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사랑-----5
나는 지치고 평범한 남편의 가면을 쓴 채 거실로 나갔다.
식탁 위에는 차돌박이 된장찌개가 차려져 있었다.
"맛있네. 역시 자기 손맛이 최고야.""많이 먹어, 여보."
내가 완전히 속아 넘어갔다고 믿는 아내의 눈빛을 보며, 나는 부드럽게 덫을 놓았다.
"근데 여보. 아까 낮에 처제랑 마트 갔을 때 뭐 맛있는 거라도 사 왔어?"
민주의 숟가락이 아주 미세하게 멈칫했다.
하은이가 낮에 마트 봉지를 들고 오다 나를 만난 콘셉트로 말을 맞췄으니, 당연한 알리바이 검증이었다.
"어? 아…… 마트? 그냥 별거 안 샀어.
하은이가 아이스크림 먹자고 해서 집 앞 마트에서 하드 몇 개 사서 집에서 먹었지.
왜?"
"아, 그래? 이상하네."
"……뭐가?"
민주의 목소리가 눈에 띄게 경직되었다.
"아까 내가 도어락을 누르고 문을 밀었을 때 안쪽 걸쇠가 잠겨 있었잖아.
자기는 욕조에서 목욕하다 잠들어서 몰랐다고 했고,
처제는 자기가 목욕 중이라 문을 늦게 열어줘서 밖에서 한참 기다렸다고 하더라고.
근데 처제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면 걸쇠는 풀려 있어야 정상 아니야?
사람이 집 밖에 있으면서 안쪽 걸쇠를 채워둘 수는 없잖아."
탁, 민주의 손에 들려 있던 숟가락이 밥그릇 모서리에 부딪히며 둔탁한 소리를 냈다.
아내의 얼굴에서 순식간에 핏기가 가셨다.
"그…… 그게 무슨 소리야,
여보? 아! 맞다, 내 정신 좀 봐.
내가 목욕 들어가기 전에 하은이 오면 열어주려고 문을 살짝 열어놨었거든?
근데 불안하니까 걸쇠를 미리 걸어둔 상태로 문을 아주 조금만 열어놨었나 봐.
그걸 하은이가 밖에서 기다렸다고 말한 걸 거야."
말도 안 되는 억지 변명이었지만 나는 더 추궁하지 않고 허허 웃어넘겼다.
위기를 넘겼다고 안도하는 아내의 조마조마한 얼굴을 보며, 내 머릿속에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기묘한 계산이 싹트기 시작했다.
'잠깐만…… 내가 왜 이렇게 화를 내고 있지?'
냉정하게 따져보자면, 두 사람이 레즈비언 사이라고 해서 내가 이 결혼에서 손해 볼 것이 없었다.
민주는 처가의 든든한 배경을 내게 가져왔고, 덕분에 내 명의의 30평형 아파트와 회사에서의 초고속 승진을 거머쥐었다.
만약 이 비밀의 주도권을 쥐고 내가 철저하게 갑(甲)의 위치에 선다면,
두 여자의 절박함을 담보로 이 결혼의 진짜 주인이 될 수 있었다.
더구나 하은이는 아내 못지않게 뛰어난 몸매와 미모를 가진 여자였다.
3년 전 연애 시절,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남몰래 망설였을 만큼 내 마음 한구석에 숨겨진 매력적인 이성이었다.
이 비밀을 이용해 판을 잘만 짠다면, 두 여자 모두를 내 손아귀에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뒤틀린 독점욕이 고개를 들었다.
| 이 썰의 시리즈 (총 38건) | ||
|---|---|---|
| 번호 | 날짜 | 제목 |
| 1 | 2026.05.22 | 위대한 사랑-----38 완결 (3) |
| 2 | 2026.05.22 | 위대한 사랑-----37 (1) |
| 3 | 2026.05.22 | 위대한 사랑-----36 (1) |
| 4 | 2026.05.22 | 위대한 사랑-----35 (1) |
| 5 | 2026.05.22 | 위대한 사랑-----34 (1) |
| 34 | 2026.05.22 | 현재글 위대한 사랑-----5 (2) |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Comments

Highcookie
1시간전
우리두부
키아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