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복수를 대신하다 17
네코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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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09:38
아내의 복수를 대신하다. 17
주주총회라는 것은, 드라마에서 예측불허의 난투전으로 나오는 모습과는 달리… 실제로는 대부분 각본에 의해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부분 상정될만한 안건들에 대해서는 물밑에서 합의가 끝난 다음에 올라오고, 참여자들도 대부분 그런
안건들에 대해 합의가 된 대상자들만을 참석시킨다. 그래서, 그날 진행된 주총에서 사람들이 겪은 당황스러움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전혀 생각치도 못했던 안건이 발의되었으니깐… 하지만, 당황한 것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오랫동안 나를 도와 우리 회사를 이끌어온 친구입니다. 이제, 나를 대신해 이 친구가 여러분의 리더가 될것입니다.”
장인은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새로운 대표이사를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있었다. 그는… 큰처남댁의 아버지인 부사장이었다.
그의 소개에, 사람들은 경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경악은… 대표 이사로 선임된 부사장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원래대로
라면 여전히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큰회장을 지지하는 충성파들의 격렬한 항의 속에, 확보된 해외사업본부와
국내사업본부의 의결권으로 밀어붙여 힘으로 다시 대표이사가 되려는 장인을 몰아내고, 새로운 대표이사로 부사장을
선임해야 했다.
하지만, 그 안건이 발의되기도 전에 장인은, 먼저 선수를 쳐버렸다. 어떻게 알았는지, 바로 반란의 주모자인 부사장을,
오히려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생각치도 못한 수를 내놓았다. 그것은… 예상밖의 한수였다. 찬탈과 양위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찬탈은 폭군을 몰아내고 그에게서 권력을 빼았는 것이다. 그러기에, 하나의 적을 향해 모든 세력들이 뭉쳐야
한다는 명분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양위는 권력을 권력자로부터 내려받는 것이다. 그것은, 모든 세력들의 분열을 만든다.
사람들은 권력을 물려받은 자에게 그 당위성을 묻게 된다. 정통성을 가진 후계자라 해도 그 양위에는 대가를 치뤄야
하는데… 하물며 자식도 아닌 방금전까지 반란을 물밑에서 획책하던 자가 받은 양위는… 거대한 내분과 정통성의 문제를
지적당할 수밖에 없다. 어제까지 폭군을 몰아내기 위해 힘을 합쳤던 동지들은… 이제 어이없이 끝난 반란의 종결에
당황하며, 그 손익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왜, 저 친구가 대표지? 나도 부사장인데…”
회사에 부사장은 여러명이다. 어제까지 장인을 몰아내기 위해 힘을 합쳤던 여러명의 부사장은, 이제는 다음 왕의 자리를
두고 서로 다투게 될것이다. 그리고… 그들중에 왕이 될 능력이나 명분을 가지지 못한 자들은, 다시 옛 주군을 모시며
충신 행세를 하고 이제는 폭군이 아닌, 간신들에게 물러나게 된 왕의 밑에서 다시 이합집산하게 될것이다. 이미,
주총회장은 여기저기서 항의하는 소리와 물밑에서 소곤거리는 소리와 절규하는 소리로 아수라장이다.
인정해야 했다. 장인은… 단한수로 우리의 음모, 이른바 며느리의 난으로 불리게 된 이 반란을 오히려 궁지에 내몰고
자신의 힘을 강화했다. 당장은 부사장이 대표로 선임되겠지만… 곧 그는 자신의 파이를 요구하는 자들과 충성을 내세우는
자들의 손에 공격당해 서서히 힘을 잃어갈 것이다. 이건… 완전히 우리의 패배다. 나는, 회사를 조금 일찍 마치고 우연히
들린척 주총에 왔다가 돌아가는 모양을 보고선 그 사실을 직감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주총회장을 빠져나왔다.
아내에게 나는 서둘러 연락을 하려 했다. 지금의 경과를 아내에게 알리고, 대책을 세워야 했다. 장인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서둘러 우리가 획책한 죄악들에 대해 면피할 수단을 찾아야 한다. 그때… 주총이 진행되던 호텔의
복도에서 지금 제일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과 마주쳤다. 장인이다…
“오, 자네도 왔는가?”
