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추억팔이-2
하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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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전
회상이 즐거운 나이가 되었나보다.
이불킥 주먹불끈 하다가도 아련한 기분이 든다.그렇다는 말이다.
자고로 젊을때 하나라도 더 찔러봐야 그게 먹을감인지 못먹을 감인지 알게 된다 이말이다.
어디까지 이야기했더라? 그래.
그러고 걍 얼빠진놈처럼 살았다. 키는 큰 편이긴 한데 잘생기지도 않고 집안도 그럭저럭이라 내세울게 없었다. 공부? 그게 뭐에요?
그럴수록 내실을 다지고 자존감을 키웠어야 했는데 그런이야기 지금 하면 뭐하겠냐.
한날은 친구가 자기는 대학생들과 만난다더라. 아뉘? 고2주제에 무슨 대학생을? 근데 진짜였다.
같은과 무리들과 친구가 어울려 놀았는데 이제 우리 친구'들'이 어울려 놀게 된거다.
갓 성인이 된 여대생들과 다 큰줄아는 고딩들이 만났으니 스파크가 튀었다.
그 재밌는자리에 나도 안낄수는 없었다. 그러던 중 그 중 커플이 탄생했다. 연상연하에 대학생과 고딩이라...
일단 누나들 만나면 모든게 편했다. 그 누나들 중 한명은 자취를 한다. 빨간벽돌빌라지만 방하나 거실하나
학교-집-학교-집 하지 않겠냐? 나름 그래도 지킬건 지키면서 놀았다. 킹게임? 그런거 안했다. 술만 마셨다ㅋㅋㅋ
지금은 조심조심 마시는 술이 그땐 그리 달더라.
야한거? 그런거 없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경제력, 공간제공, 연상, 여자 이런단어들 빼면 그리 이쁘다거나 몸매가 좋다거나 하지도 않은 여대생 무리였다.
말그대로 흔한 여대생들과 찐따 고딩들이 모인거지.
그중 나랑 자주 통화하고 지내던 누나가 있었는데 오늘 추억팔이의 주인공이다. 이분이 누구시냐면
아버지는 유명한 국회의원이셨는데 몇해전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그 후로 거의 불교에 귀의하신냥 절에 다니셨다.
어릴적부터 갖고싶었던게 없으셨단다. 하고싶은것도 없으셨고. 그냥 흐릿하게 살았는데 유복해서 대충살아도 되는 그런사람. 말하면서도 부럽다.
수도권에 큰 단독주택에 살았는데 지금은 아마 재개발 되서 아파트가 들어섰을꺼다. 뒷문으로 몰래 들어가서 히히덕 거리던 기억이 난다.
한날은 안양1번가에 가자고 하더라. 개업기념 닭갈비 1인분 천원행사에 같이 가야한다면서.
생각해보면 내 가벼운 주머니를 생각해 준 거였던것이었다.
생전 처음 안양1번가를 가봤다. 요즘하고는 비교도 안되는 그 흥청망청 유흥가는 아마 수도권 제일이 아니었을까?
닭갈비는 그냥 그랬는데 그날따라 나는 소주를 먹고 취해버린거다. 태어나서 첨으로 술먹고 오바이트도 해봤다.
뒤에서 등을 두드려주는데 등 두드리니까 토가 더나오더라.
외모는... 굳이 밝히자면 키 173에 흑인마냥 엉덩이가 엄청 크고 상체는 말랐으며 피부색은 검고 얼굴이 사각형이었다.
뿔태안경속으로 눈동자가 안보일만큼 두꺼운 안경을 썼다. 외모가 다는 아니니까. 그렇다고 어찌해보고싶은 마음은 없었다.
술기운이 가실때쯤 눈을 떠보니 모텔인걸 알겠더라. 나랑 그누나랑 둘이 침대에 있고 아래에 그 커플이 누워있나보다
라고 생각하는찰라 연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차라리 방을 하나 더 잡지.
근데 내 옆에 있는 누나도 안자는게 느껴졌다. 뭔가 꼼지락 거리고 뒤척거리고. 밑에선 열일중이고. 자는줄 알았겠지.
그러다가 눈이 마주쳤다. 그러더니 갑자기 이불속으로 쑥 들어가더라. 몸에 힘이 쭉빠진 상태였고 싫지 않았다. 열심히 해주는 통에 사정감도 몰려왔고.
말로만 듣던 ㅇㅅ를 했는데 머리끝까지 쭈뼛 기빨리는 기분이 들더라. 당한건가? 그래도 그 순간 정말 좋았다.
아침에 해장국 먹으러 넷이 앉았는데 그누나가 한마디 하더라.
'우리 오늘부터 1일이야'
연애에는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욕심도 욕구도 없는 사람이라 생각한것과 정 반대더라.
우리동네로 먼길을 자주 와주었고 맛난것도 먹고 그랬다. 나도 못이기는척 받는걸 즐겼음을 인정한다.
나는 고딩이라고 돈도 못쓰게 했고 밤에 차가지고 한강 가고싶다며 면허증도 따고 차도 사더라.
외모와는 상관없이 따뜻함도 있었고 인성도 바른 사람이었다. 게다가 나를 좋아해줬다.
ㅅㅅ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다. 참을줄도 알게 되었고 여자들이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도 누나를 통해 알게 됐다.
그렇게 한학기가 지나가고 있었고 겨울이 오고 있었는데 하루는 문득 그런생각이 들더라.
진짜인가? 우리 사랑하나? 그 어린날은 그것이 중요했고 이별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되기도 했다. 미친놈이었다.
초저녁에 만나서 새벽이 되도록 우리 이야기를 했다. 우리의 만남과 상황과 사랑을....
쿨하게 -알았다. 잠시 떨어져 지내자 하면서 돌아서던 누나가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는걸 봤는데..
난 또 그냥 돌아섰다. 그래도 가서 한번 안아줬어야지. 닦아 줬어야지.
어리고 어리석은 나의 고딩 마지막 이야기는 그날 그렇게 끝이 났다.
어리고 어리석었다.
훗날 좋은 집에 시집을 정략결혼 처럼 시집갔다는 소식도 들었고 결혼 직후 이혼은 안했지만 별거한다는 소식도 들었다.
그 누나와 연락이 닿았던 친구가 언젠가 술한잔 하고 나무라듯 한 말이 기억난다.
너 이새끼 그러는거 아니야. 그 누나는 진심이었다고. 어쩌라고! 라고 말이 튀어나왔지만 진심이 아니었다. 마지막 그 순간을 나도 자책하고 있었다.
누나와 그렇게 멀어지고 난 갑자기 공부에 매진했다. 대학은 가야겠더라.
10개월 정도를 미치광이처럼 공부만 했다. 늦게 시작한 공부였지만 나름의 성취는 있었다. 누구나 아는대학 좋은과에 입학했다.
문제는 거기서 부터다.
공대였다.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윤지
Assa21
국화
KEKEK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