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탕] 새엄마랑 내얘기 ㅡ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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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전
그렇게 후끈!했던 수능을 치르고 룰루랄라 학교로 향했는데 다음날이었는지 뭔지는 기억이 안나.
전부터 애들이 수능끝나면 학교 안나와도 결석처리 안된다, 나올필요 없다 그런 얘기를 듣긴 했는데, 나는 아줌마누라가 있기에 불가능 한거지ㅠㅠ
그래두 뭐, 그렇게 싫지는 않았어. 꼬맹이들 노는거 구경하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었거든.
3층까지 올라가서 복도에 딱 들어섰는데, 갑자기 전날 그냔 생각이 팍! 나는거야.
내가 한 말이 있잖아. 이것보다 더 한것도 해주는 애인 있다고.
이냔이 차인게 기분나쁘다고 입을 나불거리지 않았을까 존나 긴장했었다.
전편에서 빠트린 얘기가 있는데
‘내 애인은 이것저것 다 해주는데, 니는 여기서 벗을수 있냐. 그사람은 다 해준다“
이렇게 말했었거든ㅠㅠㅠㅠㅠㅠ
그러니 내가 얼마나 쫄았겠어.
저냔이 복수심?에 존니 떠벌리지 않았을까 걱정했었다. 진심으로ㅠㅠ
ㅅㅂ 교실앞에 딱 섰는데 다리가 안움직여. 근데 ㅅㅂ 애들이 왔다갔다 하는게 보이는데 거기서 멈추면 이상할거 아냐.
존나 쿨하게 들어가서 대가리 쳐박고 엎드려서 자는척 하며 ㅎㄷㄷ 떨었다ㅠㅠ
어디서 봤던 대사인가 이야기 인데, 사람이 시각을 잃으면 후각 혹은 청각이 크게 살아 난다더라.
그순간에 후각은 개나 줘버리고 청각이 엄청나게 발달하더라ㅠㅠ
애들이 떠드는 소리 뛰는 소리 숨쉬는 소리까지 다 들리더라.
그런건 무시하고 그냔 목소리가 들릴까 존내 긴장하면서 그냔 자리쪽으로 청각을 집중했다.
근데 의외로...아니 다행이도 별일 없었음.
수업이라고 쌤들이 돌아가면서 들어왔는데 하는 얘기는 똑같고, 수업도 안함.
어차피 수업시간에 듣지도 않았지만, 자기들 경험이랍시고 이거저거 얘기해 주는데 그것도 안들리지.
곁눈질로 그냔만 힐끔힐끔 쳐다 봄.
점심시간 전에 학교 끝남. 3교시하고 끝난걸로 기억. 4교시까지 했던가. 아무튼.
아니 이럴꺼면 왜 오라고 한건지 도저히 이해 못하겠더라, 더욱이 저냔이 있는데ㅠㅠ
버스타러 가면서도 깜빡 한것처럼 ‘아! 맞다!’이러면서 뒤쪽으로 돌아서서 올라가는 척 했는데, 그냔 없음.
버스 타서도 눈깔 존니 굴렸는데 안보임.
그렇게 집까지 오는데 엄청나게 긴장했다.
심지어 엘리베이터 열리면 문앞에 있을까봐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존니 안도하면서 벨 눌렀는데 아무 반응이 없더라.
그냥 비번 눌러서 들어갔는데, 순영이가 없는거야.
마트갔나? 이러면서 그냔 생각은 싹 사라지고 전날 일이 므흣했던게 떠오르기에 상상하며 내방에 가방 갖다놓고 옷 갈아입고 거실로 향하는데
“아아아아악!!”
순영이 비명소리에 존나 깜짝 놀람. 진짜 무서워서 뒤지는 줄. 진짜 그땐 내인생 최고로 놀랬을때다.
순영이가 홀딱벗고 방문앞에 서 있더라.
“하아! 깜짝이야!?”
순영이는 더 놀랬는지 선채로 몸을살짝 웅크린채 덜덜 떨면서 가쁜 숨만 내쉬고 있더라.
“아...뭐야, 진짜?! 괜찮아?”
“하아...어..응...언제 왔어요..”
말하는게 정말 숨이 넘어간다? 그런 느낌에 거의 울거 같더라ㅠㅠ
“방금...집에 있었어?”
“어어...어...하아, 진짜 나...”
갑자기 순영이 완전 울상이 되더라. 몸을 덜덜 떠는게 얼음물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더라.
그모습에 놀래서 팔을 잡아줬더니, 갑자기 방으로 훅 들어가면서 문을 닫더라.
머야ㅡ_ㅡ? 이러고 방에 따라서 들어갔는데, 침대너머 옷장앞에 쭈그려 앉아서 속옷 찾는 것 같더니
엉덩이가 내쪽으로 향해서 다 보이는데, 허리를 숙이고 급하게 팬티를 입더니 가슴을 가리고 침대위에 있던 어제 그 원피스 치마를 입더라고.
새삼스럽게 뭘 가리는건지 이해가 안되는 상황.
“괜찮아요?”
“어어...괜찮아요..”
이러면서 다가오다가 날 툭 밀치더니
“...나 물좀...”
이러면서 밖으로 나가더라고.
나도 그냥 따라나가서 쇼파쪽으로 왔는데, 앉지는 못하겠고 그냥 쳐다만 봤어.
원래 순영이가 차가운 물은 안마셔, 항상 따뜻하게. 어쩌다 가아아아아아끔. 미지근 하게.
근데 그날은 냉수만 잔뜩 따라서 벌컥벌컥 마시더니, 얼음까지 내려서 와드득와드득 깨물더라.
그리고선 한숨을 길게 내뱉으면서 멍한채로 서있다가 날 쳐다보더라.
“미안해...안놀랬어요...?”