“자… 장인어른… 오늘 일은 대체 어떤 영문인지…”
솔직한 심정이 그대로 입에서 튀어나왔다. 그러자, 장인은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나를 손짓해서 불렀다. 내가 다가가자…
“커헉!!! 쿨럭쿨럭…”
그대로… 명치에 강력한 주먹이 날아왔다. 살면서 맞아본 중에 가장 강력한 펀치다. 나는 그대로 숨을 몰아쉬며 나뒹굴어
져서 버둥거렸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고 있는 장인은 재밌다는 듯이 말했다.
“폭력은 심플한 힘이야. 부작용과 반동이 심하긴 하지만, 멍청이들에겐 직접적인 고통과 공포를 안겨주지. 자네가 보기엔
내가 그리 호락호락해 보이던가?”
이 말은… 아내의 말과 토시하나 틀리지 않는다. 나는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고개를 들어 장인을 바라보았다. 장인이 고개를
저으며 나에게 말했다.
“하긴… 자네가 뭘 알겠나? 다 그 녀석이 저지른거겠지. 이 어리석은 친구야… 내가 자네를 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까?
일단은… 도망치게.”
“네?”
“도망치라고… 나에게서. 어서 내 딸년에게 가게나. 추격해주지. 자네가 가는 곳에 그 녀석이 있겠지. 그 녀석을 만나야겠네.
안내하게. 그리고… 이 끔찍한 일들을 마무리 하도록 하지. 자네들의 실패로 말이야.”
나는, 여전히 배가 땡기는 와중에도 서둘러 몸을 일으켜 복도를 달려빠져나왔다. 장인은… 멀리서 지켜만 보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 아내가 있는 나주의 별장, 그녀가 처음으로 복수의 의지를 말한 곳으로 달려갔다. 도착했을때는… 아직
오후였다. 나는 KTX를 타고 서둘러 달려와서 별장에 도착해서, 문을 두들겼다. 문이 열리고… 아내가 나를 맞았다.
“어서와. 잘됐어?”
“아니, 완전히 실패야. 다 들통난 것 같아… 서둘러 피해야 해.”
나의 다급한 말에도 아내는… 그저 빙긋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흐음… 역시 그렇게 되었구나. 뭐, 수고했어. 그 모습보니, 아빠한테 한방 먹었나 보네… 병원가보지 않아도 괜찮아?”
“지금… 병원이 아니라 서둘러 도망쳐야 해. 장인어른이 여기로 오고 있을꺼라고.”
그러나 아내는 여유롭게 대답했다.
“그래, 알고 있어. 곧 도착하겠네. 이제 모든걸 끝내야지. 어차피, 최종보스랑 한판 뜨긴 해야하잖아.”
“여보… 지금 무슨…”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경과야. 이제, 곧 다 끝날꺼야. 여보, 당신이 이제부터 증인이야. 여기서 지켜보도록 해.”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나를 안으로 데려와 침실에 붙은 베란다로 내보냈다. 그녀에게 물었다.
“대체… 뭘 말이야?”
“그야… 촌극이지. 결말이 희극으로 끝날지 비극으로 끝날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아내는 커튼을 쳤다. 다행히도 커튼의 틈으로 방안은 보인다. 소리도 들리는 듯 하였다. 나는 밖에서 아내를 몰래
숨어서 지켜보는 듯 한 모양으로 생각했다. 아내는… 대체 뭘 하려는걸까? 그때… 아랫층에서 검은 승용차들이 여러대
도착하는 것이 보였다. 장인이다. 장인은 혼자 내려서 데려온 수십명의 비서들과 경호원들에게는 대기하라고 말하고
별장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곧 침실에 들어왔다. 아내가 인사했다.
“안녕, 아빠?”
“안녕하지 못하구나. 지금… 너는 나를 실망시켰다.”
“응, 맞아. 근데 그거 하루이틀 일이 아니잖아.”
“지난 너의 행적은 그저 난행으로 눈감아줄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일은 다르다. 너는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될 부도덕한
짓을 획책하고 교사했다. 그것은 형제를 범하고, 부모를 내모는 죄악이다. 이제는… 더는 너를 용서할수 없구나. 더 이상,
나는 네가 이런 짓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네 자유를 통제하겠다. 너는, 이제 이대로 집으로 끌려와서 더 이상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감금될것이다. 네 남편과는 이혼하게 될것이다. 아이도… 다시는 보지 못하게 될것이다.
