 아이가 지금 당장 내 눈앞에 나타난다고
해도 아마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비록 용모와 체격은 못 알아보게
달라졌겠지만 그 아이의 등에 나 있는 별 모양의 점은 변하지 않을 것
이다!"
이검한은 그녀의 말을 귀담아 새겨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등에 난 별모양의 점, 잘 알겠습니다. 소생, 최선을 다해 아드님을
찾아보겠습니다!"
그 말에 음월방의 눈빛이 감격으로 물들었다.
"고, 고맙구나! 나는 네 적이건만 이렇게 호의를 베풀다니!"
그녀는 진심으로 이검한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별말씀을…!"
이검한은 고개를 저으며 얼굴을 붉혔다.
오래 전에 잃어버린 아들을 찾는 이 신비한 여자가 왠지 남처럼 여겨
지지 않는 이검한이다. 이 여인과 자신의 신세가 너무 대조적인 때문
일까?
두 사람 사이에 야릇한 유대감 같은 것이 흘렀다. 자신들이 방금 전
까지 생사의 격전을 벌였다는 사실이 잘 믿어지지 않는 그들이었다.
헌데 바로 그때였다.
"흐흐흐! 이거야 정말 감동적인 광경이로군!"
돌연 이검한의 뒤에서 한소리 음산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누구냐?"
이검한과 음월방은 흠칫하며 지하광장의 입구를 돌아보았다.
그런 그들의 시야 속으로 한 명의 장한이 입구에 우뚝 서있는 것이
보였다. 섬뜩할 정도로 창백한 인상을 지닌 중년장한인데 등에 박쥐
날개 모양의 괴상한 피풍을 걸치고 있는 게 특이하다.
그 백면의 장한을 일별한 순간 음월방과 이검한의 입에서 동시에 경
악과 분노성이 터져 나왔다.
"유령… 마제(幽靈魔帝)?"
"구양수(九陽秀)!"
그렇다. 밀랍처럼 창백한 얼굴의 그 장한은 바로 사방무제 중 한 명
이며 신마풍운록 상에 서열 오위에 올라있는 유령마제 구양수였다.
"흐흐흐! 만나자마자 이별이구나 애송이놈!"
유령마제 구양수는 음험하게 웃으며 손을 번쩍 쳐들었다. 쳐들린 그
자의 손에는 하나의 검은 구슬이 들려있었다.
"이곳이 너희 년놈들의 무덤이다!"
피잉!
구양수는 득의에 찬 일갈과 함께 손에 들고 있던 그 검은 구슬을 맹
렬히 광장 안쪽으로 내던졌다.
스팟!
그와 함께 자신은 벼락같이 뒤로 날아갔다.
'폭약(爆藥)이다!'
이검한은 두 눈을 부릅떴다. 광장 밖으로 뛰쳐나가는 구양수의 행동
에서 그자가 던진 것이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화탄(火彈)일 것이라고
추측한 것이다.
'도로 쳐내야만 한다!'
파앗!
그는 음월방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구양수가 던진 구슬을
향해 거의 본능적으로 몸을 날렸다.
그 자신은 금강지체의 몸이라 어지간한 폭발이라도 견딜 수 있으나
아직 내상이 완치되지 못한 음월방은 그렇지 못했다.
해서 이검한은 가능한 음월방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구슬을 폭발시킬
작정으로 구슬을 향해 마주 날아간 것이다.
쏴아아!
그러면서 이검한은 부드러운 잠경(潛勁)을 뿜어내 그 구슬을 도로 광
장 입구 쪽으로 날려보내려고 했다.
헌데 이검한이 내친 잠경이 구슬에 닿는 순간 뜻밖에도 예상했던 폭
발이 일어나지 않았다.
퍼억!
대신 한 무더기의 분홍연기가 확 퍼져 올라 이검한을 뒤집어씌우는
것이 아닌가?
이검한은 질겁하며 안색이 홱 변했다.