“놀래긴 했는데...자기가 더 놀랜거 아냐...?”
그냥 코로만 숨쉬는 소리가 들릴만큼 숨을 내쉬더니 고개만 끄덕이더라고.
“아니 뭐야, 홀딱 벗고...”
흐으음. 흐으음. 이런 소리를 내면서 혼자서 숨을 고르더니 가슴에 손을 얹고 내쪽으로 오더니 쇼파에 앉는거야.
그냥 멍하니 쳐다만 봤다.
그리고 그대로 있다가 나를 한번 쳐다보더니 안아 달라는 듯 팔을 벌리더라.
한발짝? 정도 움직여서 목을 감싸안았지. 순영이도 내 허벅지? 엉덩이? 쪽을 꽉 끌어안았고.
그럼 순영이 얼굴이 어디있게?
내 똥배쪽. 뭘 상상함?
“아니...왜 그러고 있었는데요...?”
“씻었어..”
“아니..그러니까...씻었는데 왜그러고 있냐니까...”
얘기를 들어보니, 샤워를 하고 나와서 옷 입기전에 물한잔 마시려고 했는데 뭔가 ‘씨~이~커먼게’ㅡ_ㅡ 다가오고 있더란다;;;;;;
진심 다가간적 없는데, 더군다나 내 피부가 누나 만큼은 아니지만 뽀얗거든ㅡ_ㅡ?
누나가 팔을 빼길래 옆에 앉았더니 바로 목을 껴안더라고.
존니 귀엽지 않음?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존니 설레고 귀여웠다.
“지인짜. 무서웠어요오”
이게 표현을 어찌해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쉽게 조선족 사투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높낮이가...어찌 표현할 방법이 없다.
여하튼.
“미안..밖에 나간줄 알았지..”
이러면서 등만 토닥여 줬었다. 한참을 말이야.
“왜이렇게 빨리 왔어요?”
어....?
솔직히 기억은 잘 안나는데, 내가 분명 점심시간에 끝난다고 말한 것 같거든.
근데 그 ‘점심시간’이 점심시간 전에 온다고 얘기 했던거 같은데, 누나는 ‘점심먹고 온다’ 그렇게 생각한거 같나봐.
그거에 대해서 제대로 얘기하지 않았지만, 얘기하다보니 그렇게 서로 헷갈렸다. 라고 생각 했었거든.
“이제좀 괜찮아...?”
후호오오후이~
뭐 이런식으로 숨을 길게 내쉬었는데, 아 진짜. 이런 소리 표현하는거 드럽게 힘들어!!
아무튼 그렇게 몇 번 숨을 내쉬고 응, 괜찮아요. 이랬었다.
“근데 왜...날도 추운데 갑자기 샤워야....”
아무말도 안하고 가만히 있더라.
“...어?..나갔다 왔어...?”
“학교 빼먹은거야?”
“아 머래. 다 끝나고 왔는데...”
“진짜...?”
“아. 참!! 누구한테 잔소리 들을려고오~”
툴툴 대면서 말했더니 쳐다보며 히이~잘했네. 이러면서 고개들어 쳐다보더라.
“어제 그 친구는 안만났어?”
아주 찰라의 순간에 ‘어제?친구? 무슨말이지?’ 라고 생각했는데 곧, 아차! 싶더라.
그날 학교에서도 그냔 신경쓰면서 집까지 왔는데, 그순간엔 진짜 그냔에 대한 전날에 기억이 싹 사라졌었다.
“아, 뭐냐아~ 쌩뚱맞게. 갑자기 걔 얘기가 왜 나와~?”
그때 처음으로 그말 꺼낸걸 후회했다. 그게 걔말 한거에 대한 첫 번째 후회ㅠㅠ
“말돌리지 말고...”
정작 말은 내가 돌렸지ㅋㅋ
“..갑자기 뭔 샤워냐고..”
잠시 가만히 있던 순영이가 말해도 돼? 그러더라.
“죄졌냐? 뭘 말해도 돼야ㅡ_ㅡ?”
다시 히이~웃으면서 고개숙여 내가슴에 머리를 툭 치면서 들어오더라.
“자기 올때되서...”
응....응ㅡ_ㅡ? 응? 응? 으으으응????
순간, 무슨 말 하는지 알거 같기도 하더라. 지난 몇 개월간의 일들이 0.1초도 안되서 파파박 지나가더라.
사실 나도 한번쯤 물어보고 싶었던게 있었는데, 그게 맞구나 싶더라.
그래, 순영이랑 그렇게 관계가 바뀌면서부터 학교갔다 오면 무조건 들이댔다.
- 좆고딩이잖아ㅠㅠ
들이대고 들이대고 또 들이댔다.
- 좆고딩이니까ㅠㅠ
그럴때마다 순영이는 먼저 씻어. 우선 씻어. 씻고 와. 이거 였거든. 그래도 들이댔었다.
- 좆고딩이기 때문에ㅠㅠ
투덜대며 씻을 때, 왜 지는 안씻어. 이러기도 했었거든.
그때 짐작한게 나랑 이럴줄 알고 미리 씻었나? 후훗! 이거였거든. 근데 그걸 물어 볼수는 없었던거지. 짐작만 할뿐.
그때 순영이가 그러더라.
집에만 오면, 내가 자꾸만 그러는데 안된다고 강하게? 말 했었던적 몇 번 있었는데, 그때는 자기가 안씻었을 때 였었고, 그렇다고 씻고 온다고 말하는게 부끄러웠다고.
그래서 언제부턴가 내가 올때쯤 됐을땐 먼저 씻고 있었다고.
근데 오늘은 이렇게 빨리 올줄 몰랐고, 진짜 아까는 너무 놀래서 자기가 죽은건 줄 알았다고 그랬던가 하여간 엄청 무섭다고 표현했음.