그리고, 네 남편은 사회에서 매장될 것이다. 그 추악한 일들을 나는 물밑에서 그 녀석의 지인들에게 알려서, 세상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살게 할 것이다. 그 녀석과 붙어먹은 음탕한 년들도… 벌을 받을 것이다. 세상에 자신의 죄상을
드러내어 수치를 주고, 제 정신으로 살수 없도록 해주겠다. 거기서 생긴 사생아들은 내 알바가 아니다. 그리고 너와 협력한
베트남의 암컷들은, 다 분수를 모른 대가로 다시는 햇빛을 보지 못하는 곳으로 보낼것이다.
이것이 네가 저지른 죄악에 대한 대가이고, 그들이 맞이할 운명이다. 너는 작은 모략으로 이런 어설픈 장난을 치고 죄악을
두려워 하지 않았겠지만… 그 대가는 크고 쓸것이다. 너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너로 인해 절망하게 된 지옥이… 너는
그리도 좋았나보구나. 하지만 그것도 여기서 끝이다. 더 할말이 있느냐?”
장인은… 숨이 턱하니 막힐 것 같은 무서운 소리를 내뱉었다. 아마도 장인의 의지대로 밀어붙인다면… 나는 아마도 실패한
인생을 살게 되겠지. 큰처남댁은 아마도… 아니, 거의 확실하게 자살할 것이다. 작은처남댁은 혹시 살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좋은 꼴은 보지 못하겠지. 린과 티엔은… 여자가, 아니 인간이 감당할수 없는 그런 곳에서 남은 생을 보내게
될것이다. 그리고, 아내는… 아내는 아마도 그런 감금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것이다. 나는… 장인의 매서운
엄단에 오금이 저리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아내를 살펴보았다. 아내는, 별다른 표정의 변화가 없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아니, 없어. 근데 의외네… 난 아빠라면 분명 칭찬해 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 그런 죄악이 칭찬받을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느냐?”
“응… 칭찬받을 만하지. 사실, 난 아주 존경하고 있었거든… 예전에 아빠가, 우리 외갓집을 빼앗을 때 썼던 방식… 내가
한것보다는 좀 거칠었지만, 그대로 내가 재현해냈잖아. 기쁘지 않아? 당신의 후계자가 당신이 만든 지극히 더러워서
오히려 아름다워 보이는 모략을 구현해 내었다는 사실이?”
아내의 충격적인 말에… 장인은 당황한 듯 이를 갈며 말했다.
“너 이 녀석… 감히…”
“아니라고는 하지마. 나도 다 알아보고 예전 아빠가 남긴 매뉴얼을 참조해서 업그레이드 한 버전으로 내놓을 거니깐.
대단하더라… 나는 왜 외숙모가 자살하고, 두 고모가 아빠만 보면 몸을 배배 꼬고, 젊은 외할머니가 집안을 떠났는지
항상 궁금했었거든.”
“그래서… 그래서 이런 짓을 저질렀다는 거냐? 내 핏줄이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아니… 뭐, 아빠 사생활이야 내가 알게 뭐야. 당사자가 알아서 할일이지… 내가 이런 짓을 저지른 건… 그보다는 좀더
나와 연관된 이유야. 예전 열살 때 벌어진 그 사건…”
그녀의 말에… 장인은 얼굴을 찌푸렸다.
“그 사건을 가지고… 나에게 복수라도 하고 싶었던 거냐? 너를 꾸짖었다는 이유로?”
“아니, 복수를 하고 싶었던게 아니야. 그냥, 궁금했었어. 대체 왜 그럴까? 왜 아빠는 나를 감싸주지 않고 오히려 분노해서
죽일듯이 화를 내었던 걸까? 나는… 오랫동안 그것에 대해서 몹시 궁금했어. 그래서, 계속 고민해왔지. 그로인해 내 삶이
상당히 망가져 버릴 정도로… 하지만, 쉽게 결론이 나지는 않더라고.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것 투성이였어. 근데… 최근에
나는 알게 되었어. 남편과 결혼을 하고, 나는 그 이유에 대해 그럴듯한 가설을 세우게 되었지. 한가지 물어볼께, 아빠…
나, 정말로 아빠 딸이야?”
