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의 하루 16

★숙의 하루 (제15부)★ 교실 안의 정사, 숙과 은 ①
은의 엄청난 그 옷차림은, 등교시간의 학생들 눈에도 띄지 않을 리가
없었다.
블라우스와 스커트, 투피스 스타일의 그 옷은 분명 정도에 지나친 옷
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보기에 따라 엄청 야릇한 상상을 불러 일으
키기에는 충분한 것이었다.
레이스가 수놓아진 화려한 옷감 - 그 레이스는 거의 반투명에 가까웠
으니까.
그녀는 자기 스스로도 느낄 수 있었다. 주변의 휘둥그래진 눈동자들,
그것은 교무실 안에 들어서서도 마찬가지였다.
노처녀및 유부녀 여선생들... 그들은 거의 기가 막히다는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그녀들은 틀림 없이 조회시간이
끝나는 대로 은의 이 정장에 대해 수근거릴 것이다.
아마 다른 임시교사였다면 금방 주눅이 들거나, 아니면 아예 꿈도 못
꾸었을 터... 그러나 유달리 그녀는 당당할 수 있었다.
바로 이 책상들의 윗자리, 주임석에 앉아있는 한 남자와, 좀 더 먼
거리이지만 저 복도 끝 큼직한 방 하나 - 방음벽과 두꺼운 커튼으로
꾸며진 - 에 있는 이 학교에서 최고의 권력자, 그 둘이 있기에 그녀
는 하등 콧대를 주저앉힐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낮의 학교를 지배하는 것은 그들이리라. 하지만 그들을 지배하는 것
은 바로 은인 것이다.
고로 이 사립중학교를 지배하는 건 나야. 그녀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다. 아마 내가 벌거벗고 출근을 해도 꼼짝 못할껄? 실제로 그녀
의 머리 속에는 이런 생각이 들고 있었다.
분명 그것은 행복한 상상이다... 단 한가지만을 빼고는.
은은 새삼스럽게 고개를 들어 주변을 훑어 보았다.
맞은 편의 빈 자리, 지각대장인 희는 오늘도 늦는 모양이었다. 사실
상 어떤 면에서는 희가 은보다 더 권력에 가까운 편일지도 모른다.
왜냐면 그녀는 이 학교 정도가 아니라, 이 특별시, 나아가 이 나라
전체에서 이 분야로는 핵심층의 손이 닿는 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은은 희가 부럽지는 않았다. 좀 더 현실적인 파워 - 그것은
여전히 자신에게 속해 있으며,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희는 자기 편이
라고 할 수 있는 증거가 다분하기 때문이었다. 비밀, 비리의 공유...
그것이 여자들의 세계에서 얼마나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
절대로 남자들은 알 수 없을 것이다.
현재 그녀의 행복을 깰 수 있는 유일한 위협, 그것은 다름 아닌 은의
옆자리에 있었다.
흘끗, 그녀는 그 쪽을 곁눈질해 보았다.
후훗, 프로포즈라도 받은 모양이지? 그래서 고민되는 중이지? 은은
속으로 비아냥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한선생의 노리개인 데다가, 마교장한테도 꼬리를 치려니, 너
도 속으로 복잡한 거야 - 내가 보기에 넌 그 정도로 독한 년은 못되
거든. 그래서 그러고 있는거지? 망설여지지?
어쨌든 그녀의 증오의 대상은, 그 차가운 눈초리도 알아차리지 못하
고 다만 묵묵히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숙은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그녀는 교무실에 들어서자마자 간단한
목례만을 건넨 뒤에 내내 말이 없었던 것이다.
-왜 그래? 심각해 보이는데...?
은근한 그 속삭임에, 숙은 그제서야 화들짝 놀라며 얼굴을 들었다.
-응... 으응, 아, 아니...
엉겁결에 대답하면서도, 그녀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질문의 주인공을
돌아보았다.
그럴 도리밖에. 지난 주의 오해 사건 - 희의 말에 따르면, 이 여선생
은 숙 그녀가 자기보다 돈을 더 받았다는 사실에 분개하고 있다 - 이
후로 냉랭하게 지냈던 둘 사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왠 일인가. 먼저 말을 거는 은의 얼굴은 야릇한 느낌의 미소
까지 머금고 있었다.
