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부탁드립니다 -실화 7부
잘 부탁드립니다 -실화 7부
“언제가 언니 얘길했어...자기한테 언니가 있대...학원하고 있구...
그리고 내가 이름이 뭐냑구 물어봤었어...그랬더니 지선이래...
지선이라고 하는데 그 지선이가 너인줄 어떻게 알겠어...
별다른 생각 안했지 뭐...그러다 언니 얘기하려다 안하더라구...이게 다야...”
주임이는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지혜가 지선이라고만 했어?”
“그렇다니깐..........”
“정말 몰랐구나.......세상에.....”
주임이는 기가막히다는 듯 피식 웃었다.
나는 소주 한잔을 부어 마른 입을 축였다.
“태석씨....”
“응....”
“여기 온 목적이 그 얘길하려구....”
“응....”
“차라리 얘길 말지....태석씨가 알아서 처리하지 그랬어...”
“그렇게 되면 나중에 너하구 결혼하면 알게 되잔아...”
“착하네...휴.....우.....”
“정말 미안하다....내가 다른 짓만 안했어두 이렇게찌지 되지 않는데....”
주임이가 내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태석씨....정말 날 사랑하긴 사랑해?”
“그럼...그러니깐 내가 이렇게....”
“근데 왜 그랬어....내가 다른 여자 넘보지 말라구 했잔아....”
주임이는 다시 눈물을 주루룩 흘렸다.
“미안해.....”
“이게 미안하다구 되는 일이야...”
“.....”
주임이는 울먹이며 말을 햇다.
“하필이면 이 많은 사람들 중에 내동생이냐구.....”
“.....”
일주일이 지났다.
연락을 하겠다고 했던 주임이 말이 귀에서 맴도는데 일주일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었다.
나는 공장과 현장을 다니면서 틈만 나면 핸펀을 보았다.
소음이 심한 현장에서는 진동으로 놓고 손에서 놓지 않았다.
내가 먼저 연락을 할까 했는데 왠지 주임이 전화를 기다렸다.
지혜한테서는 한번 연락이 왔었다.
어떻게 지내냐고 하면서 현장에 잇으면서 건강 잘 챙기라는 안부와 함께
올라오면 만나자는 말을 전했다.
나는 주임이한테서 연락오기 전에 지혜를 만날 수 없었다.
그건 주임이에대한 최소한 예의이자 나의 최소한 양심이었다.
다시 일주일이 지났다.
.
.
.
부산 현장에서 마무리 설치 공사를 보고 있었다.
핸펀이 울렸다.
얼른 핸펀을 보았다.
주임이였다.
장장 보름만 이었다.
“주임이?”
“태석씨 나야...”
주임이는 호칭을 바꾸지않았다.
“응.....잘있었어..?‘
“응...태석씨는?”
“나야...뭐 맨날 그렇지 뭐....
“그래? 밥은?”
“있으면 먹고 그래...너는?”
“그래두 잘 먹구 그래...”
“알았어...”
“그래...또 전화 할게...”
주임이는 간단하게 안부만 묻고 끊었다.
나보고 어쩌라고.....
내가 어떻게 하라고.....
갑자기 승질이 났다.
내가 알고 그랬냐구....니기미....
내가 왜 죄인처럼 지내야 하냐구.......
주임이 전활 받고 알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래....안 사귀면 돼....
내가 왜 이래야 해......
자기 최면 걸 듯 나는 나에 대한 면책을 주고 있었다.
부산 사장이 잠시 보자고 해서 사무실로 올라갔다.
“어...여기 앉으시지요.”
“에이....왜 그러세요...”
“고마워서 그러지...”
“고맙긴요...제가 오히려 감사하죠”
“아냐...민사장 아니었으면 우리 문 닫을 뻔했어...정말 고마워...”
“뭘요....”
“이거...받어...민사장...얼마 안돼”
“지난번에 보내주셨는데 또 주시면....”
“얼마 안돼...너무 수고 했어...그리구...음.....”
봉투를 손에 쥐었다.
수표인 듯했다.
“그리구....이번에 출시되는 상품 시제품을 여러군데서 평을 받았어...”
“네에...”
