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없음....3
현석은 침대에서 스프링처럼 몸을 일으켰다.
거실 쪽에서 조심스럽게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 것으로 보아, 제 방으로 건너가 옷을 갈아입으려는 게 분명했다.
'빨리 나도 옷부터 입어야겠다.'
당장 이 난장판을 수습해야 한다는 생각에 허겁지겁 바닥에 널브러진 바지를 집어 올리던 현석은 순간 숨을 들이켰다.
청바지 사타구니 사이에 허연 천 조각이 껴 있었다.
지수가 미처 챙겨가지 못한 얇은 레이스 팬티였다.
어젯밤 얼마나 다급하고 거칠게 벗겨냈던 건지, 뒤집힌 채 현석의 바지 가랑이 사이에 숨어 있었다.
"아, 씨발……."낮게 욕지거리가 터져 나왔다.
옷을 입다가 제 팬티가 없어진 걸 알면 누나가 분명 찾으러 다시 올 터였다.
지금 이 상황에 팬티를 들고 마주친다면 변명할 도리가 없었다.
현석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아, 팬티가 낀 바지를 침대 그대로 두고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
자는 척 대기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한참을 숨죽여 기다려도 밖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누나는 다시 오지 않았다.
'옷 다 갈아입고 거실로 나갔나?'현석은 그제야 마음을 놓고 이불을 걷어찼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맨몸으로 침대 맡에 서서 막 옷을 주워 입으려던 그 순간, 찰칵하는 소리와 함께 닫혀 있던 방문이 조용히 열렸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날카롭게 부딪혔다.
제 방으로 완전히 도망치려다 물건을 찾으러 슬그머니 들어오던 지수는 침대 옆에 멍하니 서 있는 현석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당황으로 하얗게 질렸던 지수의 얼굴이 이내 붉으락푸르락 변하더니, 수치심을 감추려는 듯 느닷없이 화를 내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어? 현… 현석이 일어났네……? 너, 너는 왜 속옷도 안 입고 그러고 있어?! 미쳤어?!"적반하장도 유분수였다.
하지만 현석 역시 켕기는 구석이 한두 개가 아니었기에 본능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아침 햇살을 받아 여전히 빳빳하고 커다랗게 고개를 쳐들고 있는 제 자지가 지수의 시선 끝에 적나라하게 걸려 있었다.
현석은 얼른 두 손으로 큼지막한 성기를 움켜쥐듯 감추며 더듬더듬 변명을 늘어놓았다.
"어…… 미안. 난 몸에 뭔가를 걸치면 잠이 안 와서……. 그리고 잘 때 아무것도 안 입고 자야 건강에 좋다고 해서……?"궁색하기 짝이 없는 변명이었다.
현석은 슬슬 억울한 오기가 발동해 지수를 째려보며 맞대응을 했다
."그것보다 누나는 왜 남의 방에 들어오면서 노크도 안 하고 들어와? 사람 민망하게 진짜."
"너…… 내가 너 아직 자는 줄 알았지! 안 깨우려고 조용히 들어온 거거든?!"말 같지도 않은 변명이었다.
자는 동생 방에 굳이 노크도 없이 살금살금 들어올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지수의 시선이 불안하게 방바닥을 훑는 걸 보아, 백퍼센트 제 속옷을 찾으러 온 게 틀림없었다.
팽팽한 침묵 속에서 서로 뻔히 보이는 거짓말과 이상한 대화를 나누며 대치하던 그때였다.
두 사람의 시선이 약속이라도 한 듯 방바닥 한 곳으로 서서히 떨어지더니, 그대로 멈추어 버렸다.
현석이 급하게 가리느라 덜 주워 올린 청바지 틈새. 그 사이로 지수가 입었던 얇고 하얀 레이스 팬티가 날것 그대로 삐져나와 있었다.
누가 봐도 어젯밤의 격렬했던 행위를 증명하는 증거물이 두 사람의 발인치 사이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꼴이었다.
'아, 씨발…… 이거 진짜 좆됐다.
'방 안의 공기가 얼음장처럼 차갑게, 동시에 터질 듯한 열기로 뜨겁게 굳어버렸다.
지수의 얼굴이 이번엔 수치심과 경악으로 터질 듯이 붉게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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