“그… 그게 무슨 소리냐? 너는 내 친딸이 틀림없는…”
“혈육을 의심하는게 아니야. 아마도, 나는 아빠 친딸이 맞을꺼야. 오빠들이라면 몰라도, 나만은 확실하다고 생각해. 그러니
아빠랑 이렇게 재능을 복사한듯이 판박이겠지. 내가 묻고 싶은건… 아빠에게 있어서, 나는 정말로… 딸이었냐고 묻는거야.”
그녀의 말에… 장인이 입을 다물었다. 아내가 말했다.
“거울을 볼때마다 생각해. 나이보다 훨씬 어린 얼굴에 미모와 몸매… 그리고 천재라고 스스로 말하기도 뭐하지만 뛰어난
지혜에 육체적 능력도 일반인을 상회하지… 노린듯한 캐릭터… 일부러 만든 것 같은 캐릭터… 아마도 나에 대한 묘사는
그렇게 되는 것 같아. 그렇다면… 여기서 생각해보게 되지? 누가 나를 만들었을까? 누가 나를 이런 모습으로 만들고
내 아이덴티티를 정의했을까? 그것은… 바로 다름 아닌 아빠지.
아빠는 오랜 시간 어린 시절 나를 엄격하고 강하게 훈육했었어. 그건 마치… 자신에게 이상적인 존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조각가와 같은 혼과 열성을 지닌 모습이었지. 그래, 마치 자신의 이상의 여인을 만들려고 했던 피그말리온의
신화와도 같은 모습이었어. 그건, 아빠가 딸에게 보내는 부성애와는 다른 모습이었다고 생각해.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해보았어. 나는 어쩌면… 아빠가 꿈꿨던 이상적인 소녀… 그 이상향을 담아 만든 작품이 아니었던가 하고 말이야.”
장인 어른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것은… 긍정이었다. 아내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말을 이어갔다.
“그렇게 생각하니… 얘기가 잘 풀리더라고. 왜 아빠가 열살 때 벌어진 그 사건에 대해서 그렇게 분노했는지도 알게 되었지.
그건, 모독이었어. 아빠의 손에 의해 이상적으로 만들어져 가던 소녀는… 예상치 못한 일로 인해 순결을 잃었지. 아빠에게
있어서 그건 엄청난 자신의 창작품에 대한 모독이었을꺼야. 그리고 그것은… 자신이 꿈꾸던 이상의 존재가 그냥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었지. 그래서… 아빠는 그 작품을 더럽힌 자보다, 자신을 배신한 창작품에게 더 분노하고
화를 낼수 밖에 없었던 거야.
이해할수 있어. 자신의 모략에 넘어와 몸을 바치던 외가의 여자들을 보면서 아빠가 느낀 환멸을 생각해보면… 그건 충분히
이해할수 있는 분노이자 더렵혀진 꿈이었겠지. 그리고 아빠는 더 이상 이상의 소녀를 만드는 것을 포기하게 되었지. 근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지. 비록… 더렵혀졌을 지언정… 그 작품은 자신이 만든 아름다움을 잃지는
않고 있었지. 그 작품은 자신이 추구한 완벽함을 가지진 못했지만, 불완전한 그대로도 나쁘지 않은 작품이었거든. 그것은,
일종의 광기어린 예술가의 망집과도 같은 것이었지. 거기서 아빠는 인지부조화를 일으키게 되지…
마음 한편으로는 그것이 자신이 추구한 완벽은 아닐지라도 나름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생각을 하고 아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이 완벽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미워져서 곁에 두기 싫어져 버렸지. 그래서… 그 작품이 밖으로 나가
난행을 벌이는 것으로 눈에 띄지 않으면 그대로 좋다고 생각한거야.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기에 하찮기 그지 없는 자의
손에 넘겨주면, 여전히 자신의 소유물로 두면서 동시에 자신의 눈에는 띄지 않게 할수 있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나를
결혼시킨거였고… 아빠가 생각한 하찮은 존재와 말이지… 내가 싫어하는 걸 알면서도 말이야.”