‘이사람 이제 나만 보는구나. 내 기준으로 사는구나’
진짜 이렇게 생각했다. 너무너무 행복했다.
근데 그런표현은 못하겠더라. 정말 너무너무 고맙고 행복하고 귀엽고 사랑스럽고 이쁜데, 그런 표현은 죽어도 입밖으로 안나오더라ㅠㅠ
그런 고백?을 듣고나니 나도 좀 민망해 지는데,
“아...챙피하다..”
이러고는 꼭 끌어안고 머리를 내가슴으로 계속해서 파고드는데, 이상하게 점점 밑으로 내려가는거야ㅡ_ㅡ
일부러 그런건 아니고, 힘을주다보니 어정쩡한 자세 때문에 그렇게 되버림.
더 민망해 지더라;;;;
그렇게 본의아니게 슬슬 내려가니까 누나도 힘을 주면서 멈추려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래도 준혁이를 향해 살살 내려감;;;
“밥은?!”
갑자기 고개를 확 드는데, 자꾸만 내려가는게 신경쓰여서 나도 고개를 살짝 숙였거든.
그순간 진짜 부딪칠뻔, 머리카락이 턱, 입, 코에 휙 스쳤는데 순간 놀랬었다.
“어어?...아직. 누나랑 먹을라고”
“진짜?”
순간 또 장난기 발동.
“아니...솔직히 어제 걔랑 먹고왔어ㅋㅋㅋㅋㅋ”
이랬더니, 팔을 찰싹 때리면서 진짜야?! 이러더라.
“아이, 자꾸 누나가 걔얘기 하니까 그런거잖아...그런말 좀 하지마...”
이러면서 맞았던 팔을 비비는데 한참을 쳐다 보더니 갑자기 확 밀치더라.
양팔을 앞으로 하고 있어서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내가 너무 쉽게 뒤로 넘어감;;;;;
그리고 누나가 내위에 후다닥 올라오더니 표정을 싸악 바꾸고 쳐다보는데 순간 내가 실수했구나 싶더라고.
“말해봐..누나야 뭐야?”
“어?”
무슨말이지? 하고 대가리 굴려봤다.
“내가 누구냐고....?”
무슨 말을 하는건지, 무슨 대답을 해야하는건지.
생각이란걸 해야하는데 정말 아무 생각도 안나고 누나만 쳐다봤다.
“...내가 ‘그냥’ 누나야...?”
아! 그제서야 무슨말 하는지 알겠더라.
‘내가 누구냐고’라고 물었을땐 순간 좀 무서웠다. 너 내가 어떤사람인줄 모르지? 뭐 그런 뉘앙스였거든. 나한테는ㅠㅠ
안도감에 긴장이 풀리더면서 하아아아아아. 하고 숨을 내쉬었었다.
“내 여보...누나도 되고 순영이도 되고 자기도 되고...그냥 다 내꺼^_______________^”
이러면서 쳐 웃음.
- 존나 유치하지? 다 그런거다. 횽들은, 난 안그랬다, 그런짓 안하다. 라고 자신할수 있음?
그제서야 누나가 웃으면서 이쁘네 이러면서 뽀뽀해 주더라ㅋ
연애할땐 다 그런거야. 짜증들 내지 말어 횽들.
이게 상황을 떠나서 빠르다면 빠른걸수도 있는데, 생각해봐. 우린 한집에서 생활하잖아.
문자질 전화질 까똑질 하면서 약속잡고 밖에서 데이트하는 연애와 다르게 우리 둘은 한집에서 살고 있으니, 빠르다면 빠르고 늦다면 늦는거지 머.
그러다 좀전에 한 누나 말이 생각나서 존나 야시하게 웃으면서 쳐다봤다.
“그래서...나 때문에....씻었다고?...으흐흐흐흐흐”
누나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아니아니 밥먹고. 배고파. 이러길래 한쪽 팔을 붙잡았더니 힘주며 계속 주방으로 가려는거야.
본이도 좀전에 자기가 한 행동이 어색하고 민망했는지 ‘와하하하하하하’ 이런 소리까지 내가며 웃었는데, 누나가 그렇게 크고 밝게 소리내 웃는게 나는 참 좋더라.
뭔가 천진난만하다? 뭐 그런 것.....그냥 시원시원?하게 웃는 듯 한 그런 모습말야.
그 자리에서 꼼짝도 안하고 팔만 잡고 있었더니, 여전히 내게서 벗어나려고 애쓰면서 밥먹자. 밥먹고. 이거 나봐. 이러면서 웃는데 그모습이 너무 좋아보이더라.
정말 그순간만은 각자의 현실, 우리의 상황. 이런것들 전혀 생각 안나는 것처럼 느껴지더라.
그렇게 한참을 실랑이 하다가 내가 이끌리듯 누나 손잡고 주방으로 갔는데, 도와 주겠다는데도 다 했다고 앉아 있으래서 누나쪽으로 몸을 돌려서 계속 쳐다보고 내 손이 닿는 근처로 오면 손가락 끝에 힘을 줘서 간질이는 듯 툭툭 건드리면서 장난치고 그랬었다.
수능 봤던 그날도 그랬고 졸업등 앞으로 몇몇 있었던, 어떤 날들에 대해서 얘기하겠지만, 그날 그렇게 누나가 적극적?이고 대담하게 행동했던게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마도 이제내가 성인? 어른?이 되어서 참고참다가 그렇게 행동한게 아닌가 싶더라고.
그때도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기도 한데, 지금처럼 그런 정의?를 내리기 보다는 막연하게 ‘나를 어른취급’해 주는구나 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때부터 내게쓰던 존댓말도 점점 줄어들었었고.
