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없음....5
어젯밤의 그 모든 소동을 철저하게 현석의 탓으로 돌린 덕분인지, 지수의 행동은 오늘따라 유난히 더 태연했다.
어색해하며 눈길을 피한다거나, 일부러 현석을 멀리하려는 듯한 어설픈 거리감 따위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었다.
지수는 평소와 완전히 똑같이 얄미운 장난을 걸어오기도 하고, 밥그릇 위에 반찬을 툭 얹어주는 다정한 누나의 모습 그대로였다.
하지만 현석은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눈앞에서 숟가락을 놀리는 누나의 새하얀 목덜미와 셔츠 깃 사이로 힐끗거리는 쇄골을 볼 때마다,
어젯밤 제 손바닥 가득 차올랐던 누나의 터질 듯한 엉덩이 볼륨과 등이 터져나가라 밀착해오던 그 묵직한 가슴의 감촉이 머릿속을 사정없이 헤집어 놓았다.
지수를 마주할 때마다 굳어지는 얼굴과 삐딱하게 나가는 말투는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식탁 너머로 현석의 굳어버린 안색을 살피던 지수가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턱을 괴었다.
그러고는 장난기 가득한 눈으로 생글거리며 현석의 속을 긁었다.
"현석이 너 무슨 일 있냐? 갑자기 나한테 왜 그래?"
"응? 내… 내가 뭘……?"
"마치 무슨 큰 죄 지은 사람 마냥, 왜 아까부터 자꾸 내 시선을 피하냐고."
정곡을 찔린 현석은 마른침을 삼키며 목소리를 높였다.
"누… 누가 피한다고 그래?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그러니까! 죄짓지 않았으면서 꼭 죄지은 사람 마냥 내 눈치나 슬금슬금 보고 말이야.
아~ 알았다!"지수가 손가락을 탁 튕기며 현석을 향해 음흉하게 눈을 가늘게 떴다.
"어제 누나 팬티로 자위하다가 걸려서 그러는구나? 괜찮아, 괜찮아 임마! 누나는 다 이해해.
한창 젊은 남자가 그 끓어오르는 젊음을 주체 못 하고 그럴 수도 있지, 안 그래?"지수는 마치 대인배라도 된 양 허허 웃으며 현석의 어깨를 툭툭 쳤다.
현석은 밀려드는 수치심과 복잡한 감정에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지수의 잔인한 위로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래 누나는 누나라서 다 이해해 준다지만, 다른 여자들 거는 절대 안 된다? 알았어?"
"헐……. 내가 미쳤다고 다른 여자들 팬티를 건드려?"
현석이 어이없다는 듯 기가 차서 내뱉자, 지수는 기다렸다는 듯 한술 더 떠 얄밉게 웃어 보였다.
"하긴 그렇지? 이렇게 예쁘고 몸매 좋은 누나를 눈앞에 두고, 다른 여자한테 눈 돌린다는 게 말이나 되겠어?"
머리를 쓸어 넘기며 은근히 제 몸매를 과시하는 지수를 보며 현석은 기가 막혔다.
정말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누나의 순수한 고집인 걸까,
아니면 저 능구렁이 같은 가식 너머로 동생을 완벽하게 제 손바닥 위에 올려두고 조롱하는 걸까.
하지만 지수의 뻔뻔한 장난 덕분에 거실을 감돌던 팽팽한 긴장감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현석은 억울한 변태 취급을 당하면서도, 누나의 그 부드러운 살결이 주는 자극에 아랫도리가 다시금 묵직하게 뻐근해지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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