“평들이 좋아...이게 다 민사장 덕분이야...”
“아닙니다...상품이 좋아서 그렇죠....”
“아냐...전체적으로 캔자체 씰링이 좋다고 해...그래서 말인데...
“네에...”
“출시하고 주문들어오는거 보고 시설 확충을 하려고 해...그때두 민사장이 책임져 줘..”
“저야 고맙죠...”
“그리구 ...이번 공사건 새로 견적서 넣어...민사장 이윤 팍팍 챙겨서 말야...”
“아이구....이거면 됐어요....”
“아냐...그렇게 해...이윤 좀 챙겨서 견적서 넣어...”
“아닙니다...”
나는 이윤보다 차기 공사를 한다는 마음에 이번 공사에서 이윤을 챙길 마음이 없었다.
부산사장과 이런저런 얘기로 주임이에대한 신경을 잠시나마 끊을 수 있었다.
사무실에서 내려와 공장장을 불렀다.
“공장장님...잠시만요”
“네에 ”
둘이 공장 밖으로 나왔다.
부산 사장과 대화를 나눈 것을 대충 얘길 해 주었다.
공장장 역시 만면에 웃음을 띠었다.
그리고 부산 공장 직원과 우리 직원과의 회식 자리 알아보라고 했다.
공장장은 알아보겠다고 하고 다시 현장으로 들어갔다.
저런 공장장만 둘만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다잊고 지내자.....
열심히 공장 바운더리를 키우자....
다시 한번 다짐을 했다.
부산 업체 생산팀과 관리팀과 확충 시설 건에 대해 얘길 나누는데 지혜한테서 전화가 왔다.
“나야...오빠”
“으...응...미안한데...지금 ....”
“그럼 끝나면 전화 해 줘 오빠?”
“알았어”
확충할 시설은 대규모이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힘에 넘치는 시설 건이었다.
내 공장 일년 삼년 매출에 해당하는 대단위 규모였다.
일단은 저지르고 보자는 심정으로 해보자고 했다.
많은 기계들 중 여러 기계는 일제를 써야하는 시설이었다.
대략적인 규모를 파악하고 공장장이 정한 회식자리로 갔다.
부산 자갈치시장내의 꼼장어 집으로 잡아 한판 질펀하게 술자리를 펼치고 있었다.
술잔이 왔다 갔다하고 서로 공사 진행을 얘기해가며 서로의 의견을 말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이런 자리도 필하다.
그래야 출장 나온 직원들이 수월하게 일하기 때문이다.
공장장이 술잔을 들고 내게로 왔다.
“사장님 한잔...”
“그래요...”
공장장은 술을 부으면서 눈짓을 했다.
잠깐 보자는 것이었다.
“저어...저기 과장님 둘하고 계장 한명하고 2차 갔으면 해서요....”
“그래요...”
“죄송해서...”
“아니에요...아주 녹여놔요...하...하...”
“고맙습니다...”
“고맙긴요...형님이 더 고맙죠...”
“에이...형님은 무슨...”
공장장은 항상 이랬다.
충직하게 일하면서 항상 겸손했다.
카드를 바꿔 주면서 서로의 눈에서 잘해보자는 의미있는 눈빛을 교환했다.
공장장이 자리로 돌아가고 난 담배를 피워 물고 지혜한테 전활했다.
“나야...지혜야....”
“오빠.....”
지혜는 기다린 전화였는지...들뜬 목소리로 받았다.
목소리를 들으니 주임이가 말을 안한 듯 했다.
“오빠...아직 부산이야?”
“응....”
“지금 뭐했어?”
“업체 직원들하구 회식하고 있어”
“그래...뭐먹구 있는데?”
“꼼장어....”
“맛있겠다...”
“다음에 사줄게...”
“오빠...보구 싶다...아....”
지혜는 어린애처럼 말을 했다.
“오빠 언제와?”
“음....공사 마무리 보구...”
“그게 언젠데?”
“한 삼, 사일정도...”
“어휴....보구 싶은데....”
나는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지혜야...잘지내구 올라가면 연락할게...”
“응....오빠두 잘 지내...알겠지? 응”
“알았어”
전화를 끊는 마음이 편치않았다.