그렇게 점심을 먹는데, 누나가 계속해서 반찬을 내 밥위에 올려다 줬는데, 사실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내가 먹을게. 자기나 먹어. 이렇게 얘길 해도 계속 올려주더라.
그래, 그렇게 행동하는건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그럴수 있겠다 싶었는데, 한편으로는 애취급 당하는거 같기도 하고, 엄마처럼 행동하는거 같아서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어.
그렇다고 기분 별로라고 말할수도 없는거잖아.
졸업하면 어떻게 할꺼냐 묻는 누나말에, 기분이 별로니 어쩌니 그런생각은 사라져 버렸다.
수능 = 대학. 인데 역시나 울 순영이도 현실을 파악하고 있었던거지ㅠㅠ
“글쎄....일해야겠지...”
“생각한건 없어?”
“흐음....별로...”
“왜에~?”
“몰라....음...뭘 하고싶은게 딱히 없다...”
“같이 생각해 보자...”
난 정말 아무 생각없이 지냈었다. 지금도 그런가ㅠㅠ
그냥 어떻게든 되겠지.라고만 생각하고 크게 계획같은건 없었어.
그래서 그런대화가 좀 불편하긴 했는데, 내딴에는 의미없는 대화같더라.
그때 가만히 생각했던게, 전에는 이런얘기 꺼내면 내가 막 짜증냈고, 이사람은 미안하다면서도 걱정하는 표정이었는데, 확실히 뭔가 달라진거 같은거야.
연애하면, 결혼하면 이렇게 되는거구나...
그렇게 생각한 기억이 떠오른다.
그 자리에선 가볍게 말하고 웃고 떠들긴 했는데, 머릿속에선 진짜 진지하게 이제 뭘해야하나 싶더라고.
그렇게 밥먹고 순영이가 다 치울때까지 기다렸다가 마트에 잠깐 다녀왔었다.
날이 추웠던가 어땠는지는 기억 안나는데, 날씨 핑계로 꼭 붙어있었던 것 같더라.
사실 주말을 제외하곤 그시간에 둘이 나간것도 첨인거 같기도, 오랜만인 것 같기도. 여튼 기분좀 달랐음.
집에 들어오자마자 ‘샤워했으니까 빨리. 빨리’ 이지랄 하면서 또 들이댔지머.
그때 그렇게 한건 장난이었고, 아무일 없었음. 그냥 둘이서 사온거 정리하고 쇼파에 앉았음.
순영이가 그런 고백아닌 고백까지 했는데 안들이댄게 이상하다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그래도 그땐 나름 진지했다.
뭔가 지켜줘야 겠단 생각.
점점 좆고딩을 벗어나야겠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한 듯?ㅋㅋ
순영이를 끌어당기면 반항하듯 벗어나려고 하다가 내 힘에 결국 안기기를 몇 번 반복했는데, 그때마다 너무좋다. 너무좋다. 이런말만 하더라고.
거기에 대답할 만한건 딱히 없었고.
그래, 밤이 되어선 뜨거웠었고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방학이 되기전까지 학교와 집을 오갔다.
학교에서 기억은 그냥 어수선 했던 것 뿐이더라. 점수고 뭐고 그딴건 신경 안썼고.
순영이한테 보여주지도 않았고, 묻지도 않았고.
방학이 시작되고 나서부터 왠지 모르게 불안함을 느꼈다.
‘좆고딩’을 벗어나는 그 두려움이었는지도 모른다. 현실 세계에 발을 내딛은거지.
지난 여름에 겪었던 그런 것들을 상상하긴 했는데, 현실은 현실이더라.
생에 마지막 방학이었는데 상당히 무기력하게 시작한거 같더라.
첫날 아침부터 깨우는 순영이한테 짜증을 좀 냈었다.
원래는 늦게까지 자도 한번 말걸고 말던 순영이도, 그런 관계로 발전하고 나서인지, 얼마전까지 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그런건지 꽤 일찍 깨웠거든.
방학인데도 평소처럼 일찍 깨우니 그게좀 짜증났었지.
생각이 많은데, 그 생각을 정리못하고 있어서 예민했던건데 순영이가 그걸 알리 없었지.
웃으면서 날 깨우던 순영이도 순간 모르게 짜증냈던 나 때문에 엄청 놀랜 표정으로 가만히 서있더라고.
놀랬다기 보다는 좀 무서워 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 표정만 봐도 내가 얼마나 신경질 적이었는지 알겠더라.
“아..자기야, 미안...”
“어어...”
나도 일어나지 못했고, 순영이도 나가지 못하고 그대로 있었다.
그날은 좀 분위기가 많이 다운된 채로 하루를 보낸거 같더라.
아침인지 점심인지 모르겠는데, 하여간 밥먹을 때 동네사는 중딩때부터 친구였던 ㅅㄲ한테 전화옴.
그 핑계로 나갔다오면 좀 괜찮아질까 싶어서 그 자리를 피했다.
진짜 간만에 애들이랑 겜방에서 미친 듯이 놀았다. 존나 기분좋게 떠들고 지랄하면서.
한 몇시간 지나니까 슬슬 지겨워 지더라.
애들은 재밌다고 지랄이고, 빨리 방에 들어오라고 지랄들인데, 바탕화면 보면서 게임 아이콘들만 쳐다보고 있었다.
한번도 안해본거 실행했다가 아이디 만들어서 접속해보고 별로인거 같아 종료하고, 다시 다른거 접속했다가 아이디 만들라해서 귀찮아서 종료하고...
그냥 그렇게 마무리하고 집에오는데, 어떤 한 새끼가 술집하나 뚫었다고 거기 가자는거야. 민증 안깐다고.
솔까 좀 땡기긴 했다.
나 고딩때까지도 술 담배 안했거든.
꼰대한테 나는 술 담배 냄새가 싫어서....뭐 그걸로 순영이랑 그렇게 됐지만, 일부러 마시거나 피우지는 않았어.
