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덫에 걸린 아내 2

않는다."
"거, 겉옷은요?"
"상의는 네년이 편한 복장으로 해라."
"감사합니다."
"흐흐! 그렇지만 아랬도리는 무릎에서 40cm 올라가는 짧은 미니로 한다."
"흑! 너, 너무 짧아요. 엄마도 오실건데....조금만 용서해 주세요."
나는 아내의 굴종적인 태도에 이제는 분노보다 알 수없는 흥분감이 밀려와 점점 몰입된 채 한마디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귀를 가까이 했다.
"용서?"
"예, 제발, 너무 짧아서 거, 거기가 보일 거라고요."
아내의 음성은 흐느끼는 듯 간절했다.
"흐흐! 그럼, 벌칙으로 이십대의 페널티를 각오 해야한다."
"감사합니다."
천부장의 느끼한 말에 아내의 음성은 구세주를 만난 것처럼 활기를 띠었다.
"이봐들, 개보지가 조금만 용서를 해달라는데 얼마로 정할까?"
수화기 너머로 부서원들의 의견을 묻는 천부장의 천박한 음성이 들렸다.
"하하! 정해진거다 이년아."
이윽고 여론이 정했졌는지 아내를 찾는 천만복의 음성이 들려왔다.
"30cm미니야. 더 이상은 안돼. 그리고 네년 에미하고 아이는 식사를 마칠때까지 알아서 내 보낸다. 알았어?"
"알았습니다. 부장님."
"...."
"...."
계속해서 아내에게 자질구레 한 것까지 지시를 하는 천부장의 수화음을 뒤로하고 나는 다시 평상복을 벗고 원래의 바지로 갈아 입은 다음 베란다를 통해 이웃집 담을 넘어 골목으로 빠져 나왔다.
덫에 걸린 아내2
골목을 빠져 나와 근처 공원의 벤치에 주저 앉은 나는 불과 몇십분전까지 천하라도 얻은 것처럼 행복에 잠겼다가 비참하게 추락한 현재의 상황에 대해 제발 꿈이기를 바랐다. 그러나, 천사처럼 순수하고, 착하고 현숙한 아내에게 이년아는 보통이고 개보지까지, 형편 없이 폄하하던 천부장의 느끼한 음성을 떠올리는 순간, 지금부터 내가 어떻게 해야하나 궁리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마음을 다잡은 나는 근처에 초등학교때 짝꿍이었던 동창이 운영하는 약국이 있는 것을 떠올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머! 지금 한참 근무시간일텐데 기남이가 왠일이니?"
원래 새하얀 얼굴에 화사한 모습으로 인기가 많았던 동창 윤혜미는 약국에 들어서는 나를 보자 안경 너머로 활짝 웃음을 지으며 반겼다. 그러나 혜미도, 눈가에 주름이 진 모습이 보이고 이제 어느덧 삼십대 후반임을 실감하게 했다.
"어머! 수면제하면 보통 술포날이나 페노바르비탈인데, 그걸 중화시키는 약재는 반드시 처방전이 있어야해. 그런데 뭐 할려고 해?"
"응, 내가 회사 물품 홍보를 하기위해 이벤트로 전공을 살려 연극을 하기로 했어. 그러니까 그냥 조제해주면 안되는 것이야? 혜미야."
"호호! 네가 평소에 연극을 했던 게 회사에서 그래도 도움되나 보네?"
정색을 했던 혜미는 비로소 내말에 수긍하며 약을 조제해 줬다. 나는 혜미로부터 수면제와, 중화제의 부작용과 나타나는 현상들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조제해준 약을 주머니에 단단히 갈무리한 나는 꽃집에 들러 꽃바구니를 사서 들고 집으로 향하면서 마음을 다 잡았다.
지금부터 정신 차리자. 명기남.
현관에 선 나는 길게 심호흡을 한 다음 초인종을 눌렀다.
"명서방인가? 어서 들어오게."
"장모님, 오셨어요? 하늘 엄마는요?"
그새 장모가 와서 나를 반갑게 반겼다. 나는 몸이 좋지 않은 장인 뒷바라지로 고생을 하는 장모의 얼굴을 바라보며 인사를 한 다음 부러 큰소리로 아내를 찾았다.
