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딸의 늪 - (01)
eros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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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이것도 오래 전부터 갖고 있던 자료인데,
원문에서 빠진 부분, 오타, 한글 깨진 부분을 수정 보완해 원본과 약간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펌] 딸의 늪 - (01)
나는 어느새 마흔 여섯의 중년이다...
나보다 한 살 연상이었던 아내는 십일 년 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때 열두 살이던 사내아이와 열 살이던 여자아이는 졸지에 홀아비 손에 커서 어느 듯 성년이 되었다.
지금 스물세 살의 사내 녀석은 군대에 가있고, 스물한 살의 어엿한 숙녀가 된 계집애 녀석은 대학 3학년의 꽃다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내가 이렇게 이 나이에 장성한 아이들을 두게 된 것은, 완전히 내 아내에게 코가 꿰었던 사연 때문이다.
스물셋 혈기 왕성했던 시절에 한 살 연상의 아내에게 빠져서 가졌던 첫 섹스에서 아내가 덜컥 임신을 하였다.
나는 그 때 대학생이었고, 아내는 직장에 다니고 있었다. 나는 여름방학이었고, 아내는 여름휴가였던 시골집에서 처음 아내를 만났다. 시골 동네에서는 호형호제하는 아버지 친구의 딸이었다.
서로 호감을 느낀 시골에서의 며칠은 서울에서도 이어져서 나는 누나라는 호칭에서 자기야로 발전하며 가까워졌고, 그 해 크리스마스이브에 우린 서로 사랑하였기에 섹스를 나누었는데, 그것이 임신이 되어 크리스마스이브 베이비가 탄생하게 되었다.
우리는 부모들끼리도 가까이 지내는 터라 결혼을 피할 수 없었고, 좀 더 여성편력이 화려할 수 도 있었던 내 젊은 날은 그렇게 아내를 끝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초등학생인 아이들을 생각해서, 아이들을 잘 키워줄 사람과 재혼하라며 자신의 무덤 없이 화장하라고 아내는 유언했다.
아내를 잃은 충격과 슬픔보다, 엄마를 잃는 아이들의 충격과 슬픔이 더 컸으리라.
나는 이제 막 사춘기를 지나는 아이들 때문에, 특히 막내인 딸아이 때문에 감히 재혼을 하지 못했다.
당돌하게도 십년만 지나면 자기들이 곧 성인이 되니, 자기들 다 키워놓고 재혼하라는 것이다. 아들놈도 동조했다. 엄마를 잃은 아픈 정서상 새엄마는 결코 자신들에게 득이 될게 없다고 하였다. 대신 투정 없이, 말썽 없이 공부 열심히 하겠다 한다.
나는 무어라 할 말이 없었고, 그저 재혼하지 않겠다고 웃어 넘겼다. 그렇게 내 30대 중반이 아이들에게 헌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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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