고딩 친구들도 학교끝나고 올 때 골목골목을 지나면서 담배 꼬나피우고 그랬는데, 난 그냥 옆에 있었다.
그러면서도 걸려서 좆될까 싶어서 불안해 했고.
어쩔땐 이동코스를 다 아니까, 그새끼들 나오는데 먼저가서 기다리고 있기도 했었고.
근데, 이제는 졸업하니까. 뭐 대단한게 된 것처럼 그런거 막 해보고 싶어지긴 하더라.
근데 그날은 그럴수 없었지. 아침에 지랄한게 있어서.
들어가는 길에 과일이 보이길래 샀는데, 돈이 얼마없어서 진짜 조금밖에 못샀다.
그때 기분이 마치 그랬다. 월급날 남편이 먹을거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들고 집에가는 뭐 그런 기분이 들어 뿌듯?했었다.
나혼자 그렇게 생각한건데 왠지 뻘쭘하고 민망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아지더라.
왔어요. 이러고 들어갔는데 순영이도 뭐 딱히 좋거나 나쁜 것 같지는 않더라고.
내가 사온거에 대해서도 별 얘기 안했고, 보통은 순영이가 챙기고 정리하는데 내가 사와서 내가 냉장고에 집어넣었었다.
그리고 그날도 그냥 지나갔었다. 아무일 없이.
그때 뭔가 좀 풀었어야 했는데, 내가 지랄 해놓고 내가 미안하다 사과하고 얘기꺼내는 건 죽어도 생각 못했고, 순영이 역시 그런 내 눈치를 봤던거지.
그렇게 지낸게 한 2,3일 된거 같더라.
그러다 진짜 뭐라도 해야겠단 생각이 들더라.
친구들한테 들은 얘기가 있어서 컴퓨터 관련 학원이나 다닐까 생각했었거든.
고딩 3년 내내 뭐하다 그제야 그런생각을 했는지, 지금 생각해봐도 참...
자격증 시험 보는날 째고 겜방갔던게 그렇게 후회스러울 수가 없더라.
그래도 1학년때 한 개는 땄었다. 지금 보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거ㅠㅠ
그걸 핑계삼아 얘기 꺼냈지, 나 학원 다니겠다고. 순영이도 잘생각했다 그러고.
버스타고 알아봐둔 학원으로 향하는데, 아ㅅㅂ 그게 또 고민이 되는거야.
내가 과연 이걸 끝까지 할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나를 잘 아니까 자신이 없더라.
5개월인가 6개월짜리 과정이었음.
버스에서 내려서 걷는데 진심 가기 싫더라. 근데 말은 꺼내놨으니 안갈수는 없는거고. 존나 후회하고 있었다.
길거리는 썅.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고 분위기가 아주 지랄같이 좋더라.
춥다고 딱 달라붙어 있는 커플도 보이고, 나도 순영이랑 저렇게 다니고싶다 그런생각도 하고있었고.
그리고 커피매장을 지나면서 안쪽을 힐끔 쳐다봤는데, 창가쪽에서 열라 낯익은 얼굴이 보이더라.
진짜 순식간에 눈이 마주쳤다가 그냥 자연스럽게 눈돌린 것처럼 냅다 시선을 돌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뒤에서 날 부르더라.
아. ㅅㅂㅅㅂ. 이러면서 뒤돌아 봤다.
그냔이었다. 전교1등.
야. 일루와바. 일루와바.
이건 머 삥뜯는 분위기 같더라. 지가 쳐오지 왜 오라가라 지랄하나 싶었는데, 그냔이 앉아있던 자리를 가르키면서 가방. 가방. 이러더라고.
오라니까 또 갔다ㅠㅠㅠㅠㅠ
“아, 왜”
“어디가?”
“하유...왜에?”
“야, 춥다. 들어가자”
이러면서 팔을 잡는데 뿌리치고 앞장섰다.
순영이한테 학원접수 하러 간다고 해놓고 막상 도착하니 가기싫었는데 그냔을 만난거지.
학원도 싫고 그냔도 싫은데 학원 49.9 그냔 50.1로 순식간에 결정한거지ㅠㅠㅠㅠ
마치 내 스스로 들어 온 것처럼 주문하는데 가서 메뉴 쳐다보면서 뭘 먹을까 쳐다보는데, ㅅㅂ 분명 영어를 한국말로 표현했는데 뭔말인지 모르겠더라.
가장 많이 들어봤던게 카푸치노. 근데 그게 왠지 너무 흔한거야.
아메라카노. 존나 더 흔해보이지 않음?
다른건 쌩판 첨들어본 거고 어떤 것 한번쯤 들어본거고...나를 특별하게 만들어 줄 뭔가가 필요하단 생각이 들어서 눈에 확 들어오는 걸 주문했다.
그냔이, 그거 좋아해? 그러기에. 쌩깜.
기다리고 있는데 그냔이 계속해서 옆에 서있더라고.
그리고 내꺼가 나왔는데, 존나 큰 종이컵에 손가락 한마디도 안될만큼에 커피를 주더라.
이냔들이 장난치나 싶었지. 그리고 고개를 돌렸는데 시럽하고 무슨 가루하고 취향에 따라 처묵하라고 놓여져 있는 테이블.
순식간에 거기서 물따르고 시럽넣어야 하나 싶다가 난 좀 특별한 ㅅㄲ니까 쿨하게 그냥 마시지 뭐. 이러면서 그냔한테 이끌려 창가쪽으로 갔다.
에스프레소 였다.
- 에스프레소가 생각이 안나서 지금 막 검색했다. 커피원액 이렇게;;;
ㅅㅂ 존나 쓰더라ㅠㅠ. 존나 뜨겁더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딴걸 어떻게 쳐먹는거냐 진심.
