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덫에 걸린 아내 23

"유대리왔어?"
"예, 이사님."
"이리와, 사장한테도 인사를 해야지"
강이사의 안내에 따라 정숙은 전에 이병학사장과 많이 닮아 보이지만 아직 여드름도 다 사라지지 않아 치기어려 보이는 이혁진을 향해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유정숙이라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순간 혁진은 놀랐다.
신선한 이미지와 달리 약간은 선정적인 여사원의 도드라져 젖은 작은 입에서 터져 나오는 꾀꼬리 같은 음성에 눈을 치켜 떳다. 자신의 영혼까지 깨우는 맑은 음성이었다. 여사원의 신선함에 감히 마주 보는 것은 고사하고 계집처럼 얼굴을 붉힌 채 대답도 못하고 눈을 아래로 향한 순간 혁진의 입은 절로 벌어졌다.
아!
빨간 미니스커트에 감싸인 정숙의 하체가 눈앞에 가득 들어왔던 것이다. 커다란 히프를 간신히 가린 타이트한 스커트 아래 고기비늘처럼 윤기 흐르는 살색의 스타킹에 싸인 늘씬한 각선미, 그리고 스커트의 색깔에 맞춘 굽 높은 빨간 하이힐은 육감적으로 보였다. 순간 혁진의 아랫도리는 불끈 솟아올랐다.
"하하! 이사장, 유대리는 해성의 꽃이랍니다. 거래처며 주변에서 탐내는 놈들이 여간 많지가 않아요.
"그, 그래요?"
"하하! 그렇지만 내가 회사의 발전을 위해 다 알아서 처리해나갈테니 이사장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그냥 사장실을 지키세요. 전에 사장이던 병학이와도 그렇게 허물없이 지내왔으니까~요. 하하!"
"~ 아~ 예, 아저...아니 이사님!"
혁진은 자신을 향해 능글맞게 웃음을 머금은 강이사가 어렵기만 했다.
존대도 아니고, 그렇다고 반말도 아닌 강우재의 어투는 부친과 친구사이라는 것을 상기시키며 노련하게 위압적인 분위기로 혁진을 압도했다. 아무리 바지사장이라고 그래도 명색이 대표이사인데, 모델을 해도 좋을 만한 늘씬한 신체를 가진데다 어깨를 덮을 것 같은 긴 흑발을 단정하게 틀어 올려 갈무리한 여직원 앞에서 강이사로부터 ~해라하는 말을 듣자 혁진의 얼굴은 붉어졌다.
"유대리, 이제 사장한테도 인사를 했으니 밖으로 나와 업무를 봐야지!"
"예, 이사님."
이제 절차를 마친 강우재는 불콰해진 혁진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두 사람이 사장실을 나서는 순간 제각기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던 직원들이 일제히 정숙의 얼굴을 주시했다.
"안녕하세요? 부장님... 표차장님도 안녕하세요?"
"유대리 왔어?"
"하하! 유대리가 출근하니 회사가 확 밝아지는 느낌이야."
표차장에 이어 천만복이 호쾌한 웃음과는 달리 느끼한 음성으로 정숙에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부장님."
"나는 아는 척도 안 하네."
"그러게, 영은 언니."
"그게 아냐. 서대리, 아영아, 미안해!"
일단 사내의 상사들인 사내들과 인사를 하느라 소홀히 한 틈을 타 서영은의 투정어린 말투는 짐짓 정겨워 보였으나 안경너머의 눈은 섬뜩하리만치 표독했다.
"허어~! 유대리, 서대리라니?"
"...?"
강이사의 날카로운 지적에 정숙은 얼른 이해를 못하고 강우재의 얼굴을 봤다.
"마침 과장자리가 공석이어서 오늘부로 서영은이 과장으로 진급했단 말이다. 서과장한테 사과해."
"아! 예, 이사님. 서~ 과장님, 죄송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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