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아래 헬창 누나와 헬창 삼촌 23
정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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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전
광란의 이틀이 폭풍처럼 지나갔다.
마치 세상의 종말을 앞둔 사람들이 끝나기 전에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자는 심정으로 우리는 서로의 몸을 끊임없이 탐했다.
침대에서, 소파에서, 심지어는 욕실에서까지.
집 안의 모든 공간은 우리 두 사람의 뜨거운 정사의 흔적으로 가득 찼다.
누나는 자신의 몸이 나의 것으로 채워지고, 나의 흔적이 온몸에 새겨지는 것에 중독된 듯 잠자는 시간마저 아까워하며 나를 갈구했다.
그 결과, 내 몸은 극심한 피로감과 근육통에 시달렸다.
지금까지 누나랑 이렇게까지 본격적으로 한 적이 없어서 새삼 깨닫게 된 거지만 정말 우리 누나의 체력은 알아줘야겠다.
몸의 근육통도 문제였지만 지금은 성기의 겉면이 매우 쓰라렸고, 속은 따끔거렸다.
그야말로 없는 것까지 쥐어짜내 다 내보내고, 바깥 쪽은 발화점에 가까워지도록 강력 마찰을 시킨 듯한 감각이다.
운동 선수들은 밤일도 이런 식으로 하나?
어쨌거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부모님이 귀국하시고 집으로 돌아오셨다.
현관문이 열리며 익숙하면서도 어색한 아빠와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행 가방을 끄는 아빠의 뒤를 따라 엄마가 집 안으로 들어서며 말했다.
"잘 지냈니?"
오랜만에 보는 부모님의 얼굴은 반가웠지만 나는 한순간에 일어난 엄마의 시선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거의 찰나와 같은 순간이기는 했지만 누나 쪽으로 엄마의 곱지 않은 눈빛이 향한 뒤 금방 다시 그 시선을 거두는 게 보였다.
엄마는 옛날부터 누나를 박대하지는 않았지만 내 쪽을 더 살짝 편애하는 편이었다.
예전에는 그냥 내가 동생이거나 아들이라서 그런가 보다 했지만 누나가 사실은 아빠가 짝사랑했던 여자의 친딸이라는 진실을 알고 난 뒤 오늘은 물론 그간 엄마가 누나를 대했던 태도가 이해되었다.
몸이 성장하는 누나를 보면서 누나의 친모를 떠올리는 사람은 삼촌만이 아닌 것이다.
엄마 역시 누나가 친모의 모습과 닮아가니 싫어도 떠오르는 것 같았다.
이제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은근히 아빠와 누나를 떼어놓으려고 했던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우리 엄마가 그렇게까지 속이 좁은 사람은 아니다 보니 일방적으로 누나를 괴롭히지는 않았지만 방금 전의 그 싸늘한 눈빛만 봐도 엄마의 마음 속에서 누나가 얼마나 큰 질투를 받고 있는지 짐작이 갔다.
하물며 삼촌이 누나에게 푹 빠지는 바람에 감옥살이를 하는 일까지 생기기도 했으니 그 심정이 어떨까?
주변 사람들이 죄다 누나의 친모를 좋아하는데다 이미 고인이 된 사람인데도 오랫동안 그리워한다는 사실에 그 질투심이 더 자극받지 않았을까 싶다.
부부 침실로 들어갔던 엄마가 다시 거실로 나왔다.
엄마는 아무 말 없이, 하지만 무언가를 샅샅이 훑어보는 듯한 예리한 눈빛으로 집 안 구석구석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소파, 테이블, 그리고 현관까지. 엄마의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나는 심장이 쿵, 쿵 하듯 약간 두근거렸다.
혹시 우리가 미처 치우지 못한 흔적이라도 남아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정리를 어느 정도 하기는 했지만 이틀 동안 정신없이 서로를 탐했던 흔적이 완전히 지워질까?
엄마의 시선이 소파 쿠션 사이에 잠시 멈췄을 때 나는 이러한 생각이 떠올랐다.
바로 어제까지 저 소파에서도 누나랑 물고 빨고 뒹굴고 있었는데 그 소파를 엄마가 보고 있다니 머릿속이 뒤숭숭했다.
마침내 엄마가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집이......좀 어수선하네."
그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어딘지 모르게 날카로운 가시가 숨어 있는 듯 했다. 엄마는 나와 누나를 번갈아 쳐다봤다.
그 눈빛은 단순한 질문이 아니었다.
'너희 둘, 내가 없는 동안 여기서 도대체 뭘 한 거니?'라고 묻는 듯한,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이었다.
아주 똑같지는 않겠지만 누나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지 그다지 편한 얼굴을 하고 있지 않았다.
"죄송해요. 엄마랑 아빠가 오신다고 급하게 청소를 하기는 했는데 정신이 없어서 빠트린 곳도 여러 군데 있나 봐요."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겨우 변명을 내뱉었지만 엄마는 별로 믿는 눈치가 아니었다.
엄마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정신이 없었겠지."
엄마의 그 미소는 모든 것을 용서한다는 뜻일까, 아니면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경고일까?
