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 11
네코네코
1
46
0
0
2시간전
여자친구 --- 11
“왜 그렇게 얼어 있니?”
은빈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미소를 띠우며 입을 열었다.
환우는 정신이 아찔해졌다.
그녀가 예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건 처음이다.
설마 이정도로 예쁠 줄이야….
“아, 아무 것도 아니야. 그, 근데 어떻게 날 알고 연락했네….”
그녀가 자신을 기억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저 눈 한 번 마주친 것뿐이었는데….
“응…. 그냥 애들한테 물어물어 알았어….”
“그래….”
대답을 하던 환우는 핸드폰에 소은의 문자가 온 것을 확인했지만 답장을 보내지 않는다.
환우가 술을 마시며 알게 된 은빈의 성격은 말을 많이 하며 분위기를 자신이 주도하는 타입의 여자라는 것이었다.
소은과는 대조적이었다.
활발하게 말하며 환우가 가끔씩 쳐주는 맞장구에 좋아하는 은빈...
그러다 술이 조금 들어간 은빈이 결국 과팅 때 일을 꺼낸다.
“너 과팅 때 나 찍었었지?”
눈을 가늘게 뜨며 장난스럽게 묻는 그녀의 질문에 당황하는 환우...
“응, 응…. 그, 그랬었지.”
당황하는 환우를 가만히 바라보던 은빈이 이윽고 조용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혹시 여자친구 생겼니?”
“아니….”
환우는 대답을 하고도 스스로 놀란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여자친구를 부정하는 대답...
아까 전까지 사랑하는 소은과 통화를 하지 않았나….
순식간이었다.
소은의 존재를 부정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이제 와서 잘못 말했다고 할 수도 없다.
“그래…?”
환우는 소은에게서 들은 적이 있었다.
은빈은 과내에서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그래서일까?
자신이 소은과 사귀고 있다는 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
은빈이 말을 잇는다.
“너 혹시 아직도 나 좋아해?”
“뭐, 뭐?”
당황하는 환우를 놀리는 듯한 은빈의 얼굴이 너무 매력적이다.
“뭘 그리 놀라. 나 아직도 좋아하냐고….”
“응….”
남자는 다 똑같은가 보다.
남자는 어쩔 수 없는 생물인가 보다.
역시나 남자인 환우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은빈의 질문에 긍정을 해버린다.
“…너 그럼 나랑 사귈래?”
“응…? 뭐, 뭐라고?”
잘못 들었나싶다.
“푸훗. 정말 순진하구나 너…. 나 좋아하는 마음 아직도 있으면 나랑 사귀지 않겠느냐고…. 나 쉽게쉽게 말하는 거 같지만 되게 용기내서 말하고 있는 중이야.”
환우는 미소를 띠운 채 그렇게 말하는 은빈의 유혹을 도저히 이겨낼 수가 없었다.
“응, 좋, 좋아!”
이러면 안 되는데….
미쳤나보다.
“그래? 너 나만 좋아해 줄 자신 있어? 나 이제 힘들기 싫으니까….”
사귀던 정혁과 무슨 일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환우는 그런 것들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아니, 괜히 물어봤다 잘못되어 은빈의 마음이 변해버리면 그것이 더 큰일이다.
지금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응! 당연하지! 나한텐 너처럼 예쁜 여자는 정말 과분해. 그런 내가 어떻게 다른 사람을 좋아할 수가 있겠어!”
환우는 소은의 웃는 얼굴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도 무시해버린 채 감언이설을 늘어놓는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여자친구인 소은보다 눈앞에서 아른거리는 예쁜 은빈이 먼저였다.
은빈의 얼굴에 크게 만족한 듯한 미소가 떠오른다.
“고마워…. 그럼 나 오늘부터 너의 여자친구가 될게….”
이게 꿈일까….
환우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해버린다.
소은에 대한 걱정 따위로 인한 것은 아니었다.
이렇게 예쁜 여자애가 달콤한 목소리로 자신의 여자친구가 되어준단다.
세상 모든 걸 가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날 은빈은 헤어지는 환우의 입술에 살짝 입맞춤까지 한다.
이제 환우는 어떻게 해서든지 소은과 헤어져야만했다.
*
고민은 길지 않았다.
다음 날 환우는 학교 근처 카페에서 소은과 만나기로 했다.
환우보다 늦게 도착한 소은이 자리에 앉으며 걱정스러운 말투로 입을 연다.
“어제 무슨 일 있었어? 계속 연락 안 되던데…. 집에 찾아가볼까 하다 말았는데…. 괜찮은 거지?”
