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없음....6
그렇게 또 며칠의 시간이 흘렀다.
그날 아침의 지독했던 뻘쭘함과 아슬아슬했던 감정의 잔상이 겨우 잊히며 일상이 돌아오려던 찰나, 휴대폰 화면에 다시 누나의 이름이 떠올랐다.
불안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수화기를 귀에 대자마자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이미 잔뜩 꼬여 있었다.
"듬직한 내 동생 현석아아~ 누나가 술을 너무 마신 것 같아……."
"뭐야, 누나 또 술 마신 거야?"
현석은 미간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지난번의 기억이 아랫배를 뻐근하게 자극하는 동시에 짜증이 확 밀려왔다.
"응~ 쪼끔……. 근데 나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 끄억~."
"누나, 정신 똑바로 차려봐. 주위에 뭐가 보이는지 한번 보고 말해봐. 큰 간판이나 건물 같은 거 없어?"
"그냥 나 좀 데리러 와주면 안 되겠니……?"
혀가 완전히 풀려 웅얼거리는 소리에 현석은 한숨을 내쉬며 외투를 챙겼다.
"어딘지 알아야 데리러 가지, 무작정 나가서 어디로 가라고."
"몰라, 씨이……. 그냥 데리러 와아……."
"누나, 그러지 말고 앞에 뭐가 보이는지만 말해봐, 어?"
지수는 전화기 너머로 한참을 웅얼거리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듯하더니, 이내 엉뚱한 소리를 뱉었다.
"앞에? 앞에 맥도라이버가 보이는데……. 햄버거 사줄까?"
'맥도라이버.' 그건 평소에 누나와 현석 사이에서 맥도날드를 장난식으로 비하해서 부르는 둘만의 은어였다.
현석은 다급하게 말을 이었다
."거기 맥도날드 어느 지점인지 안 적혀있어? 간판이나 유리창 잘 살펴봐."
"몰라아, 그런 거 안 적혀있어……."
"누나 옆에 지나가는 사람 아무도 없어? 폰 좀 바꿔줘 봐."
"없어어……. 어? 그러자 저~어기 앞에 소방서가 있네……?"
현석은 끈질기게 누나를 달래고 다그쳤다.
제발 엉뚱한 데로 가지 말고 그 소방서 안으로 들어가서 불 켜진 당직실을 찾으라고 몇 번이고 신신당부했다.
마침내 소방서 안으로 걸어 들어간 누나가 당직자에게 폰을 넘겼고, 묵직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고 많으십니다. 죄송한데 지금 저희 누나가 있는 곳이 정확히 어느 소방서인가요?"
위치를 확인한 현석은 곧바로 택시를 잡아타고 달렸다.
소방서 당직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의자에 위태롭게 기대어 앉아 횡설수설하던 지수가 보였다.
현석의 모습을 발견한 지수는 언제 취했냐는 듯 눈을 번쩍 뜨더니, 의자에서 스프링처럼 일어나 현석에게 덥석 안겨들었다.
"현석아아~!"단단한 동생의 품으로 사정없이 파고드는 지수의 돌발 행동에 현석은 숨을 컥 들이켰다.
지수의 두 팔이 현석의 목을 강하게 끌어안는 순간, 현석의 가슴 팍에 무언가 엄청나게 부드럽고 묵직한 덩어리가 날것 그대로 밀착되어 왔다.
물컹― 하는, 손끝이 저릿할 정도로 노골적인 느낌이었다.
천 조각 하나 없이 얇은 티셔츠 한 장을 사이에 두고 지수의 풍만하고 뜨거운 가슴 탄력이 현석의 가슴뼈를 그대로 압박했다.
단단하게 솟아오른 젖꼭지의 감촉까지 서늘하게 전해질 정도였다.
현석은 심장이 터질 것처럼 쿵쾅거리는 것을 억누르며, 당직 소방관에게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허겁지겁 인사를 건넨 현석은 지수의 허리를 반쯤 안아 들어 올리다시피 하며 소방서 밖으로 부축해 나왔다.
밤바람이 불어왔지만 두 사람 사이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제 팔뚝과 가슴에 사정없이 쓸려 내려가는 누나의 맨가슴 촉감에 현석은 결국 참지 못하고 낮게 물었다.
"누나…… 브라 왜 안 했어?"
"어……? 아……."
지수는 현석의 가슴에 고개를 묻은 채, 초점 없는 눈을 깜빡거리며 더듬거렸다.
"그러니까 그게…… 내가 답답해서 빼놨었나……?"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밖에서 술을 마시다가 브래지어가 답답하다고 벗어던지는 여자가 어디 있단 말인가.
지수의 가슴에서 풍겨오는 짙은 알코올 향과 섞인 야릇한 살 냄새,
그리고 가슴팍을 사정없이 문질러오는 그 물컹한 감촉에 현석의 아랫도리는 이미 청바지가 터져나갈 것처럼 단단하게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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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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