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사랑-----16
형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부엌에서 민주의 목소리가 안방 문틈을 넘어 날카롭게 들려왔다.
"여보~ 하은아~ 아직 안 일어났어? 얼른 나와서 아침 먹자."
이게 무슨 일인지 하은은 눈이 동그랗게 떠져서 나를 쳐다보았다.
원래대로라면 민주가 화를 내며 들어와야 할 타이밍에 밖에서 밥을 먹자고 소리치고 있으니 머릿속이 복잡해진 모양이었다.
나는 아랫입술을 슥 내밀고 양손을 벌리며 어깨를 으쓱했다. 나도 도통 모르는 일이라는 시치미 뚝 뗀 표정이었다.
"이…… 이게 아닌데…… 미…… 민주가…….""민주가 뭐? 안방에 들어오기로 약속했는데 깜빡 잊은 것 같다고?"
"어? 그…… 걸 형부가 어떻게 알죠? 설마 민주와 대화 나눈 거 엿들었나요?"
하은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캐물었지만, 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태연하게 아니라고 잡아뗐다.
"그럼요?""일단 우리 나가서 아침 먹자. 민주 기다리겠다."
내가 옷을 집어 들고 입기 시작하자,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하은도 허둥지둥 따라서 옷을 챙겨 입었다.
방 문을 열고 나서는 내 등 뒤를, 하은은 마치 민주에게 씻을 수 없는 큰 죄라도 지은 것처럼 몸을 숨기며 졸졸 따라 나왔다.
식탁에 앉을 때까지 고개도 들지 못한 채 민주의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하는 하은에게, 민주가 찌개 국자를 내려놓으며 툭 한마디를 던졌다.
"야~ 이 기집애야. 뭐가 그렇게 죄지은 인상을 하고 있어?"
"아…… 아니, 그게 그러니까 네가 아침에 안방 들어오기로 해놓고 안 와서……."
"안 와서 뭐? 그래서 내 신랑이랑 그랬어?"
민주가 장난치듯 슬쩍 화난 표정을 지었다.
하은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충격에 말을 완전히 더듬기 시작했다.
밤새 연극이 아니라 진짜로 형부의 정액을 자궁 깊숙이 받아내며선 넘은 짓을 저질렀으니,
아내의 장난 섞인 추궁에도 뼈가 저린 것이다.
"미…… 미안. 그게 그러니까 정말 할려고 한 건 절대 아닌데…… 그게 그러니까……."
"됐어, 애써 변명 안 해도 돼."
"아…… 아냐! 정말 내가 형부를 뺏으려고 마음먹은 건 절대 아니야!"
"알아, 이 기집애야. 그러니까 그냥 밥이나 먹어. 밤새워 그짓 하느라 얼마나 배고프겠냐?"
민주가 상상을 초월하는 태연한 반응을 보이자, 하은은 이제 상황 파악이 전혀 안 된다는 듯 민주와 내 눈치를 힐끔힐끔 살폈다.
손가락이 굳어 젓가락으로 밥그릇만 깨작깨작 움직일 뿐이었다.
나는 그 모든 광경을 보면서도 완전히 못 본 체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아내에게 회사에서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건넸고, 민주 역시 내 말에 맞장구를 치며 환하게 웃어주었다.
그러다 하은이 밥을 깨작거리는 모습을 볼 때면,
민주는 한쪽 입으로 바람을 비스듬히 들이켜며 아이에게 경고를 주듯 한 번씩 눈치로 하은을 놀려댔다.
그때마다 하은은 자신이 지은 죄가 마음에 걸려 놀란 듯 몸을 흠칫흠칫 떨었다.
하은은 도저히 민주의 시선을 견디기 힘들었는지, 내 옆자리에 앉아 내 몸 뒤로 상체를 피하며 은근슬쩍 숨으려 했다.
나는 기다렸다는 듯 하은의 가녀린 어깨를 내 품으로 따뜻하게 감싸 안으며, 맞은편의 아내를 짐짓 나무라듯 말했다.
"왜 그래? 밥 잘 먹는 우리 처제한테 자꾸 무섭게 눈치를 주고 그래."
마직 내 어린아이를 옆에 앉히고 돌보듯 다정하게 감싸 안는 나의 손길에, 하은은 또 한 번 놀란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지금쯤이면 민주 앞에 무릎이라도 꿇고 사죄해도 모자랄 판인데,
도리어 자신을 완벽하게 보호하고 아내의 공격을 막아주는 형부의 존재가 의아해 죽겠다는 눈치였다.
그렇게 하은은 나를 구원자처럼 바라보며, 자꾸만 내 품속으로 깊숙이 파고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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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호 | 날짜 | 제목 |
| 1 | 2026.05.22 | 위대한 사랑-----38 완결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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