여전히 장인은 말이 없었다. 그리고 아내는 온화한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결국 아빠는 여전히 지금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어. 눈앞에 있는 딸에게서 아빠는 여전히 자신이 완성시키지 못한
완벽한 이상의 소녀의 꿈을 꾸고 있는거야. 마치, 자신이 만든 조각상이 살아 숨쉬기를 바라며 신에게 기도드리는
피그말리온의 신화처럼 말이야… 그렇게 생각해보니, 한편으로는 아빠를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었지.”
그제서야, 장인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건… 다 너의 망상에 불과하다.”
“그래,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아닐지도 모르지. 그것이 맞든 아니든… 나는 상관없어. 중요한건 내가 아빠의 생각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공감했다고 생각하는 거지. 그래서… 나는 지금 아빠한테 기회를 한번 줄까해.”
“기회라고? 그게 무슨… 어? 너… 너 지금 뭐하는…”
아내는… 옷을 벗었다. 얇은 하얀 블라우스의 지퍼를 내리고, 치마를 다리 밑으로 내리며 고개를 돌리는 장인에게 말했다.
“아마도, 지금의 나는 아빠의 이상의 소녀로서는 결격이겠지. 이미 몸을 더럽히고, 남편도 있고 아이도 있는 나는… 당신이
꿈꾼 순수한 소녀는 아닐꺼야. 하지만… 내면은 그럴지 몰라도, 외면은 여전히 당신이 바란 이상에 근접하다고 생각해.
아빠에게 보여줄께… 당신이 꿈꿨던 이상의 소녀의 몸을…”
그렇게 말하고 아내는… 속옷도 모두 벗어던지고 알몸이 되었다. 그리고, 침대에 앉아서 다리를 꼬고 손을 내밀었다. 마치,
도발하는 듯한 느낌의 요부처럼… 그리고 장인은 얼어붙었다. 아내가 말했다.
“아빠에게 기회를 줄께… 여기, 당신이 꿈꿨던 이상의 소녀가… 아니, 그 소녀의 몸이 있어. 당신이 바라던 소망을 실현해.
지금만은 허락할께… 자아… 이리와. 나에게 와.”
장인은… 뭔가에 홀린듯 아내에게 다가갔다. 눈은 시뻘겋게 충혈되었고… 얼굴은 왠지 이성을 잃은 듯 보였다. 그리고…
서서히 좀비처럼 아내를 향해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다가갔다. 아내는 그것을 더 도발했다.
“자아, 이리와. 나에게 와. 나는 도망치지도 숨지도 않아. 그러니… 당신이 바란 평생의 이상과 꿈이 조금 불안정하지만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모든 것을 당신에게 맡길 테니… 다가와 당신이 창조한 작품을 감상해봐.”
그리고… 장인은 격하게 아내를 끌어안고 침대에 넘어졌다. 그리고… 아내에게 격한 입맞춤을 하였다. 나는… 차마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다리가 후들거려 움직이지 않았다. 이대로는… 이대로는 안되는데. 이대로
그냥 뒀다가는 절대 돌이킬수 없는… 그때였다. 아내가 웃었다.
“우후후후후…. 아하하하하…..”
아내는, 뭐가 그리 웃긴지 웃음지었고… 아내에게 격한 입맞춤을 하고 이제 얼굴을 가슴에 묻던 장인은… 당황하며 몸을
떼었다. 그리고, 장인의 시선이 닿은 곳은 자신의 하단이었다. 그곳에 아내의 손이 닿아 있었다. 아내는 손을 떼고 몸을
일으키며 여전히 크게 웃으며 자신의 부친을 침대 옆으로 밀어내고 일어났다. 그리고 말했다…
“역시… 사실이었네. 이걸 어쩌면 좋아. 이런 바보 같은 남자 같으니… 당신에게 혈육이라는 금기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나를 어쩌지 못해. 당신은 나를 안을수 없지. 왜냐하면, 나는 당신이 만든 이상의
소녀니깐. 그렇기 때문에, 정작 자신은 그것을 갈구하며 만들었어도… 그것의 앞에 서면 머리속으로는 안고 싶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몸은 반응하지 않는거지. 아하하하하… 바보 같은 남자… 일생동안 자신의 이상을 구현하기 위해 광기어린
노력을 하면 뭐해. 결국, 그것은 당신의 의식속에선 안을수 없는 조각상에 불과한데.”