"하늘아빠 왔어요?"
"숙아, 이거 어때?"
"어머머! 예뻐요. 하늘아빠."
화사한 장미꽃 바구니를 소중한 보물을 받듯이 건네 받는 아내의 모습은 눈부시기만 했다. 옅은 화장에 잘 어울리는 물기 머금은 긴 속눈썹에 어우러진 커다란 눈동자에 이어 미소 짓는 뽀얀 얼굴은 바로 천사의 모습이었다.
아내가 탄력이 넘치는 오동통한 작은 입술을 열자 가즈런히 드러나는 순백의 새하얀 치열, 그리고 길고 가는 목과 조화된 둥그스름한 상반신의 아내 모습에 절로 편안해지는 내모습에 안도하는 순간 움찔했다.
아!
아내가 천부장의 지시를 받던 아까의 상황을 떠올리고 아내를 위아래로 재빨리 훑었다. 역시 천부장의 지시대로 뒤로 크게 땋아 내린 머리칼이 우선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가슴어림까지 얼핏 보이는 베이지 스웨터에 에어프런 복장은 언뜻 발랄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안도감이 들었던 것도 잠깐 아내의 하체를 보며 무너졌다.
허벅지가 훤히 드러나는 초미니에 순백의 새하얀 주름 스커트의 복장, 고기비늘처럼 윤이 나는 살색의 스타킹은 그런 아내의 늘씬한 각선미를 강조했다. 나는 아찔했지만 천연덕스럽게 한마디했다.
"흐흐! 우리여보 지금 이렇게 보니까 내가 처음 봤던 처녀때 같아."
"어머! 엄마도 있는데 못하는 소리가 없어. 호호!"
그런 나와 아내를 흐뭇한 모습으로 바라보는 장모에게는 왠지 미안했지만 나는 작정한대로, 오늘 끝까지 연극을 하기로했다. 내 속마음은 엄청나게 쌓인 분노와 함께 쓰라렸지만 아무리 아내가 이년아로 폄하되는 형편 없는 창녀라도 잃고 싶지 않은 간절함 때문이기도 했다. 그만큼 나는 아내를 죽도록 사랑했던 것이다.
"하늘엄마, 내가 뭐 부터 도와 줘야 할까?"
"명서방, 우선 옷부터 갈아입고 점심도 못먹고 왔을텐데 뭐라도 먹어야지."
"조금 있으면 많이 먹을 텐데 조금 참죠 뭐. 허허!"
"그럼 하늘 아빤 바다나라가서 회를 떠다 줄래요?"
간편한 복장으로 갈아 입는 나에게 하는 아내의 말에 나는 시원하게 대답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늘엄마."
"호호! 당신은? 회뜨고 남은 매운탕꺼리도 포장해달라 하세요."
"명서방이 아주 신났네. 그래."
활기찬 내 태도에 한참 싱크대에서 준비하던 아내가 나를 보며 한 손으로 입을 가리며 미소를 지었지만 커다란 눈망울에 얼핏 젖어든 모습이 눈에 뜨인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그러나 여전히 아내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순간 시린듯한 아내의 모습에 나는 이내 눈을 돌려 밖으로 나섰다.
"허어! 명과장, 이사람 손님들 초대해 놓고 이제야 나타나는가?"
"아! 예, 이사님, 그리고 부장님 오셨습니까?"
"어머! 저희들도 왔어요."
"어! 아영씨하고 서대리도 왔구만, 많이들 들어. 그런데 표차장님은?"
"조금 있으면 오실 거예요. 어머! 저기 오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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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날짜 | 제목 |
1 | 2025.10.18 | [펌]덫에 걸린 아내 32(완결) |
2 | 2025.10.18 | [펌]덫에 걸린 아내 31 |
3 | 2025.10.18 | [펌]덫에 걸린 아내 30 |
4 | 2025.10.18 | [펌]덫에 걸린 아내 29 |
5 | 2025.10.18 | [펌]덫에 걸린 아내 28 |
32 | 2025.10.18 | 현재글 [펌]덫에 걸린 아내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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