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사랑-----13
민주는 안방으로 찾아오겠다던 하은이와의 약속을 저버린 채, 태연하게 부엌에서 두 사람을 위한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도마 위를 가볍게 두드리는 칼질 소리 사이로 나지막한 콧노래까지 흘러나왔다.
정말 몰랐던 걸까.
안방으로 찾아오겠다던 약속을 깜빡 잊었더라도,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하은이가 거실에 보이지 않는다면 가장 먼저 안방을 의심해 보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민주는 안방 문을 열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설계한 지독한 덫에 남편이 완전히 걸려들어 하은이와 엉켜있을 그 비참하고 적나라한 모습을 상상하며,
이 상황 자체를 기괴하게 즐기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 시각, 안방 침대 위는 서늘한 정적만이 감돌고 있었다.
죄인처럼 고개를 숙인 채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는 하은이의 젖은 긴 머리칼을 뒤로 천천히 쓸어 올려 주며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처제, 어젯밤은 정말 환상이었어."
내 입에서 흘러나온 뜻밖의 부드럽고도 서늘한 목소리에, 하은이는 번개를 맞은 사람처럼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녀의 눈동자가 거대하게 찢어지며 경악으로 물들었다.
"서…… 설마 형부, 안 주무셨던 거예요……?"
하은이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술을 바르르 떨며 되물었다.
방금 전까지 죄책감에 질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던 그녀의 얼굴에 극도의 혼란이 찾아왔다.
"내가 그깟 술 몇 잔에 잠들 것 같았어?"
내가 태연하게 미소를 지으며 읊조리자, 하은이는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어젯밤 형부의 몸 위에 올라타 밤새도록 쏟아냈던 그 노골적인 신음과 탐닉을
형부가 맨정신으로 다 받아내고 있었다는 사실보다, 더 근본적인 의문이 그녀의 뇌리를 스친 모양이었다.
치밀하게 준비했던 그 독한 약 기운이 어떻게 통하지 않았는지 계산이 서지 않는 눈치였다.
"아…… 처제, 지금 수면제 생각하는구나?"
나는 하은이의 흔들리는 눈동자를 빤히 응시하며 나지막하게 킥킥거렸다.
"그 수면제 말이야. 어젯밤에 아내가 타준 거, 둘이 안 보는 사이에 아내 잔이랑 교묘하게 바꾸어 놓았지."
"……!"
"자기가 탄 약에 자기가 취했으니, 지금쯤 건너편 작은방에서 골아 떨어져서 정신이 없을 걸.
봐, 아침이 밝았는데도 아직까지 안방에 안 찾아오는 거 보면 몰라?"
내 잔인한 확답에 하은이의 얼굴에서 순식간에 모든 핏기가 가셔 나갔다.
민주가 약속을 어기고 자신을 이 방에 홀로 방치한 이유가, 다름 아닌 형부가 놓은 역방향의 덫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자신들이 완벽한 포식자라고 믿었던 그 치밀한 시나리오가, 처음부터 내 손바닥 위에서 완전히 조각나 있었다는 진실 앞에
하은이는 거대한 무력감을 느끼며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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