그렇게 말한 그녀는 당황하며 침대에 쓰러져 아무 말도 못하는 장인을 무시하고 베란다로 왔다. 그리고, 거침없이 커튼을
걷어내고, 베란다의 창을 열었다. 모습이 드러난 나는 장인과 마찬가지로 얼어붙어서 아무런 말도 할수 없었다. 그런
나에게… 아내는 다짜고짜 안겨서 격렬하게 키스했다. 혀와 혀가 얽히면서, 그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서도 농밀한 느낌이
난다. 그리고 아내는 입을 떼고… 허리를 숙여 내 하단을 손으로 어루만졌다. 놀랍게도, 이미 한참전부터 나의 아들놈은
강렬한 기세로 솟구쳐 있었다. 아내는, 나의 바지를 벗기며 나의 아들을 꺼내고 그것을 사랑스럽다는 듯이 애무하며
장인에게 말했다.
“아아… 나의 사랑스러운 주인님. 나를 범하기 위해 이렇게 전투 태세를 완료하고 있잖아. 이제 곧 나는 여기서 거칠게
휘저어지고 범해져서 의식까지 날아가 버리겠지? 이상의 소녀? 그런게 무슨 소용이야. 그에게 나는 그냥 이렇게 범해지길
바라는 음탕한 여자에 불과하다고. 그리고, 그런 나를 안아주는 이 사람이야 말로 나의 주인님이지.”
아내의 말에… 장인은 대노해서 일어섰다. 그리고 우리에게 달려왔다. 그러나 그 순간 아내는 격하게 베란다의 유리문을
닫아버렸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장인을 가리키며 말했다.
“거기까지… 정작 당사자 앞에서 물건을 세우지도 못하는 멍청한 피그말리온에게 허락된 공간은 거기까지야. 거기서…
지켜보고 있어. 당신이 일생동안 만들어온 이상의 소녀가 범해지는 모습을… 뭐, 참을수 없다면 자위 정도는 허락해주겠어.
하지만, 유리창을 넘어 오지는 못해. 이곳은 나와 나의 주인님을 위한 곳이니… 허락할수 없어. 거기서 지켜봐.”
그리고 아내는 손으로 유리창을 짚었다. 그리고… 다른 한손으로 이미 흥건해진 자신의 질을 벌렸다. 그리고 나에게 왠지
애타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서… 그곳에… 저를… 범해주세요. 안아주세요.”
장인이 보는 앞에서… 알몸으로 발정하고 있는 아내를 범하는 것은 기묘한 흥분을 주는 경험이었다. 하지만, 그 배덕한
상황과 무관하게… 나의 아들놈은 격하게 아내를 범하길 원하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 망설이지 않고 아내를 향해 들어갔다.
“아아앙!!!”
아내가 달콤한 신음소리를 흘렸다. 그리고 앞뒤로 내 물건이 들어가며 아내는 얼굴과 가슴을 유리창에 밀착했다. 그것은
뒤에서 봐도 선정적이기 그지 없는 장면이었다. 그것을 앞에서 보고 있다면… 나는 유리창 앞에서 멍하니 주저앉은 장인을
보았다. 그는… 인지부조화를 일으키고 있었다. 눈앞에 자신의 이상이 범해지는 것을 보며 그것이 자신의 꿈이 아니라는
부정과 동시에…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그래서, 장인의 물건은 발기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이것은
어쩌면 종교적 의식에 가까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더! 더! 더 깊이… 저를 안아주세요. 가져주세요. 저는… 오로지 당신만을 위해 존재합니다. 사랑해요… 나의 주인님…”
아내가 절규했다. 점점 더 클라이막스로 진행되고, 평소보다 빠른 정사를 마칠 듯 했다. 나는 아내의 도발하는 듯하면서
요염한 목소리에… 점점 더 격렬하게 아내를 안았고, 결국 절정에 다다랐다.
“크윽… 나… 나온다.”
“가! 가요!!! 안으로… 안으로 해줘요. 가요! 아아아아아앙!!!!!!”
아내는, 지금까지 경험했던 그 어떤 정사보다도 격렬한 절정을 맞으며 온몸을 경련했다. 그리고, 그것을 멍하니 보던
장인의 바짓단이… 젖어드는 것이 눈에 들어오며 나도 하얀 어둠에 잠겼다. 우리 두 사람은 한참동안 베란다에서 쓰러져
숨을 골랐다. 그리고… 잠시 후 아내는 몸을 일으켜서 혀로 내 몸을 깨끗하게 청소해줬다. 그리고 일어나서 베란다의 문을
열었다. 당황하는 장인을, 아내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무시하고 방으로 들어가 옷을 챙겨 입었다.