더군다나 이렇게 쬐끔 줄꺼면서 컵은 졸라커...ㅅㅂ;;;
그래도 존나 쿨하게 아무렇지도 않은척 마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물이나 시럽 안넣은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안그럼 그냔한테 허세부린거 딱 들킨거잖아.
진짜 그냔 앞에서 제일 잘한일.
어디가는 길이었어? 혹시 데이트? 그때말한 그사람?
이러면서 존나 쏘아붇이는데, 학원 등록하러 간다는 말은 못하겠더라.
교복이 아니라 사복을 입고있는데, 화장까지 해서 존나 이뻐보이긴 하더라;;;;
더욱이 무릎이 보이는 치마를 입고있었는데, 땡큐였음.
교복이 아닌 옷을 보니까 이냔이 대학생처럼 느껴지더라. 분명 이냔은 좋은대학 가겠지. 그러면서 열등감 느낀건 사실이다.
계속해서 같은말로 어?어? 어디가는데? 이러면서 꼬치꼬치 캐묻는데 저 아가리를 닥치게 하는 방법은 대답해 주는거 밖에 없지.
하아아아아.
귀찮다는 듯 한숨한번 쉬어주고 그냥 심심해서 밖에 나왔다고 했더니 여자친구는? 왜 안만나? 헤어졌어? 이지랄.
집에 잘 계시다 이냔아! 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어디 있것지....니는 여기서 뭐하냐?”
쳐다도 안보고 밖을 바라보면서 얘기했다.
“아아~나도 심심해서. 그냥 커피한잔 마시러 왔어”
“미친냔. 동네에도 이런데 있는데 여기까지 왜 쳐오고 지랄이야”
라고 말을 툭 내뱉고 나서도 좀 미안하긴 하더라.
그냥 학교에서 애들한테 하는 말투인데, 그냔하고 노래방에서 그런일이 있고나니 일부러 더 그렇게 말하는거 같더라.
“너만날라고 그랬나보지...”
아, 미친냔. 아직 포기 안했나.
“지랄...머래..”
“..그냥 나와봤어. 여기저기...야, 너 학교는...”
“닥쳐라 좀”
왜 그얘기 안하나 했다. 시발냔.
찌질이 꼴통ㅅㄲ한테 공부잘한다고 존나 잘난척 하는거 같아서 기분 나쁘더라.
“어...알았어, 미안...”
그리고는 둘이 한동안 말이 없었다.
나도 그냥 일어나면 되는데, 학원으로 가기가 그렇게 싫은거야. 그렇다고 집으로 가자니 그것도 시간이 애매하고, 옆에 이냔이 있으니 그게 또 싫은거야.
“야, 밥먹자. 배고프다..”
“어? 그래!”
어쩔수 없이 밥먹자 했다. 시간을 떼워야 했으므로ㅠㅠ
그놈에 커피 도저히 못먹을거 같아서 그냥 일어나는데, 이냔은 다 처먹은거 같은데 굳이 지 컵을 들더라.
근처에 맥도널 보이길래 지난번엔 니가 샀으니 오늘은 내가 산다 그러고 햄버거를 고르는데, 뭘 그렇게 오랫동안 고민하는지 아주 짱나 죽겠더라.
아무거나 처먹지, 혼자서 이것도 맛있고. 저건 음...이지랄 하면서.
주문하고 같이 자리를 찾아서 앉는데, 뒷모습이 호오. 다리가 이쁘더라;;;;;;;
아직도 기억나 회색치마. 교복이 아닐까 착각할만큼 비슷한 색깔이었음.
“왠일이야, 그냥 갈 줄 알았는데?”
그냔 말에, 그럼 그냥 가? 이랬더만 아니라면서 먹으래.
뭔가 살짝 고민하는 거 같더니, 아마도 또 대학 얘기 하려했겠지, 아님 수능 점수나.
어쨌든 고민하는게 느껴졌었는데, 방학동안 뭐했냐, 뭐할꺼냐, 크리스마스에는 뭐할꺼냐 계속 묻더라고.
“알거없고...처 드시지?”
그냥 약속있다 하면 됐을걸 그냔한테 그게 빌미였을지도.
“야, 약속없으면 나랑 영화볼래?”
“아 진짜, 쫌!”
“아니이..나도 특별한일 없어서...”
근데 왜 그렇게 끝까지 순영이 얘길 안했는지 모르겠다. 딱 순영이 얘기가 아니라.
그사람하고 당연히 약속 잡혀있다. 뭐 그런 얘기를 안했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냔하고 햄버거는 처묵처묵 하고 있지만, 세세하게 얘기하기 싫었던 것도 있고, 애들한테도 그런 얘기가 들어갈까봐.
그래서 그랬던거 같다.
별말없이 햄버거 먹으면서 계속 시간 체크하면서 앉아있다가 간다고하고 먼저 나와버렸다.
학원 쪽으로 가려다가 길건너서 다시 버스탐.
지나는 사람들 보면서 크리스마스때 순영이랑 데이트를 다짐했었다.
가보니까 시설이 별로더라. 생각보다 너무 비싸더라. 다른데 더 알아봐야겠다.
돌아온 내게 이것저것 묻는 순영이한테 답했다.
분위기좀 풀려고 오늘은 외식하자고 했더니, 밥 해놨다고 나가서 돈쓰지 말고 그냥 먹자더라.
낼 먹으면 되지 무슨 걱정이냐고 나가긴 했는데, 뭔가 딱히 먹을만한게 없더라.
사실 전부터 햄버거나 스파게티 같은거 먹어봤는데, 내입엔 별로 라면서 한두번 먹고 말아.