'아차! 속았다. 폭약이 아니라 독탄(毒彈)이었다!'
하지만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이검한은 이미 한 모금의 독
무를 들이마셔 버린 후였다.
"크윽!"
쿵쿵!
직후 이검한은 답답한 신음성을 토하며 지면으로 내려섰다.
"크크크! 마음껏 재미를 보거라. 너희 년놈들이 이 세상에서 마지막
으로 즐기는 쾌락일 테니…!"
유령동천 밖에서는 유령마제 구양수의 음흉한 음소가 급격히 멀어지
고 있었다.
음월방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안색이 일변했다.
'혹, 혹시 그 독탄은…!'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불길한 예감은 그대로 현실로 나타나고 말았
다.
"크으으!"
음월방에게 등을 보인 채 한동안 석상처럼 굳어져 있던 이검한의 입
에서 쥐어 짜는 듯한 괴이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이어 천천히 돌아서는 이검한의 모습을 본 음월방은 일순 두 눈을 부
릅떴다.
'흐윽!'
그녀는 전신을 부르르 떨며 숨을 죽였다.
돌아선 이검한의 눈빛은 방금 전의 그 순박하고 총명한 눈빛이 아니
었다. 그의 두 눈은 온통 시뻘겋게 충혈되어 있었으며 얼굴은 흉칙하
게 이지러져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이검한의 중심부가 한껏 팽창되어 있는 것이 음월
방의 눈에도 뚜렷이 보일 정도였다.
그것을 본 음월방은 새삼 유령마제 구양수의 악독한 심보에 치를 떨
었다.
"최, 최음독분이었군!"
그녀는 앓는 듯 신음했다.
그렇다. 방금 전 이검한이 들이킨 분홍독무는 바로 강력한 최음독분
이었다. 유령마제 구양수는 이검한으로 하여금 음월방을 겁탈하게 할
심보로 최음독분을 터뜨린 것이다.
이검한은 욕정으로 시뻘게진 눈으로 음월방의 교구를 쓸어 보았다.
음월방은 거의 벌거벗다시피 한 자태였다. 단지 하체의 은밀한 일대
를 낡은 천으로 겨우 가리고 있을 뿐이었다. 짙푸른 녹색의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나 보이는 새하얗고 풍만한 여체는 이미 욕정으로 이성
을 상실한 이검한을 한 마리 짐승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이검한이 음욕에 가득찬 눈길로 자신의 나신을 쓸어보자 음월방은 본
능적으로 두 팔로 가슴을 가리며 뒤로 주춤 물러나 앉았다.
직후 이검한의 두 눈에서 불똥이 튀며 그는 굶주린 짐승처럼 음월방
을 덮쳐들었다.
"아, 안돼! 물러가랏!"
음월방은 질겁하며 비명을 질렀다. 그와 함께 그녀는 다소 회복된 내
공으로 덮쳐드는 이검한의 가슴을 후려쳤다.
퍼엉!
일장을 가격 당한 이검한은 휘청하며 한 걸음 물러섰다.
하지만 그는 재차 몸을 날려 음월방을 덮쳐왔다.
"제, 제발 정신을 차리거라!"
퍼펑!
음월방은 비통하게 울부짖으며 연신 섬섬옥수을 날려 이검한을 떨쳐
내었다.
욕정에 눈이 먼 이검한은 그저 완력으로 무작정 덮쳐들었고 그때마다
번번이 음월방의 장력에 밀려나곤 했다.
그렇게 필사적으로 이검한을 물리치던 음월방의 두 눈에 곤혹한 표정
이 떠올랐다.
'이 아이는 지금 다량의 독분을 들이켜 욕화가 극한까지 뻗친 상태다
. 만일 그 욕정을 빨리 토해내지 못하면 심각한 결과가 생길 수도 있
다!'
음월방 자신도 왜 그런 감정이 생기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어 곤혹한
심정이 되었다. 어느덧 그녀는 적이었던 이검한을 걱정하고 있었다.