나는 일찍 자리를 파하고 공장장한테 지시 사항을 전달하고 서울로 향했다.
경부고속도로를 야밤에 달려본 것도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처음 공장 차려서 전국을 이잡듯이 다니면서 주문을 받으러 다니던 생각이 들었다.
그땐 아무 생각안하고 참으로 열심히 뛰어 다녔는데....
눈길을 옆으로 주었다.
물건을 가득 실은 화물 트럭만이 경부고속도로를 채우고 있었다.
컨테이너트럭들은 쉴새없이 꼬리를 이어가며 내려오고 올라가고 있었다.
대구를 지나 구미 김천을 지나고 영동을 지나칠 때 쯤에 졸음이 왔다.
금강휴게소로 들어가 잠시 눈을 붙였다.
.
.
.
핸펀 알람에 잠을 깨 보니 4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커피한잔을 하고 다시 서울로 향했다.
서울에 도착하고 우선 집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
몇 날 몇 일 동안 몇 벌의 옷으로 버티었더니 냄새가 고약했다.
샤워를 하고 옷방을 주섬주섬 거리며 몇 일간의 출장에서 입은 옷을 갈아입었다.
예진이 할머니가 주신 향수를 뿌렸다.
냄새 좋은데.....
그리고 돌아서 나오는데 뭔가가 이상했다.
특히 옷방이...
다시 들어가 봤다.
뭔가가 정리된 듯한 느낌이었다.
주방으로 가봤다.
깨끗한 것이 정리되어 있었다.
세탁기를 보니 아무것도 없었다.
베란다로 와 세탁 걸이를 보았다.
누군가가 빨래와 청소를 해놓고 간 것이었다.
아....주임이.....
도어 키 넘버를 아는 사람은 주임이 뿐이었다.
‘언제 왔었지?’
빨래를 만져 봤다.
다 마른 상태였다.
다시 주방으로 가 냉장고를 열고 하는 순간 누가 왔다 갔는지 알 수 있었다.
A4 용지에 여자 글씨체로 된 메모지가 걸려 있었다..
‘나야... 주임이...놀랬지...서울 왔다가 와 봤어...그냥...참, 청소하고 좀 살어...
그리구 홈쇼핑에서 산 거 냉장실에 넣어두었어....열때마다 먹어...힘내....
근데 나...아직 정리가 덜 되었어...무슨 말인지 알지?
지혜한테는 정리 되는대로 내가 얘기할게...먼저 말하지마...부탁이야...
그리구 담배 좀 줄여. 다음에 연락할게....주임이가...’
세상에 이런....
그래두 날 생각하구 있었구나....
냉장실에서 비닐 팩같은 걸 꺼냈다.
TV홈쇼핑에서 파는 홍삼녹용대보탕이었다.
고마웠다.
감동이네....아직 정리가 덜 되었다...
그래...좀 더 지켜보자...
핸펀을 집어들고 주임이한테 전화를 했다.
“나야....”
“으...응...태석씨?”
“아직 안 일어났어?”
“으...응...”
“고마워...주임아....”
“뭘....집이야?”
“응...고마워...”
주임이는 아침 잠결에 전화를 받으면서 무척 차분했다.
뭐라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지금 온 거야?”
“응...”
“피곤하겠다...시간이 되면 좀 자아...그래야 일하지...”
“그래야지...”
“태석씨........아냐.....”
주임이는 뭔가를 얘기하려 했다.
“태석씨...좀 자구 나중에 통화해...내가 연락 할게”
“그래...여하튼 고맙다....”
“그래....끊을게...”
무심하게도 전화는 끊어졌다.
집까지 와서 궂은 일을 마다않고 했으면 어느 정도 풀릴 것이지.......
내 탓을 하기 전에 주임이의 매정함을 나무라고 있었다.
주차장으로 내려가 차를 점검했다.
새벽에 오면서 차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 신경이 쓰였다.
단골 카센타에 차를 맡기고 터벅터벅 걸어오는데 저만치서 예진이하고 예진이 엄마가 걸어오고 있었다.
예진이가 달려오면서 나를 불렀다.
