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덫에 걸린 아내 21

"아, 아파!"
기남은 격렬한 하체의 아픔에 마침내 정신이 들었다. 아픔의 근원을 찾기위해 바지를 벗은 순간 경악했다.
"아! 아파! 어라! 이게 뭐야?"
기남은 자신의 음경에 씌워진 정조대를 풀어 보려 했으나 허리의 매듭만 풀을 수 있을 뿐 꿈쩍도 않았다. 오랜 숙면 때문에 심한 요의와 함께 용솟음치는 음경이 정조대의 대롱에 막혀 발기를 억제하는 통증은 참기 어려웠다. 할 수 없이 첨단에 허리를 묶는 끈을 매단 볼썽 사나운 모습으로 부지런히 화장실에 가 소변을 보는 순간 엊저녁의 엄청난 광경이 고스란히 떠 올랐다.
"하늘 엄마...... 숙아, 어딨어?"
비로서 아내 정숙을 떠올린 기남은 현재의 상황이 보통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 허겁지겁 정조대의 끈을 허리에 돌려 묶고 바지를 꿰어 입은 다음 정숙의 모습부터 찾았다.
"아! 여보!"
다행히 아내 정숙은 안방에서 자고 있었다. 흥분했던 기남은 이내 냉정을 회복하고 정숙이 깰세라 새근새근 잠을 자는 아내의 모습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간밤에 놈들에게 일방적으로 처절하게 당하던 정숙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래, 꿈을 꾼것 뿐이야.
그러나 그때였다. 잠을 자던 정숙의 폐부를 쥐어짜는 애절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아! 잘못했어요. 흐흑!"
두 팔까지 허공을 향해 허우적거리며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모습이 악몽을 꾸는 것이 틀림없었다. 기남은 누군가에게 하소연하며 땀까지 흘리는 아내의 모습과 현실적으로 자신의 분신을 완벽하게 제어하는 정조대와 겹쳐지는 두려운 상황이 미치는 순간 정숙을 흔들어 깨웠다.
"여, 여보!"
따르릉!따르릉
정숙을 깨우는 순간 들리는 요란한 전화벨 소리에 기남은 반사적으로 벌떡 일어섰다.
"여보세요?"
-형부?-
"어! 처제?"
-예, 형부. 어제는 바빠서 하늘이 돐잔치에도 참석하지 못해 죄송해요.-
처제였다. 정숙과 달리 활달한 성격의 처제 인숙은 잡지사 프리랜서 기자였던 것이다.
-엄마가 하늘이 데리고 형부네 가신다고해서 아까 택시 태워서 보내드렸으니까 곧 도착 할 거예요.-
딩동딩동
처제 전화가 끝나기도 전에 현관벨 소리가 들려오고, 그새 깨어난 정숙이 현관문을 열자 하늘이를 품에 안은 장모가 들어서는 모습이 기남의 눈에 보였다. 결국 처제의 전화와 장모 때문에 정숙이와 기남은 서로의 불행한 처지를 소상하게 알면서도 어쩌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하루를 보내고 말았다.
월요일 아침이 되었다. 기막힌 현실이었지만 어쨌든 기남은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여, 여보?"
어쩐 일인지 불안한 표정의 아내가 옷을 챙겨입는 기남에게 나직한 음성으로 불렀다.
"...왜?"
심상치 않은 정숙의 음성에 기남은 아내의 얼굴을 봤다. 그러나 정숙은 기남의 눈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두 손을 마주잡고 고개를 숙인 모습이었다.
"나 출근해야 하잖아. 얼른 얘기해!"
심사가 편치 못한 기남의 입에서는 절로 퉁명스런 음성이 절로 나왔다.
"...당신은...출근할 필요가..."
".....?"
"없어."
난데없는 정숙의 말에 기남은 석고처럼 굳어버렸다.
"이, 이사님이 당신 출근하지 말래!"
이어지는 정숙의 말에 기남은 하얗게 탈색된 얼굴로 아내를 쳐다봤다.
"오늘중으로 당신 해고수당하고 퇴직금까지 보내 주겠대..."
"어, 어떻게? 그, 그럴 수 있어?"
"그대신 내가 출근해야 해......"
청천벽력같은 정숙의 말은 더 이상 기남의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천인공노 할 짓도 모자라 결국 일방적으로 기남을 해고 시킨 것이다.
"흥! 그럼 당신도 그깟 회사에 출근하지마!"
정숙의 말에 기남의 입에서는 격앙된 음성이 흘러 나왔다.
"...안돼! 하늘 아빠!"
습기 머금은 정숙의 눈에서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흘러 나올 것 같았다. 행여 장모가 눈치라도 챌까봐 기남은 더 이상 말도 못하고 정숙을 쳐다보자 정숙은 화장대에 앉으며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여보! 공원이라도 다녀 오세요."
정숙은 서둘러 기초화장을 한 다음 출근을 서둘렀다. 일시 할말이 없어진 기남의 입에서는 힘이 빠지는 음성이 절로 흘러 나왔다.
"...할~수 없지. 알았어."
조금까지만 해도 전혀 예기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어찌하다 쫓기듯 공원으로 내몰리며 기남은 본능적으로 집 쪽으로 시선을 가져갔다. 그때 막 딸 하늘이를 임신했을 때 늘 입었던 발목까지 덮는 촌스런 원피스로 된 임신복 복장의 아내가 출근하는 모습을 발견한 기남의 얼굴은 참혹하게 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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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2025.10.18 | [펌]덫에 걸린 아내 32(완결) (1) |
2 | 2025.10.18 | [펌]덫에 걸린 아내 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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