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로 만난 사이 8-2
"아니..."
아이야씨가 재훈이 대신 사과를했다. 방안은 어느새 떠들썩 해졌다. 여자들끼리는 또 금새 친해져선 귀에서 피날것 같아 나와 재훈이는 휴게실로 도망쳐 나와 우리끼리 그간 못다한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떠들다보니 어느새 날이 저물어갔다.
"오랜만에 원없이 수다 떨다가네요. 시간되면 우리사무실에 또 놀러와요."
"빨리 나아서 갈게요. 언니~"
벌써 언니라... 여자들의 친밀도는 어떻게 되먹은걸까.
다영이는 나에게 가수가 되서 같이 듀엣을 부를거라고 한다. 나는 기대된다고 꼭 듣고 싶다고 말해 다영이 기분을 더좋게 해주었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3년이 지났다.
"꺄하하하~"
"재민이 잡으러가자~"
"끼아아아항~"
다영은 어린 조카를 대리고 간지럼 피우며 놀아주고있었다. 다이닝룸에서 나와 다영이 언니랑 다과타임을가지며 눈앞의 한심한 광경을 보고있다.
다영은 25살이 나는 29살이 되었다. 다름아닌 우리가 이제 결혼을 마음먹어 상견례를 하러온거였는데 때아닌 조카와 술래잡기를 하는 다영이 때문에 골때린다.
"이렇게 보면 다영이도 아직 애긴데 말야. 밖에서는 신인가수 활동하면서 철들은줄 알았는데 강서방이 고생이 많겠네~ 후후후."
"그렇게 애기를 했는데... 죄송합니다. 자리가 엉망이 되었네요."
"그러지마. 25살이면 가장 꽃다울 나이잖니. 나는 그래도 강서방이 다영이 남자라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
"말씀은 감사합니다. 저래보여도 다영이는 생활력 하나는 강한 여자죠. 저에겐 기적의 부르는 아이라 다른 누구는 눈에 차지도 않는걸요."
다영이는 오직 내 옆에 당당히 같이 걷겠다는 신념하나로 재활에 성공했다. 가수가 되는것도 꿈이지만 당시 나에게 한마디 더했었다. 만약 1년안에 걸을수 있게되면 결혼해달라는 고백이었다.
-당시 회상신
"오빠, 내가 1년안에 서게 되면 나랑 결혼해줄래?"
"어?"
"뭐야 그 반응은?"
"아니 갑작스러워서 그보다 그건 내가 해야되는 멘트아니야?"
"누가 말하면 어때? 내 마음이 오빠한테가있다는게 중요하지."
가끔 한번씩 이런식으로 사람놀래키는 재주가있단 말이지...
"나는 좋은데 넌 아직 20대초인데 괜찮겠어?"
"하아... 너무하네."
"어라?"
"그럴땐 그냥 나도 하고싶었다고 한마디 해주면 되잖아!!"
다영이랑 함께 있으면서 가장 진땀흘린 날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1년도 안돼서 빠르게 회복해 원래 모습을 되찾은 다영이는 자신의 고백도 잊고 가수데뷔하기위해 노래연습에 전념해 데뷔도 빠르게 했다.
어영부영 3년의 시간이 지나 현재 이러고 있다.
저녁이 되어 오빠까지 다모여 식탁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다들 맛있게 먹고 있는데 다영이 내 옷자락을 잡으며 신호를 보내왔다.
"왜그래?"
"음식냄새가 역해.."
"뭐? 음식냄새가? 난 맛있는데?"
"으욱, 왜 왜이러지?"
앞에서 언니가 한눈에 알아봤다. 겉으로는 티가 안나지만 지금 다영이는 임신한 상태였다.
"부부관계를 매사에 치르니 언제 임신한지도 몰랐겠지."
"임신이요?"
"재 지금 입덧하는거야. 당분간 제일 좋아하는것만 줘야할거야."
"....?"
영문을 모르겠다. 최근 다영이는 아이야와 콘서트 투어를 다녀서 관계를 그다지 가지지 않았는데 어떻게 임신이 된건지 알수 없어 당황해했다.
"강서방은 모르겠지. 잘때 혼자서 자기 몸에 올라타서 조심히 하더라고~"
"아, 언니가 그걸 어떻게?"
"우연히 방 지나가다 문이 좀 열려있길래 틈 사이로 봤지. 너도 참 누굴 닮아서..."
"......하?"
'아니 내가 자는 사이에 올라타서 혼자 했다고? 아니아니 근데 그걸 내가 몰랐을 리가 있을 수 있는건가? 자는 중에도 사정이 되는거였어?'
혼자 멘탈이 나가있는데 형부가 한마디 거들었더니 자매 둘이 버럭 소리 질렀다.
"그 언니에 그 동생이구만."
"아, 무슨 소리예요 그게?!"
"아니야!"
3년을 사귀면서 아직도 다영이에 대해서 모르고 있는게 있었다니... 다영은 당황해서 내게 휭설수설하면서 핑계를 대자 뚫린 주둥이를 붙잡아 소리가 나지않게 했다.
"으프프프프~!!"
조카둘은 다영이 혼나는 모습을 보고 깔깔 웃었다. 덕분에 분위기가 다시 풀어지며 식사를 마쳤다.
나는 신혼방에서 다영이를 앞에 앉혀놓고 진지하게 한소리하고 있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거야?"
"으음... 그게 말이지..."
"뜸들이지말고 말해."
"아잇, 오빠가 요즘 너무 잠만자잖아. 밤마다 난 매일 외롭고 그러다 한번 해봤는데 너무 잘자서 하는 나도 현타오고 그랬었단 말야."
한마디로 부부관계에 있어 소홀했다는 말을 하는 모양이다. 그럴만한게 전국투어 하면서 난 운전하랴 케어하랴 스케줄 잡으랴 정신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집만 오면 하루 종일 잠만 자게 되었더니 이 사달이 난 거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오 못살아~"
"결혼을 앞당기면 되지."
"일단 진짜인지 임테기부터 써보자."
"누가 T아니랄까봐. 아주 현실적인 사람이다. 그냥 미안하다. 앞으로 신경 잘쓰겠다 한마디면 될거를 아휴!"
"......?"
뭐지? 왜 되려 내가 혼나고있는거지 지금? 이해못하는 내 표정을 읽고는 방 밖으로 뛰쳐나가버렸다.
-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