목숨을 걸고 싸운 상대인 자신을 해치기는커녕 오히려 천고의 영약인
공청석유를 아낌없이 복용시켜준 데 대한 고마움, 자신을 폭발로부
터 지켜주려고 위험을 무릅쓰고 독탄을 향해 몸을 날리던 그의 마음
씀씀이 등이 어느덧 그녀로 하여금 이검한을 진심으로 걱정하게 만든
것이다.
'하물며 저 아이는 생면부지인 나를 위해서 룡아의 행적을 찾아봐 주
겠다고까지 하지 않았던가?'
음월방은 모종의 결심으로 두 눈을 반짝였다. 창백하던 얼굴에도 발
그레한 홍조가 떠올랐다.
'나란 계집의 육체는 이미 구양수의 더러운 손길에 의해 모욕당했다.
그때 이미 나는 지켜야할 정조를 잃은 계집이다!'
음월방은 핏덩이 아들을 구하기 위해 구양수 앞에 스스로 몸을 벌려
야만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고통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내 몸을 희생하자. 비록 이것이 구양수의 더럽고 비열한 음모에 말
려드는 짓일지라도…!'
음월방은 입술을 깨물며 이검한을 밀쳐내던 손길을 멈췄다.
그러자 짐승처럼 날뛰던 이검한도 어리둥절하며 멈춰섰다.
"자, 이리 오너라!"
그런 이검한 앞에 음월방은 조용히 몸을 뉘였다. 자신의 푸르른 녹색
머리카락 위로 몸을 누이는 그녀의 자태는 처연하도록 아름다웠다.
"네… 네가 원하는 대로 해라!"
홍조로 얼굴을 물들인 음월방은 이검한 쪽으로 다리를 살짝 벌리며
두 눈을 꼭 감았다.
그런 음월방의 자태를 본 이검한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득달같이 그
녀를 덮쳤다.
음월방의 하체를 간신히 가리고 있던 낡은 천 조각이 그대로 이검한의
손길에 찢겨나갔다. 그러자 드러나는 음월방의 은밀한 부위는 아주
무성한 방초로 뒤덮여 있는데 특이하게도 그곳의 방초도 머리카락과
같은 녹색을 띠고 있었다.
그 녹색의 체모는 마치 울창한 밀림지대를 방불케 했다. 그것들은 너
무 무성하여 그 아래의 은밀한 쾌락의 근원까지도 완전히 가리고 있
었다.
'부… 부끄러워!'
완전히 알몸이 된 음월방은 이글거리는 이검한의 시선이 자신의 온몸
을 샅샅이 훑는 것을 느끼고 전율했다.
이검한은 욕정으로 할딱이면서도 곧바로 음월방을 유린하지 않았다.
그는 벌린 음월방의 다리 사이에 무릎을 꿇고는 얼굴을 가져갔다.
이어 그가 입김을 불자 울창한 수림지대가 좌우로 싸악 갈라지며 그
안쪽에 숨기고 있던 비경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너무도 관능적인 여체의 비밀을 본 이검한의 온몸에 전율이 스쳤다.
그는 더 이상 아무 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몸의 일부가 달아오른
숯덩이처럼 느껴진다. 지금은 그 작열하는 열기를 식히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생각할 수가 없다.
사내의 우악스런 손이 자신의 하체를 와락 잡아 벌리는 것을 느끼며
음월방은 전율했다.강간 당하는 느낌이 들었다.그러나 모든 여자들은 한번쯤
호감이 있는 남자에게 강간 당하는 상상을 해보기 마련이다.
왠지 모를 짜릿한 전율감이 들었다.거부 할수 있지만,거부하기 싫은 것이
자신의 본능임을 음월방자신도 느끼고 있었다.
자기도 모르게 눈을 뜬 음월방의 시야로 이검한이 숨이 턱에 차도록
할딱이면서 급히 하의를 벗어 내리는 모습이 들어왔다.
