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사랑-----24
술잔이 한 두 잔 건배로 이어지는 동안, 하은은 지금 이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혼을 내든 짜증을 내든 뭔가 속 시원하게 해결이라도 하고 편하게 술을 마시든지 해야 하는데,
부부는 계속해서 묘한 침묵과 눈치만을 보게 만들었다.
그런 아슬아슬한 와중에도 민주와 형부는 쉴 틈 없이 하은에게 술을 권했다.
차라리 정신을 잃고 싶었던 하은은 권할 때마다 넙죽넙죽 잔을 받아 채웠고,
목구멍을 타고 연거푸 흘러든 독한 알코올로 인해 슬슬 가쁜 취기가 머리끝까지 올라왔다.
'그래, 뭐 인생 뭐 있나. 될 대로 되라지…… 남녀가 서로 사랑하는 게 뭐가 그렇게 큰 죄라고…….'
하은은 반쯤 풀린 눈으로 혼잣말처럼 작게 중얼거리며 다시 한번 술잔을 입에 댔다.
끈적한 취기가 온몸의 긴장을 느슨하게 풀어줄 무렵, 맞은편에 있던 민주가 조용히 그녀를 불렀다.
"하은아……."
술이 완전히 취할 동 말 동 하던 찰나였지만,
민주의 지독하리만큼 차분하고 나지막한 부름에 하은은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으며 술이 확 깨는 듯했다.
'그래…… 이제야 올 것이 왔구나.'
차라리 미친년이라고 손가락질해도 어쩔 수 없고, 씨발년이라고 욕을 하며 뺨을 매섭게 때려도 달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이 무서운 순간에 눈앞에 독한 술이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술 기운이 돌고 있으니 덜 창피할 것이고, 술을 들이부었으니 민주가 사정없이 뺨을 때려도 덜 아플 테니까.
하지만 민주는 서두르지 않고, 다시 한번 그 가라앉은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불렀다.
"하은아."
하은은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압박감에 입술을 바짝 깨물었다.
이년이 혼을 낼 거면 제발 빨리 혼을 내지,
저렇게 부드럽게 부르니까 속에서 죄책감이 수십 배로 불어나 더 미안해지잖아,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며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다.
바로 그때, 민주가 슬며시 식탁 의자에서 엉덩이를 옮기더니 하은이의 옆자리로 바짝 다가와 앉았다.
단숨에 좁혀진 두 여자의 거리감 사이로,
아침부터 이어지던 묘한 라벤더 입욕제 향기와 질척한 정욕의 열기가 거실의 불빛 아래서 다시금 끈적하게 엉켜 들기 시작했다.
하은은 바로 곁에서 느껴지는 민주의 숨소리에 어깨를 파르르 떨며 주먹을 꽉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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