그리고 나에게 와서 손을 내밀고 팔짱을 끼었다. 나는 장인을 바라보았다. 왠지 모르게… 생기가 하나도 없어 보였다.
그리고 조금전보다 10년은 더 늙은 것처럼 보인다. 아내는 망연자실하고 있는 장인에게 내뱉듯이 말했다.
“좋은 실버타운 하나 알아봐드릴께요. 남은 여생은… 거기서 마치세요.”
그녀의 매정한 말에도 장인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마치… 모든 것을 잃은 폐인 같은 모습이었다. 아내는 그런 장인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내 팔짱을 끼고 방을 나왔다. 집밖으로 나오자… 장인을 모시고 온 검은 자동차들은 주변에 없었다.
대신에 한 사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그녀가 사람들을 치운듯 했다. 장모님이었다. 그녀가 말했다.
“이제… 속이 좀 시원하니?”
그녀의 말에 아내는 조금 미묘한 얼굴로 말했다.
“미안하다고는 하지 않을꺼야. 하지만… 엄마를 동정해.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가족들을 유린하는 걸 거절하지 못하고,
도와서 집안을 몰락시키고도… 그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바라만 본 삶을 동정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낳은 딸을 질투해서 절망어린 시간에 같은 편이 되어 주지 못한 건… 용서할 수 없어. 하지만, 더는 귀찮아졌어. 안에 있는
늙은이를 남은 여생동안 보살피는 걸로 복수를 대신하겠어.”
“나도, 미안하다고는 하지 않으마. 그러기에는… 내 인생도 만만치 않게 고통스러웠으니깐… 이제는, 그 사람에게는 오로지
나밖에 없는 거겠지? 나는 그 복수를 해준 내게 감사하며 살아갈꺼야. 이제야 겨우… 그 사람을 독점하며 살아갈수 있으니
나는 더 바랄게 없단다. 좋은 엄마가 되어주지 못한 건 사과하마. 조만간 우리가 머물 거처가 정해지면 알려다오. 다
정리하고 그곳에서 여생을 마치마.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물을께… 너, 지금 행복하니?”
장모님의 말에… 아내는 내 팔을 강하게 붙잡았다. 그리고 말했다.
“당연한거 아냐?”
그녀의 말에 장모님은 미소지었다. 그리고 나를 보며 말했다.
“앞으로도… 자네가 저 아이를 많이 아껴주게…”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장모님은 집으로 들어가고, 우리는 걸음을 밖으로 옮겼다. 한참동안… 우리는 말없이
걸었다. 그리고 아내는 지나가듯이 말했다.
“피그말리온이 만들려고 했던 조각상의 이름은 갈라테아야. 그건, 거품이라는 뜻이지. 결국 피그말리온이 만들려고 했던
이상의 존재는… 어쩌면 물거품에 불과하다는 걸 자기 자신조차도 알고 있었던건지도 몰라. 결국, 이상의 존재는 없어.
여자는 누군가에 의해 사랑받고 존중받으면 그 사람의 이상의 존재로 되어가는 거지.”
“애초에… 당신은 조각상에 불과한 존재도 아니었지. 나에게 있어서 당신은 여신이니깐…”
“훗… 그럼 나는 피그말리온의 소원을 들어준 아프로디테인가? 당신은… 나나 아빠를 천재라고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당신은 몰라.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보다 빛나고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말이야… 고마워, 여보…
이제야, 거의 끝났어. 당신이 아니었다면… 영원히 이룰수 없었을거야.”
나는 아내의 말에 머리를 긁적이며 멋적은 웃음으로 그 말을 받았다. 어느덧… 터미널 근처까지 걸어왔다. 나는 지나가는
택시를 기다리며 아내에게 물었다.
“이제, 다 끝난건가?”
“아니, 한가지… 딱 한가지 더 남았어. 하지만, 그건 당신은 나서지 않아도 돼. 그리고, 이미 대부분 완료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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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2026.04.30 | 아내의 복수를 대신하다 19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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