환우는 자신을 걱정 가득한 얼굴로 바라보는 소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다.
시선을 피한 채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우리 그만 헤어지자….”
소은은 날벼락이라도 맞은 듯 깜짝 놀란다.
무슨 말인지 분명히 들었다.
다시 확인하고 싶지도 않은 끔찍한 말….
“응, 응…? 자, 장난하는 거지?”
억지 미소를 띤 얼굴로 환우에게 되묻는다.
장난이길 간절히 바라며….
“아니야. 그만 헤어지자….”
하지만 환우의 입에서 나온 말은 소은에게 장난이 아님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현실이다.
지독하리만치 잔인하고 진지한 현실….
소은은 갑자기 눈물이 펑하고 터져 나올 것 같았다.
그러나 울고 싶지 않아 억지로 참으며 이유를 들어보기로 한다.
“가, 갑자기 왜…?”
잠시 뜸을 들이던 환우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나…. 너네 과 은빈이랑 어제 사귀기로 했어….”
“뭐, 뭐?”
소은은 남자친구인 환우가 미친 거 같았다.
뜬금없이 저게 무슨 소리인가….
은빈이라면 과팅 때 환우가 찍었던 같은 과 동기가 아닌가.
그때 사귀었던 남자친구랑 최근에 헤어졌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었다.
남자애가 엄청난 바람둥이라 은빈이가 견디지 못하고 헤어졌다고….
근데 갑자기 환우가 그런 은빈이랑 왜 어떻게 사귄단 말인가?
소은은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말을 이었다.
“왜, 왜 갑자기 그 애랑….”
“그냥 그렇게 됐어….”
자세한 설명을 거부하는 환우.
소은은 그런 환우를 멍하니 바라본다.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하는 남자친구….
그 눈에는 첫 여자친구와의 첫 이별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하다.
가여웠다….
환우의 성격이 어떤지 누구보다 잘 아는 자신이기에 지금 눈앞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남자친구가 너무나도 가엽다.
왜 그러냐고 갑자기 왜 그러냐고 울며불며 다그치고 매달리고 싶었다.
하지만 환우의 두려움 가득한 눈을 보니 그럴 마음이 단 번에 사라져 버린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보내줄 줄도 알아야겠지….
애써 눈물을 참으며 빙그레 웃는 소은….
“원래 계속 은빈이 좋아하고 있었구나…. 난 그것도 모르고…. 혼자 좋아했었네….”
“그, 그런 건 아냐….”
환우는 황급히 부정해본다. 그것만은 정말 진실이 아니기에….
하지만 차마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해도 소은에겐 가슴이 아픈 잔인한 말들일 테니….
“미, 미안해….”
결국 미안하다는 사과만을 반복한다.
하지만 소은은 여전히 웃는 얼굴을 잃지 않았다.
“괜찮아! 미안할 거 뭐있냐…. 나는 말야….”
잠시 호흡을 고른 뒤 말을 잇는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사귀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걸. 난 정말 괜찮아….”
여전히 환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나 먼저 가볼게. 학교에서 가끔 마주치면 웃으면서 인사하자. 알았지…?”
소은은 그렇게 말하고는 조용히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그녀가 사라진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던 환우는 무심결에 창밖을 바라보았다.
소은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자신의 앞에서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던 그녀가 사람들이 쳐다보는데도 불구하고 펑펑 울면서 걸어가는 모습이….
환우는 소은이 울며불며 매달릴 줄 알았다.
자신과 관계를 가진 것이 처음인데 어떡할 거냐고 책임지라고 울며불며 난리를 칠 줄 알았기에 이 자리에 나오기까지 많은 각오를 해야 했다.
그러나 그런 모든 것들이 기우였다.
소은은 자신에게 부담주기 싫어서 그런 얘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고 끝까지 웃으면서 자기는 괜찮다고 했다.
길거리에서 그렇게 펑펑 울 정도로 가슴 아팠으면서….
가슴이 아리다….
스스로가 세상에 둘도 없는 정말 나쁜 놈이란 생각이 든다.
그녀는 정말 마음씨 고운 천사인데….
*
| 이 썰의 시리즈 (총 15건) | ||
|---|---|---|
| 번호 | 날짜 | 제목 |
| 1 | 2026.08.04 | 여자친구 --- 15 (1) |
| 2 | 2026.08.04 | 여자친구 --- 14 (1) |
| 3 | 2026.08.04 | 여자친구 --- 13 (1) |
| 4 | 2026.08.04 | 여자친구 --- 12 (1) |
| 5 | 2026.08.04 | 현재글 여자친구 --- 11 (1) |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비아그라 직구
민지삼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