요즘은 내가 만들어준 스파게티 잘 먹긴 해. 타바코 소스 엄청 뿌려서;;;;;;;;;;
근데 결국은 갈비더라ㅋㅋㅋㅋㅋ
첨엔 돈아깝니 어쩌니 그러다가 먹다보더니 어느새 그런말은 사라지고 너무 맛있다고 엄청 잘먹더라고.
그모습 보니까 기분이 좋아지더라.
더 시키고 나서 공기밥 시키면서 된장찌개 주죠? 이러면서 냉면까지 시켜 먹는거 보고 살짝 놀랬다.
진심 임신했나, 생각했었다. 임신하면 엄청 먹는다며ㅡ_ㅡ?
집에 돌아오면서 팔짱끼고 오는데 순영이 기분이 좋은거 보니 나도 다 풀리더라.
오늘 해놓은 밥 내일 먹으면 맛없다면서 주부모드로 돌아오긴 했지만 말야.
사실 순영이는 항상 끼니때 되면 밥을 새로해. 그게 맛있다고.
어쩌다가 출출해서 라면에 찬밥 말아먹고 싶어도 밥이 없어. 항상 먹을만큼만 해 놓거든.
밥이 남아도 다음에 먹을땐 찬밥을 순영이가 먹지 절대 나 안준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식은듯한 찬밥을 좋아하는데 절대 못먹게 함.
현관문을 열면서 말했다.
“그래서 오늘은 씻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등짝한대 때리더라ㅠㅠㅠㅠㅠ
혼자 웃으면서 들어오는데, 씻었다. 왜. 이러길래. 오오오. 이랬더니 엉덩이 한 대 툭 치고 들어가더라.
주방으로 가서는 밥통 열어보고 아깝다. 아깝다. 계속 이러고 있는데, 잘먹고 와서 왜그러냐고 내일 먹으면 된다고 새로 하지말라고 얘기하다가 둘이 식탁에 앉아서 학원얘기 하고 그랬었지.
그래 그날밤. 또 불태웠다.
학원얘기는 온데간데 없고, 틈만나면 친구들 만나고 그랬었다.
어느날 한ㅅㄲ가 소개팅 하자고 하는데, 존나 유치하게 소개팅은 무슨....이뻐?
이러다가 약속 잡긴 함.
죄책감? 없었다, 솔직히. 순영아 미안ㅠㅠ
이번에 잘 되면 크리스마스는 겜방이 아니라고 지랄들 하더라. 병신들ㅋㅋㅋㅋ
고민은 했었다. 약속잡은 날 까지.
그러다 약속 당일날 펑크냄. 존나 욕 쳐먹음. 배불러 뒤지는 줄ㅋㅋㅋ
그날 순영이도 나갔다 온다고 했었는데, 나도 따라가겠다고 했다가 뭔가 아닌 것 같아서 그냥 집에 있었어.
저녁 먹기전에 온다길래. 더 있다가 오라고, 난 치킨 먹으면 된다고 했었다.
친구들한테 전화, 문자 열라 오는터라 핸펀 꺼놓고 싶었는데 순영이 한테서 연락올까 싶어서 꺼놓지도 못하겠더라.
그냥 영화보면서 집에 혼자 있었는데, 새롭기도 어색하기도 하더라.
이른 시간인데도 출출하고, 뭘 챙겨먹기도 귀찮아서 계속 멍때리는데 심심하긴 심심하더라.
지금이라도 애들한테 가볼까 한데, 가서 진짜 처 맞을거 같기도 하고.
한놈한테 문자왔는데, 주선자 빼고 전부 누클리어라고 하길래. 거봐 병신들ㅋㅋㅋㅋ 이러고 있었음.
7,8시쯤 됐을 거야. 배는 존니 고프고 순영이는 올 생각을 안하고.
음. 머지. 연락도 없고.
걱정은 됐는데 별일 없겠지 싶어서 치킨 시켰다. 드럽게 안오더라.
한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현관문에서 소리가 들리더라.
나가보니 순영이가 치킨들고 있음. 배달하는 사람하고 엘리베이터 같이 탔데ㅡ_ㅡ
지금껏 안먹고 뭐했냐길래. 시킨지 한시간 넘었다고 넘겨버림. 울 순영이 끼니때 밥 안먹는거 젤 싫어함.
‘나도 같이 먹자’이러길래 아직 안먹었냐 물으니 얘기하느라 제대로 못먹었다고 하더라고.
그러면서 남아있던 맥주도 꺼내더라.
근데 딱 보니까. 술을 좀 마신거 같더라고. 술먹었냐 물었더니 딱 반잔.
“아...이건 아닌데...”
“뭐가?”
못먹는게 아니라 먹으면 안되는 사람인데, 반잔이든 뭐든 아니지 않냐고;;;
그때까지만 해도 난 술이 별로였었다. 지금은 완전 사랑하고ㅡ_ㅡ
먹기 싫었는데, 이건 뭐 분위기가 같이 안마셔주면 안될거 같더라.
무슨 얘기를 하려는 듯 고민만 하는 것 같더라. 무슨일 있었구나 싶은거야.
심각한 얘기가 아닌가, 그래서 또 이상해질까봐 나도 좀 긴장했었다. 그냥 소개팅 나갔다 올걸 후회하기도 했고.
전에 순영이한테 지켜주니 어쩌니 큰소리치긴 했지만, 솔직히 자신 없었다.
막상 곤란한?일이 닥치면 피하게 되더라. 그냥 그 자리를 피하고 싶더라.
대충 짐작되는 건 있었어. 그날 사촌동생 만나러 간다고 그랬으니까.
그 사이에도 간혹 만나고 왔었고, 통화하는 것도 들었었고. 꽤 오래 통화했었고, 심각한 표정이었거든.
“뭔데 또...그 얘기야...?”
“응...”
기다렸다는 듯 바로 대답하더라. 얘기 꺼내기 곤란해서 내가 먼저 얘기 꺼내길 기다린 사람 같더라.
