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사랑-----27
방금 전까지 남편이 눈을 서슬 퍼렇게 뜨고 지켜보는 앞에서 진득하게 레즈 행위를 나누던 민주가,
언제 그랬냐는 듯 남편이 제조한 수박 폭탄주를 들고 아이처럼 기뻐하고 있었다.
이래도 되는 건가 싶어 하은은 머릿속이 온통 혼란으로 뒤틀렸다.
그렇게 넋이 빠진 채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데, 민주가 슬며시 하은의 손을 잡아당겼다.
"기집애,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고 있어?
이렇게 맛있는 수박 폭탄주를 두고 망설이면 수박 폭탄주에 대한 예의가 없는 거야."
하은은 어이가 없으면서도 보채는 민주의 행동에 입술을 달싹였다. '수박 폭탄주'라는 해괴한 이름은 난생처음 들어보는 단어였다.
애들 장난을 치는 것도 아니고, 눈앞의 두 부부가 천진난만하게 깔깔거리며 잔을 맞추는 모습은 비현실적일 만큼 어색했다.
"처제, 얼른 먹어봐. 진짜 쥑여준다니까."
남편의 능청스러운 권유에 하은은 어쩔 수 없이 둥근 수박 껍질 잔에 손을 댔다.
"처제, 이 수박 폭탄주가 어디에 좋은지 알아?"
"네? 어디에 좋다뇨…… 술이 몸에 좋은 게 어디 있어요. 약주도 말만 약이라고 뻔지르르하지, 많이 먹으면 위장병 걸리는데……."
"어? 처제, 그거 약주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야."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모욕은 무슨……."
"어허, 큰일 날 소리를 하고 있네. 이 수박주는 말야, 어디에 좋냐 하면 '망각주'라고 해서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방금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까마득하게 잊게 해주는 최고의 약주야."
그 말을 듣고 있던 하은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다.
정말 그런 술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마시고 싶었다.
아니, 지금 형부의 말대로 이 술을 마시고 나면
어젯밤의 밀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벌어진 모든 불길하고 질척한 일들을 전부 잊고 싶었다.
하은은 그런 복잡한 생각을 삼키며 수박 폭탄주를 들어 조심스럽게 입에 댔다.
수박 특유의 싱싱한 맛과 혀끝에 처음 와닿는 달콤한 향이 무척 감미로웠다.
크게 한 모금을 삼키자, 독한 기운 하나 없이 부드럽게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게 정말로 환상적인 맛이었다.
형부가 공들여 제조해 준 수박 잔 안의 술을 단숨에 다 마시고 바닥에 내려놓으니,
꽉 막혔던 속이 뻥 뚫린 것처럼 시원해졌다.
동시에 밤새도록 미안함의 족쇄처럼 자신을 채우고 있던 죄책감이 사르르 풀려나가는 듯했다.
"어때? 처제…… 한잔 더 줄까?""네, 형부. 저 한잔만 더 주세요."
"봐라, 이 기집애야. 내가 말했잖아, 얼마나 맛있는지."
민주가 옆에서 킥킥거리는 동안, 남편의 손에서 또 한 조각의 화려한 수박 잔이 뚝딱 완성되었다.
"이건 민주 거고, 처제 거는 내가 금방 다시 만들어 줄게."
민주가 붉은 수박 조각 잔을 들어 시원하게 한 모금 머금더니, 수박 껍질을 식탁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남편의 현란한 손놀림을 눈이 빠져라 지켜보고 있던 하은의 양 볼을 두 손으로 불쑥 받쳐 들었다.
하은이 미처 고개를 돌리기도 전에, 민주는 그대로 하은의 입술을 덮쳐왔다.
"읍……?!"
| 이 썰의 시리즈 (총 38건) | ||
|---|---|---|
| 번호 | 날짜 | 제목 |
| 1 | 2026.05.22 | 위대한 사랑-----38 완결 (1) |
| 2 | 2026.05.22 | 위대한 사랑-----37 |
| 3 | 2026.05.22 | 위대한 사랑-----36 |
| 4 | 2026.05.22 | 위대한 사랑-----35 |
| 5 | 2026.05.22 | 위대한 사랑-----34 |
| 12 | 2026.05.22 | 현재글 위대한 사랑-----27 |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시드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