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없음....8
현석은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오른 아랫도리를 진정시키려 필사적으로 아랫배에 힘을 주었다.
보모님 생각도 해보고, 끔찍한 상상도 해보았지만 마음과 몸은 따로 놀았다.
빳빳하게 핏대를 세운 자지가 이불 속에서 누나의 가녀린 허벅지 안쪽 살을 민망할 정도로 쿡쿡 찔러댔다.
어떻게든 이 민망한 접촉을 피하려 몸을 뒤로 물리려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지수가 현석의 넓은 가슴팍에 고개를 완전히 파묻고, 가녀린 두 다리로 현석의 허벅지를 단단히 휘감고 있는 상태였다.
꼼짝달싹할 수 없는 숨 막히는 밀착 속에서, 현석은 그저 누나가 먼저 깨어나 상황이 정리되기만을 기다리며 마른침을 삼켰다.
그렇게 숨소리조차 죽인 채 얼마나 참았을까. 현석의 가슴에 닿은 지수의 어깨가 미세하게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규칙적이던 숨소리가 순간 멎는 듯하더니, 이내 가늘고 가쁘게 변했다.'…깼다.'현석은 직감했다.
누나는 이미 정신이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눈을 뜨면 마주할 알몸의 현실이 너무나 창피하고 두려운 탓에, 일부러 자는 척 연기를 하는 게 분명했다.
현석은 여기서 먼저 아는 척을 했다가는 누나와의 관계가 완전히 파탄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신 역시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깊은 잠에 빠진 시체처럼 연기를 시작했다.
방 안에는 오직 두 사람의 속을 태우는 침묵만이 팽팽하게 감돌았다.또다시 피를 말리는 시간이 흘렀다.
지수는 이불 속에서 숨을 죽인 채 현석의 반응을 살피는 듯했다.
이윽고 현석의 가슴이 일정하게 오르내리며 호흡이 완전히 고르고 안정된 것을 느꼈는지, 지수의 감겨 있던 속눈썹이 서서히 떨리며 열렸다.
지수는 아주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현석의 얼굴을 살폈다. 현석은 누나의 시선이 제 얼굴에 닿는 순간, 여기서 더 완벽하게 자는 척을 해야 누나가 안심하고 도망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현석은 연기력을 짜내어 입을 살짝 벌리고 "으음…" 하는 신음과 함께 코를 살짝 골아 보였다.
"드르렁…… 으음……."그 소리를 들은 지수는 비로소 완전히 안심한 듯 가슴을 쓸어내렸다.
누나는 현석이 완전히 깊은 잠에 빠져 어젯밤의 기억도, 지금의 상황도 전혀 모른다고 확신한 모양이었다.
지수는 침대가 들썩이지 않도록 온 신경을 집중하며, 현석의 품에서 제 몸을 서서히 빼내기 시작했다.
끈적하게 달라붙어 있던 맨살과 맨살이 떨어질 때마다 미세한 마찰음이 이불 속을 채웠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침대 위로 완전히 일어선 지수는, 흐트러진 머리를 쓸어 넘기며 바닥을 훑었다.
그러고는 어제 벗어던진 얇은 티셔츠와 스커트를 허겁지겁 양손에 거칠게 쥐어짰다.
부끄러움과 수치심에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지수는, 현석이 깰까 봐 까치발을 들고 살금살금 방 문을 향해 걸어갔다.
문고리를 아주 조용히 돌려 연 지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제 방을 향해 번개처럼 도망쳐 버렸다.
탁, 하고 나직하게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현석은 감았던 눈을 번쩍 떴다.
이불을 걷어내자 아침 햇살 아래 두 사람이 격렬하게 뒤엉켰던 침대 시트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두 번이나 반복된 홀딱 벗은 아침.
서로 자는 척 속고 속이는 이 기만적인 연극을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지, 현석의 마음은 복잡하게 타들어 갔다.
누나가 제 방으로 도망치듯 나가자마자 현석은 침대에서 튕겨 나가듯 바닥에 널브러진 바지와 속옷을 잽싸게 주워 입었다.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옷매무새를 가다듬은 지 얼마나 지났을까.
거실에서 서성이는 발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이내 찰칵하며 현석의 방문이 조용히 열렸다.
지수가 문틈으로 얼굴만 빼꼼 내민 채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현석아, 인제 일어나서 아침 먹어라……."
"어, 어…… 나 일어났어."
현석이 침대 맡에 똑바로 서서 대답하자, 문틈으로 현석의 차림새를 훑어보던 지수가 순간 저도 모르게 툭 한마디를 내뱉었다.
"어? 옷 다 입었네……?"그 한마디가 방 안의 공기를 순식간에 얼려버렸다.
지수의 입술이 굳어지며 눈동자가 격렬하게 흔들렸고, 두 사람 사이에 숨이 막힐 듯한 무거운 정적이 잠시 흘렀다.
'옷을 다 입었네'라니. 방금 전까지 현석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 상태였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고 있지 않다면 절대로 나올 수 없는 말실수였다.
지수는 자기가 현석이 깰까 봐 숨죽여 침대를 빠져나갈 때, 동생이 완벽한 나체 상태였다는 것을 제 눈으로 똑똑히 보았기 때문에 무의식중에 그런 반응이 튀어 나간 것이었다.
현석은 굳어버린 지수의 얼굴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누나가 자는 척 연기를 한 것도 모자라, 어쩌면 어젯밤의 그 뜨거웠던 일들까지 전부 다 기억하고 있으면서 모른 척 연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강한 의구심이 머릿속을 스쳤다.
자기가 말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은 지수의 뺨이 순식간에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지수는 다급하게 문을 닫고 도망치려 했지만, 이번만큼은 현석도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두 사람 사이의 아슬아슬한 거짓말 게임이 마침내 깨어지기 직전의 팽팽한 텐션이 온 방안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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