순간 음월방은 진저리를 쳤다. 이검한의 하의가 흘러내리는 순간 마
치 홍두께 같은 것이 그녀의 시야로 튀어들어온 때문이다. 툭툭 불거
진 푸른 핏줄에 휘감긴 그것은 꿈에 볼까 두려울 정도로 끔찍하다.
진저리를 치며 다시 눈을 감은 음월방은 이검한이 거친 숨을 뿜어내
며 자신의 몸 위로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아랫배를 짓누르는 묵직한 체중, 깊은 곳으로 접근하는 뜨거운 열기
…!
이검한의 몸이 허벅지에 닿는 순간 음월방은 화들짝 경련을 일으켰다
. 너무도 오랜만에 느껴지는 사내의 몸이다.
벌거벗은 가슴 위로 뜨거운 숨결이 훅훅 끼쳐진다.
벌벌 떨며 은밀한 곳을 더듬는 손길이 그녀로 하여금 몸서리를 치게
만든다. 거의 이십여 년 만에 깊은 곳에 느껴지는 사내의 손길은 너
무도 생경하다.
확보된 입구로 사내가 잇닿았다.
'뜨… 뜨거워!'
달궈진 인두가 닿는 듯한 그 느낌에 음월방의 사지가 절로 진저리를
친다.
하지만 이어진 충격에 비하면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이검한은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성문으로 돌입했고 그 순간 음월방의
입이 절로 딱 벌어졌다. 너무나 엄청난 충격에 음월방은 그대로 정신
을 놓아버릴 뻔했다.
숨이 턱턱 막혀온다. 이검한은 뜨거울 뿐만 아니라 너무도 거대해 인
간의 것이라 믿어지지가 않는다. 성난 우마(牛馬)의 것이 이러하리라.
.
몸이 그대로 두 조각 나는 것만 같다. 견딜 수 없는 통증에 음월방은
몸을 뒤로 빼며 필사적으로 이검한을 밀어젖히려고 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폭주하기 시작한 이검한의 욕화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는 두 손으로 음월방의 어깨를 움켜쥐어 그녀의 몸을 고정시킨 뒤
무자비한 낙인(烙印)을 찍어버렸다.
음월방의 입에서 비명이 터지고 그녀의 두 눈이 하얗게 치떠졌다. 달
궈진 거대한 불덩이를 삼킨 기분이다. 그녀는 내장이 확확 달아오르고
목구멍까지 불덩이가 치밀어 오르는 기분이 되어 몸부림쳤다.
심지어 몸이 그대로 파열되지 않을까 두려울 정도였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그녀의 몸 위에서 이검한은 무자비한 율동을 시작
했다. 최초의 충격에 더해지는 그 격하고 잔인한 만행은 가녀린 여체
를 견딜 수 없게 만들었다.
음월방은 고통을 호소하고 자비를 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폭군이 된 이검한의 몸짓은 시간이 갈수록 격해져만 갔고 마침내 음
월방은 견디지 못하고 까마득히 혼절의 나락으로 떨어져 갔다.
하지만 이검한은 음월방이 혼절하든 말든 아랑곳 않고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에만 급급해 있었다.
이검한의 몸이 세차게 음월방의 하체를 들이칠 때마다 까무라친 그녀
의 풍만한 젖무덤과 긴 녹발이 물결치듯 일렁거렸다.
귀기와 한기만이 감돌던 석실은 삽시에 뜨거운 열풍에 휘감기기 시작
했다.
* * *
"으음!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기에 사부님이 은밀히 드나들
고 계시는 것일까?"
스스스!
의혹에 찬 음성과 함께 한 줄기 인영이 소리 없이 유령동천 앞으로
날아 내렸다.
땀으로 범벅이 된 이십대 초반의 청년인데 제법 영준한 용모를 지녔
으나 눈빛이 아주 음험하게 번들거리는 자였다.
유령잠룡 유운학!
바로 그 자였다.
그는 종남산으로부터 줄곧 이검한의 뒤를 미행해왔었다.