“아저씨.....”
“예진아”
“안녕하세요?”
“네에...”
예진이 엄마가 다소곳이 인사를 했다.
화장기없는 얼굴이 신선해 보였다.
검은 츄리닝이 히프에 달라붙어 맵시를 더했다.
“아저씨 나 어린이집에 간다...”
“그래...할머니는?”
“할머니는....음.....음....이모...네...”
“지금오시나 봐요?”
“아뇨...차 좀 맡기고 오느냐고요...”
“그럼....”
예진이 엄마가 인사를 하다가 돌아봤다.
“참...지난번에 주신 거 고맙습니다.”
“뭘요...냄새좋죠?”
“네에...”
“예진아 얼른가야지... 늦었다.”
“그럼...”
가볍게 눈인사를 하고 나는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
공장에 전화를 해서 오후에 나간다고 전하고 쇼파에 길게 누었다.
주임이 쓴 메모지를 펼쳤다.
다시한번 음미하면서 눈을 감았다.
뭔가 큰소리가 나 눈을 떴다.
앞집 남자가 문을 닫으면서 뭐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가 나자마자 문이 닫히는 소리가 크게 났다.
좋은 세상 왜 싸우고 지랄들이야.....
니들은 싸울 대상이 있어서 좋겠다......
나는 혼자 중얼거리며 뱃속에 뭔가를 채우기 위해 식당에 전화를 했다.
주문을 하고 한가하게 TV를 지켜보는데 구두소리가 났다.
예진이 엄마가 나가는 듯 했다.
그때 인터폰이 울려 문을 열었다.
식사배달이 왔다.
문을 열자 예진이 엄마와 눈이 마주쳤다.
눈인사를 했다.
문을 닫고 배달 온 식사를 식탁에 차리는데 인터폰이 울렸다.
모니터를 보니 예진이 엄마였다.
문을 열었다.
“무슨.....”
“이거...”
돈이었다.
“이게 뭐죠?”
“방금전에 거스름돈을 주지않았다고 하길래...올라오는김에...”
“감사합니다.”
예진이 엄마는 뭘 잊고 내려가다 다시 올라 온 모양이었다.
“뭘요...”
예진이 엄마가 눈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돌아선 예진이 엄마 뒷태에서 검은 정장에 검은 스타킹이 잘 어울렸다.
싸우더니 외출이라도 하나....
오지랖두 넓지....남의 거스름돈을.......
식사를 마치고 카센타에 전화를 했다.
카센타에서 차 상태를 말하더니 고치는 것보다 새로 사는 게 낫다고 했다.
큰일이었다.
다닐 곳이 많은데....
일단 카센타로 가봤다.
정비사가 이거저거 말하면서 킬로수가 15만이 넘어서 바꾸는 게 낫다고 했다.
이럭저럭 고치면서 탔는데.....
나의 애마를 만지며 아쉬움을 삼켰다.
은석이한테 전화를 했다.
“은석아...나 태석이....”
“바쁜 니가 먼저 전화하구 왠일이냐?”
“부탁이 있어서....”
“내 그럴 줄 알았다...뭔데...이형님이 들어줄만하면 들어주마...”
은석이는 특유의 너스레를 떨었다.
“나...차 나올때까지 차 좀 빌려주라...”
“뭐라...차를 빌려달라구...”
“그래...임마...지금 카센타인데...사망신고내렸다...당분간만 쓰자...”
“오호...니가 내차를 맨입에 그냥....”
“아..이...새끼...당분간 쓴다니깐...”
“그럼 난...?”
“넌 그냥 다녀...출퇴근하는 새끼가 말이 많다...”
“아..이...새꺄...그럼 랜트해....”
“아이....지금 너한테 갈거다....전화하면 키 줘....”
“야....야....”
소리치는 은석이 목소리를 멀리하고 전화를 끊었다.
마두역쪽으로 나갔다.
거기에 자동차 영업소 많다.
이거저거 보다가 조건이 좋은 토스카에 눈에 꽂혔다.
넉넉잡아 일주일이면 차가 나온다고 했다.
은회색으로 선택하고 계약을 했다.