-후후... 뭘 그리 놀래? 혹시 남자 문제야? 애인이 속 썩여...?
농까지 거는 것 같은 그녀의 말투. 숙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어머, 진짠가 보네... 아무 말도 못하고.
비꼬는 것인지, 정말 친한 척을 하는 것인지... 갈피를 잡지 못해 눈
이 휘둥그래지는 숙.
-아, 아냐... 자, 잠깐 생각좀 할 게 있어서...
-에이. 아닌 것 같은데? 남자 문제면 얘기해. 다 들어줄 테니까...!
뭐라고? 은은 정말로 진지하다는 듯, 숙의 힘 빠진 어깨에 손까지 얹
고 있었다.
뭐라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한 그녀의 귓가에, 은의 히스테리칼한 키득
거림이 낮게 들려오는데... 후다닥, 그녀들의 앞자리에 엉덩이를 붙
이는 또 한 사람 -
-아휴, 또 늦는 줄 알았네...!
희였다. 곱게 화장한 얼굴의 그녀가 배시시, 홍조 띤 얼굴로 책상에
앉고 있었다.
채 숨도 돌리지 못한 희, 그녀도 뭔가 이상하다는 시선을 보냈다. 자
기가 보기에는 앙숙일 줄 알았던 선배 여강사 둘 - 숙과 은이 오늘
아침따라 고개가지 맞대고 귓속말을 주고 받고 있으므로.
은이 그 의문스런 눈초리를 안다는 듯이 말을 꺼내고 있었다.
-응, 우리 숙쌤님이 남자 문제로 고민 중이래.
어이 없는 눈길로 바라보는 숙 - 그러나 아랑곳 않고 은은 그녀에게
찡끗, 윙크까지 해 보이고 있었다.
-이것 봐, 얼굴까지 빨개지네... 농담 갖고도...! 정말 애인 생겼구
나?
실제로 얼굴이 달아오른 숙이었다. 글쎄, 마교장의 지난 밤 전화...
그것도 남자문제라 볼 수 있는 것일까? 사실 그녀가 심각한 이유는
그 탓인데.
-저, 그, 그게...
그녀와 마찬가지로 어이 없는 표정의 희에게 뭔가 얼버무리려는데 -
그 순간 숙은 몸서리치는 눈동자를 느끼고 있었다.
뜨악,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이 기분... 그녀는 마주친 그 능글맞은
눈초리에 당장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한선생, 그가 신문 너머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보지 않
아도 알 수 있었다. 신문지로 가려진 그의 얼굴이 아주 야릇한 미소
를 띄우고 있다는 것을.
조회가 시작되었다.
은은 교무실에서 나와 천천히 교실로 올라가며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한 방 먹였다. 저 타도의 대상에게... 한선생이 숙에게 지닌 소유욕
을 이미 잘 알고 있는 그녀. 이 여자 저 여자 찝적대기를 즐기는 한
선생이라 할지라도, 요사이는 부쩍 눈독을 들이고 있으니 그저 호기
심만 불러 일으켜도 충분하다.
그리고 그 작자가 숙에게 들러붙는 동안, 나는 내 계획을 추진해야지
- 은의 머리 속에서 계산기가 돌아갔다.
곧바로 가도 될 교실을, 일부러 그녀는 2층을 거쳐 지나가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예상이 맞아 떨어지고 있었다.
2층 복도의 초입, 그 한 곳의 문이 드르륵 열리는 것이 보였다.
천천히... 고개를 똑바로 세우고... 아까처럼 그녀의 엉덩이가 최대
한 씰룩거리기 시작했다. 그 문, 학생부실에서 그녀의 타겟이 나타났
기에.
-안녕하세요?
한껏 곱게 내는 목소리. 어, 예, 예 - 그가 마주 고개를 까닥거린다.
아... 저 분이었구나. 은선생, 미술 임시교사... 권의 고개는 아까
교문 앞에서처럼 그녀의 엉덩이를 따라 돌아가고 있었다.
출렁출렁, 속옷도 안입었는지 은의 터질 듯한 엉덩이가 발걸음에 따
라 흔들리는 뒷모습에, 권선생의 입이 다시 한번 자신도 모르게 벌어
지고 있었다.
또각또각, 그녀의 하이힐 소리가 학생부실 앞 복도에 울려 퍼지고 있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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