사실, 꼰대 돌아가시고 사촌동생이 몇 번 찾아왔었어.
언니가 왜 여기있냐고. 이제 그만 가자고.
꼰대 살아계실 때 우리집에 놀러왔다가 이모한테 싫은 소리 듣는것도 봤었고, 그런일 생기면 전화로 하소연 하듯 동생한테 얘기했었나봐.
동생은 여전히 우리 관계를 모르고 있었지. 그건 좀 나중에.
한번은 나를 스윽 쳐다보더니 들으라는 식으로 그런 얘기를 하더라,
‘집 주인’도 없는데 언니가 여기 있으면 이상한 사람 취급 받는다. 고.
집주인이라....나는 뭐 안중에도 없었던거지.
내가 그 동생년을 싫어했던게, 처음 순영이한테 들이댈 때 즈음 와서‘이집에 왜 있냐, 나가자’였거든.
내 행동에 동생년 말이 더해져 정말 이집을 나가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부채질하러 온 그년이 정말 싫었었다.
그날도 그랬데, 동생이 일하는 가게에서 끝날때까지 기다렸다가 거기 직원들 쉬는 방에서 얘기했는데, 언니가 거기 붙어있으면 돈 노리는 년으로 밖에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는다고.
듣고보니 틀린말은 하나도 없었다고.
그러면서, 지금은 몰라도 나중에라도 나까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무서웠다고 하더라.
그냥 덤덤히 듣고 있었다.
이게 무슨말을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남들이 알아주는것도 아니잖아.
그때는 진짜 농담아니고 진지하게 얘기했었다.
“그럼 다 가져가....”
그냥 물끄러미 쳐다보더라.
“...아니..사람들이 그렇게 얘기하면 그냥 다 자기앞으로 다 돌려봐...그리고 나서 보면 되잖아...뭐가 어려운데?...”
그래, 그때는 정말 생각없이 한 말이었지.
형들이 보면 말도 안된다 할 거야. 근데 나는 그때 진짜 그럴려고 했었다.
“...가자 내일당장. 은행 가, 그냥...”
그렇게 말하다보니 슬슬 화가 나더라고. 누나는 아무말 못하고 있었고.
“...아니이~. 왜 그사람들 하는 얘기만 듣고 나는 무시하냐...어?...누나 맘이 어떤데? 그래? 그럴 거야? 아닐꺼면 그냥 나처럼 흘려들어. 무시하고, 지랄하지 말라고....”
이런식으로 막 던졌다. 욕도 섞어 가면서. 그ㅅㄲ들, 그 ㅅㅂ것들 얘기만 들리냐고.
정확히 생각 나는건, 내일당장 은행가서 다 돌리고 그거 동생한테 가서 보여주고 오라고. 그리고 앞으로는 닥치고 살라고 얘기하라고.
진짜 열받았다. 말하면서 화가 슬슬 올라오더라. 화를 내고 있으니 더 화가나더라.
그때 누나앞에서 진짜 쌍욕 많이 했다. 우리 친척까고 누나 동생 까고. 공평하게 다 깠다ㅡ_ㅡ;;;
그렇게 화내면서 욕하는데도 순영이 표정 보면서 눈치만 본 것 같다. 내가 봐도 내가 좀 심했으니까.
근데 의외로 덤덤하게 가만히 있더라고.
할말 다하고 혼자 씩씩대고 있으니까.
“오늘 나간 이유가...”
이러면서 정말 차분하게 얘기하더라.
오늘 나간 이유가, 친척 동생한테 나랑 관계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했었단다. 거기서 좀 놀랬다. 아닌척 했지만.
자기가 말할새도 없이 동생이 계속 얘기하는데, 말 꺼냈다가는 당장 집으로 쫓아올 것 같더란다.
그래서 말 못하고, 얘기만 듣다가 오는 길이었단다.
순간, 무슨 생각으로 그런말 하려고 했을까. 벌써 그런말을 한다고? 그런 생각이 들더라.
사실 나도 우리 친척들한테 알려지는거 시간문제라 생각했거든. 우연히? 알려지기 보다는 자수?하는 쪽으로 말하는게 좋겠단 생각을 했는데, 말할 용기는 도저히 안생겼고.
애써 알려지는 일 없길 바라면서 생각 안하고 살려고 했었지.
어쨌든 나중엔 우연히? 알게 되버렸었지만 말야.
그리고는 그날 대화는 그렇게 끝났어.
더 이야기 할 분위기도 아녔고, 이야기 한다해서 어떤 결론이 나는것도 아녔으니까.
그냥 나는 들릴듯말 듯 하게 욕하면서 거실에 앉아있었고, 순영이는 잠시후 방으로 들어갔었고.
그날은 그냥 쇼파에서 잔거 같은데, 누나 말로는 내가 새벽에 방으로 들어왔다고 함.
난 전혀 그런 기억이 없는데 말이야.
뭐 그날은 그랬다.
| 이 썰의 시리즈 (총 36건) | ||
|---|---|---|
| 번호 | 날짜 | 제목 |
| 1 | 2025.12.13 | [재탕] 새엄마랑 내얘기 ㅡ 36 (2) |
| 2 | 2025.12.13 | [재탕] 새엄마랑 내얘기 ㅡ 35 (4) |
| 3 | 2025.12.13 | 현재글 [재탕] 새엄마랑 내얘기 ㅡ 34 (2) |
| 4 | 2025.12.13 | [재탕] 새엄마랑 내얘기 ㅡ 33 외전 (내용추가/인증사진은 나중에) (3) |
| 5 | 2025.12.12 | [재탕] 새엄마랑 내얘기 ㅡ 32 (11) |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 글이 없습니다.

윤지
김동킬
수코양이낼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