그자가 전서구로 연락해준 덕분에 유령마제 구양수는 미리 이검한을
위경으로 몰아넣을 함정을 파놓을 수 있었다.
사력을 다해 겨우 이검한의 뒤를 따라 북망산에 오른 유운학은 우연
히 스승인 구양수가 이곳 유령동천 주위에 얼씬거리는 것을 발견했던
것이다.
유령동천으로 다가서던 유운학은 흠칫했다. 그의 귓전으로 사내의 거
친 숨결이 들렸기 때문이다.
'어! 이것 봐라? 웬놈이 이런 외진 곳에서 누구를 상대로 재미를 보
고 있는 거지?'
유운학의 두 눈이 번쩍 이채를 띄웠다. 사내의 거친 숨소리가 무얼
의미하는지 모를 리 없는 그자였다.
호기심이 동한 유운학은 음험하게 웃으며 동굴 안으로 조심조심 들어
갔다.
'헉! 저 자는!'
막 유령동천 끝에 자리한 석실을 들여다보던 유운학의 눈이 부릅떠졌
다.
아주 길고 무성한 녹색머리카락을 지닌 여인이 석실바닥에서 사지를
벌리고 누워 있으며 그 여인의 몸 위에서 한 명의 청년이 짐승처럼
날뛰고 있지 않은가?
그들은 물론 이검한과 음월방이었다. 이검한은 음월방이 기절했음에
도 아랑곳하지 않고 욕심을 채우고 있었다.
유운학은 더할 수 없이 자극적인 두 남녀의 모습을 보고도 즐길 여유
가 없었다.
'저… 저놈이 어떻게 이런 곳에서 여자와 재미를 보고 있단 말인가?'
그는 공포에 질려 자신도 모르게 주춤주춤 물러섰다. 여인을 겁탈하
고 있는 사내는 다름아닌 이검한이기 때문이다.
두려움에 떨며 동굴 밖으로 뒷걸음치는 유운학의 귓전으로 이검한의
숨소리가 급격히 가빠지는 것이 들렸다.
'흐흐! 결국 네놈도 역시 남자에 충실한 놈이다!'
유운학은 음월방을 능욕하는 이검한의 뒷모습을 음험한 눈길로 노려
보며 조심조심 동굴을 물러나왔다.
이검한을 때려죽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았다.
그리고 이검한이 정사에 몰입하여 정신이 없는 틈을 타 암습하면 성
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자에게는 그럴 용기가 없었다.
'위험을 무릅쓸 필요 없다. 빨리 귀왕궁으로 돌아가서 폭약(爆藥)을
가져오자! 터트려 죽이는 게 가장 안전하다!'
헌데 유운학이 막 유령동천을 벗어났을 때였다.
"우우우!"
돌연 한 소리 올빼미 울음소리 같은 날카로운 소성이 계곡의 입구 쪽
에서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이 장소성은 설마!'
장소성에 실린 무서운 내공을 감지하고 유운학의 뇌리로 무서운 이름
들이 전광석화같이 스쳐지나갔다.
'서… 설마 유령삼태상(幽靈三太相)님들이란 말인가?'
부르르 몸을 떨며 유운학은 자신도 모르게 급히 좌측의 난석 뒤로 몸
을 숨겼다.
"여기로군!"
"바득! 어떤 년놈들이 감히 유령일문의 성지를 음탕한 짓으로 더럽힌
단 말인가?"
화라라락! 스스스!
직후 살기 가득한 괴성과 함께 장내에 이남일녀가 유령같이 나타났다
.
기괴한 신색의 삼 인 중 두 사내는 모두 나이를 알 수 없는 노인들인
데 아주 대조적인 용모를 지니고 있었다.
좌측의 노인은 오 척 단구에 피부가 마치 분을 칠한 듯이 새하얀 반
면 우측의 노인은 팔 척 장신에 대나무같이 깡말랐는데 마치 먹물통
속에 들어갔다가 나온 듯이 전신 피부가 칠흑같이 검었다.