나오는데 예진이 엄마가 역 아래로 걸어 내려가고 있었다.
뒤를 따랐다.
걸음 빨리해서 예진이 엄마 옆에 붙었다.
“어디가세요?”
“어머....네에..”
예진이 엄마는 멈칫 놀랬다.
“놀랐나봐요...”
“아...네에....”
“어디가세요?”
“아....시내...에...요...”
말투를 보니 그냥 나온 듯 했다.
“근데 어디가시나봐요?”
“네에...차 계약하구...친구한테 차 좀 빌리러 요...”
“네에....그럼....”
예진이 엄마가 인사를 하고 앞서갔다.
다시 따라 붙어서 말을 걸었다.
“서울가시면 같이 가죠...말동무나....”
예진이 엄마가 미소로 답을 했다.
“어디가시는데요?”
“청담동에요...예진이 엄마는 요?”
“전.....옷이나...살까..해서....”
역시 그냥 나온 듯 했다.
“저어 그럼...갑갑한 지하철 말고 버스타고 가죠...?”
내가 앞장을 섰다.
예진이 엄마가 뒤를 따르는 구두 소리가 들렸다.
버스정류장에서 노선도를 보니 청담동 가는 버스가 없었다.
을지로 입구까지 가는 차에 올랐다.
퇴근시간 전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뒤로 가 예진이 엄마를 창가에 앉히고 나는 옆에 앉았다.
“오랫만에 버스타네요....”
“그러게요...”
“이거 명동가는거 같은데...”
예진이 엄마는 말없이 차창을 보았다.
곁눈으로 예진이 엄마를 훑었다.
검은 색 미디 치마가 무릎 위단까지 올라가 검은 스타킹 속에서 아른거리게 허벅지가
다소곳이 들어나 있었다.
예진이 엄마가 작은 손가방으로 가리긴 했으나 다는 가리지 못해 손을 무릎에 얹어 놓고 있었다.
그렇게 둘이는 아무 말없이 앞만 응시하며 버스에 몸을 맡겼다.
가끔 커브길에 예진이 엄마와 몸이 맞닿긴 했으나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앉아 있었다.
원당역을 지나 버스가 달리다가 끼어드는 차에 급정거를 했다.
나는 무조건 반사 신경으로 오른손을 뻗어 예진이 엄마가 앞으로 숙이는걸 막았다.
“어...휴...고마워요...”
씩 웃었다.
손을 내리면서 손에 닿았던 예진이 엄마의 젖가슴의 느낌이 살아있었다.
“괜찮아요?”
“네에..”
예진이 엄마는 옷깃을 만지면서 나를 쳐다봤다.
“갈아 타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러게요...한번에 가는 차가 없나봐요...”
“명동두 한참 걸리네요...”
“많이 걸려두 밖을 보고 가니깐 좋네요....”
예진이 엄마가 미소를 지었다.
그걸 기화로 밖에 보이는 곳에 따라 이거 저거 얘기하면서 을지로 입구에 도착했다.
“명동으로 가세요?”
내가 물었다.
“네...에....”
핸펀 시계를 봤다.
은석이가 퇴근하려면 시간 좀 있었다.
“잠시만요...”
은석이한테 전화를 했다.
은석이보고 을지로로 차를 가져오라고 막무가내로 얘길하고 끊었다.
“가죠?”
“일 안보세요?”
“이리로 차가져온대요...가요...”
명동쪽으로 올라갔다.
“참...예진이는 요?”
시간적으로 예진이를 데리러 갈 시간이 된 것 같았다.
“할머니가...”
“아....네...”
참....아까...할머니는 이모네 갔다구 했는데.....
예진이 엄마는 이 가게 저 가게를 보면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어느덧 짧아진 초겨울 해가 기울어 점점 어두어졌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명동의 좁은 길에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며 걸었다.
그러다 옆에 걷고 있던 예진이 엄마가 휘청했다.
얼른 예진이 엄마를 잡았다.
넘어지려고 하는 예진이 엄마를 일으켜 세웠다.
[출처] 잘 부탁드립니다 -실화 7부 ( 야설 | 은꼴사 | 성인사이트 | 성인썰 - 핫썰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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