나는 도저히 엄마의 그 속내를 짐작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엄마는 더 이상 아무 것도 묻지 않은 채......
"피곤하구나. 얼른 씻고 저녁 먹자."
라며 주방으로 향했다.
엄마가 주방으로 간 사이에 누나는 아빠의 옆에 앉으며 물었다.
"아빠, 이번에는 언제까지 계실 거예요?"
"당분간은 계속 한국에 머물러야 할 것 같구나."
나는 아빠에게 물었다.
"혹시 저희를 보러 오신 게 아니라 일 때문에 귀국하신 거에요?"
"지금 이렇게 보러 왔잖아."
"......"
어찌 됐든 우리는 겸사겸사라는 거잖아.
하긴 아무리 자식을 보기 위해서라지만 얼굴을 보자는 실리적으로 남는 게 없는 이유로 그 먼 미국에서 오셨을 리가 없지.
"최근에 뜨고 있는 '넥스트젠 바이오'라는 회사가 있는데 최근 신약 개발로 주가가 엄청나게 오르고 있어. 그 회사랑 우리 회사랑 대규모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 내가 그쪽 총괄 책임자로 파견된 거고. 아마 앞으로 몇 달은 걸리겠지."
이번에 온다고 했을 때 며칠, 길어야 몇 주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길었다.
이번에는 아빠가 누나에게 물었다.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의 배구부와 프로 입단 준비에 관한 것이었다.
아빠가 그것을 묻자 누나의 얼굴에 평소의 활기와 자신감이 돌아오고 있었다.
"아, 그거? 당연히 잘 되어 가고 있지! 우리 감독님도 이번 시즌 내 활약 보면서 완전 기대하고 있다고. 이대로만 가면 드래프트 상위 지명은 따 놓은 당상이라니까!"
누나가 호탕한 웃음을 터뜨리며 가슴을 툭 쳤다.
누나의 목소리에는 흔들림 없는 자신감과 미래에 대한 확신이 가득했다.
허풍을 치는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누나는 팀의 에이스였고, 프로 팀 스카우터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유망주였다.
누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마치 코트 위에 선 선수처럼 스트레칭을 하며 말을 이었다.
"이번 주말에도 중요한 연습 경기 있어. 라이벌 대학이랑 붙는 건데, 여기서 확실하게 눈도장 찍어야 하거든. 아빠, 시간 되면 보러 올래? 내가 어떻게 코트 씹어 먹는지 직접 보여줄게!"
누나는 장난스럽게 윙크하며 내 쪽을 힐끗 쳐다봤다.
'너도 당연히 와야지?'라는 무언의 압박이 담긴 시선 같았다.
아빠 앞에서 배구 이야기를 하는 것은 누나에게 일종의 방어기제와도 같았다.
이것이 바로 자신이며, 자신은 이렇게 건강하고 올바른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
아빠는 누나의 당찬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딸 다 컸네. 당연히 가야지. 아빠가 우리 딸 응원하러 꼭 갈게."
역시 엄마와는 정반대로 아빠는 내게는 엄격한 반면 누나에게는 다정다감하게 구신다.
"오랜만에 가족이 다 같이 한자리에 모이기도 했고 오늘 저녁은 엄마가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려줄게."
그렇게 말하며 엄마가 나를 부르셨다.
"민우야, 장거리 좀 보러 가자."
"어? 오면서 안 보신 거에요?"
"차에 짐이 많았잖니."
장을 보는 일은 누나도 따라가겠다고 했지만 엄마는 그냥 있으라며 나만 데리고 나오셨다.
엄마는 나를 차에 태워 시내로 나왔다.
나름 눈치가 있는 나였기에 엄마가 왜 나를 데리고 왔는지 짐작이 갔다.
엄마는 지금 나랑 단둘이서만 할 얘기가 있는 것 같다.
말없이 운전하던 엄마는 차가 빨간불 앞에서 멈추자 내게 말했다.
"아빠한테 들어서 알고 있지? 너희 누나에 관한 거."
역시 그것 때문이었구나.
"아빠가 신신당부한대로 누나한테는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알아. 네가 경솔하게 그런 걸 누나 귀에 들어가게 할 애가 아니라는 거. 아니, 경솔한 애가 아니었지."
"네?"
갑자기 웬 과거형?
"아까 집 안을 둘러보니 많이도 어수선하더구나."
"어디가요?"
"아빠랑 내가 돌아오기 직전까지 나름 구석구석 치운 것 같았는데 유심히 보면 미처 지워지지 않은 흔적들이 집 안 여기저기 남아 있었다."
"......"
지금보다 어릴 적에 엄마한테 혼났을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엄마는 그 자리에서 바로 윽박지르기보다도 누군가를 질책하기 전에 조금씩 시동을 거는 성향이 있다.
지금이 딱 그러한 느낌이었다.
"엄마가 말하는 흔적이 뭔지 아니?"
"글쎄요......"
나야 모르지.
"밤꽃 냄새."
"예......?"
지금 내가 잘못 들었나?
내가 정신을 수습하기도 전에 엄마의 기습적인 질문이 이어졌다.
"너, 집 안에서 누나랑 뭐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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