마지막으로 여인은 머리가 눈처럼 새하얗다.
비록 나이가 아주 많은 듯했지만 그녀의 용모와 몸매는 아직도 눈부
신 것이었다.
눈같이 흰 백발과 연륜이 엿보이는 눈가의 몇가닥 잔주름만이 그녀가
오랜 풍상을 겪은 노인임을 보여준다.
여전히 풍만하면서도 유혹적인 곡선을 잃지 않고 있는 몸매를 칠흑같
이 검은 흑의(黑衣)로 감싼 이 여인은 언뜻 보면 무공을 연마한 사람
으로 보이지 않았다.
눈빛도 그다지 형형하지 않고 태양혈도 밋밋하다.
하지만 그것은 여인의 무공이 약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막강하기 때문
에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반노환동(返老換童)!
그 노파는 내공이 극고한 때문에 육십 년 전의 그 용모를 그대로 유
지하고 있는 것이다.
'여… 역시 삼태상님들이시다!'
유운학은 숨을 죽였다.
<유령삼태상(幽靈三太相).>
이것이 그 세 노인의 이름이었다.
그들의 존재는 귀왕궁 내에서도 공포의 대상이 될 정도로 대단한 것
이었다. 그만큼 유령삼태상은 극고한 무공과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들
이었다.
-염마서시(艶魔西施)!
-흑무상(黑無常)!
-백무상(白無常)!
그들은 전대(前代) 귀왕궁의 궁주였던 유령노조(幽靈老祖)의 사형제
들이다.
유령노조와 그들 삼 인을 통칭하여 유부사천왕(幽府四天王)이라 불리
던 시절이 있었다. 유령노조가 네 사형제들 중에서 첫째였으며 염마
서시가 그들 중 막내였다.
그러나 지금으로부터 이십 몇 년 전 유령노조는 한 가지 혈겁에 연루
되었다가 고독마야 연남천과 충돌했고 결국 고독마야의 손 아래 죽음
을 당하고 말았다.
그 때문에 유부사천왕은 유령삼태상이 되었으며 고독일문과 유령일족
은 불구대천인 원수 사이가 되어버렸다.
하나하나가 그 옛날의 유령노조만큼 강한 삼 인의 초고수들이 어찌
알고 이곳 유령동천에 들이닥친 것이다.
헌데 그들은 유령동천에 이르기도 전에 유령동천 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닫고 격노했다.
"육시를 내주겠다. 감히 본문의 성소를 추잡한 야합(野合)으로 더럽
히다니…!"
화라락! 쐐애액!
유령삼태상은 분노의 폭갈을 터뜨리며 질풍처럼 유령동천 안으로 날
아들어갔다.
"흐흐흐! 이것으로 명년 오늘이 놈의 제삿날이 되겠군!"
유운학은 음악하게 웃으며 은신했던 바위 뒤에서 일어섰다.
헌데 바로 그때였다.
"그렇다. 놈은 잘해야 삼태상 늙은이들과 동귀어진할 수 있을 것이다
."
돌연 유운학의 등 뒤에서 음산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사부님!"
유운학은 뒤돌아보며 질겁했다.
언제였는지 그의 바로 뒤에는 유령마제 구양수가 사악한 미소를 흘리
며 유령처럼 서 있었던 것이다.
"사… 사부님을 뵙습니다!"
유운학은 왠지 알 수 없는 오한에 몸을 떨며 포권했다.
그런 유운학을 본체만체도 않고 구양수는 유령삼태상이 날아 들어간
유령동천을 바라보며 음험한 미소를 흘렸다.
'흐흐흐! 음월방! 비록 네년이 천하무적이 되었다고 해도 전혀 두렵
지 않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자의 숨결이 흥분으로 떨렸다.
'곧 네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으면 안되도록 해주마!'
구양수는 유령동천을 노려보며 두 눈을 독사같이 번득였다.
과연 그자는 또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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