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엄마 명숙이 15

사진속의 이분은 제가 어릴적 좋아하던 배우입니다.
제가 명숙을 만나기 전부터 왕성하게 활동하던 배우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저 분이 저에게 특별하게 다가온 것은 명숙을 만나고 난 이후입니다.
몇몇분께서 댓글로 명숙이 연예인 누구를 닮았냐는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뭐 당연하게도… 사진속 저분과 똑같지는 않구요.
생김새나 이미지가 다소 흡사하긴 합니다.
명숙은 결혼전까지 깡촌에서 태어나 깡촌에서만 살았습니다.
그러나, 외모만큼은 세련된 도시여성이었습니다.
저분과 동시대에 활동한 많은 미녀스타들이 그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고,
그 중에는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진속 저분은 불행히도 시대의 아이콘이 되지는 못하였고, 어느 순간
브라운관에서 사라지셨습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저분이 수많은 그시절 tv스타중 가장 저를 설레게 만든 분이셨습니다.
내 인생의 유일무이한 그녀와 닮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
훗날 명숙은 나에게 푸념을 내뱉었다.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너는 모를꺼야… 뒤로 하면 얼마나 아픈지알아?
내가 그거 좋아서 하는게 아냐… 니가 좋아하니까 억지로 참고서 하는거지..”
돌이켜보면 그 해 여름… 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발정난 짐승이었을뿐. 어쩌면 나는 내 욕구를 채우기 위해
사랑을 핑계삼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당시에 나는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지만… 지금 그 시절을 돌이켜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그녀를 보면 늘 가슴속에 뜨거운 무언가가 솟구쳐 올랐고 말로 표현할수
없는 강렬한 감정이었기에 나는 할수 없이 하루에도 몇번이고 그녀를 덮쳤다.
당시 나는 그 뜨거운 무언가가 사랑이라 확신했고, 지금 돌이켜보면 그건 그냥
욕정이 아니었을까… 스스로 반성을 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궁금하다. 명숙은 왜 나의 점점 높아지는 수위의 요구를
담담히 받아주었을까? 나이차가 스무살이나 나는 어린남자앞에서
그것도 아들의 친구앞에서.. 엉덩이를 뒤로 쭈욱 내밀고 관장을 하던
여인은 그 행동이 얼마나 수치스러웠을까?
그녀도 나처럼 사랑이라는 말로 그 행동을 스스로에게 정당화했던 것일까?
사랑이라는 말의 아름다운 표면속에는 어쩌면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이런 폭력이
존재할런지도 모르겠다.
인생을 완벽한 제로섬게임이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항상 어떤 선택에는
반대급부라던지 기회비용이라고 할만한 반작용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나는 그 해 여름 환희로 가득찬 시절을 보냈지만 한편으로 나의 삶은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다. 요즘 유행하는 mbti로 보자면 나는 철저한 J형 인간이다.
명숙과 사랑을 나누기전까지는 그랬다. 자기전 나는 항상 다음날의
스케쥴을 만들었고, 그 스케쥴대로 움직였다.
어쩌다 스케쥴과 어긋나는 돌발변수가 생기면 나는 눈앞에 닥친 과제를
해결하기에 앞서 스케쥴을 변경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스케쥴이 없는 나의 삶은 속박에서 벗어난 자유가 아닌,
망망대해에 표류해는 난파선과 같았다.
그러나 명숙과 사랑을 나누게 된 이후 난 스스로 미지의 망망대해로 나의 삶을
끌고갔다. 명숙과 함께한 난파선에서의 삶은 짜릿한 환희가 넘쳤다.
우리는 시간에 구애받자 않고 사랑을 나누었으며 내일의 걱정따위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전공서적은 펴놓고 들여다보지도 않은채
뽀얀 먼지를 뒤집어 썼고, 독립의 명분인 학원강의조차 다니지 않았다.
그 맹렬했던 여름의 기세가 꺾일무렵 개강을 했다.
그럼에도 나는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한채 망망대해에서 표류를 계속했다.
명숙은 나의 요구를 들어주느라 늘 녹초가 된 상태였다.
한번의 큰 사고가 발생하기전 여러번의 징조가 나타난다고 했던가
그 징조가 여러번 나타났지만 나는 애써 그것들을 무시했다.
표류하던 배에 구멍이 나서 물이 들어차고 있었지만 나는 그것조차 알지못했다.
나의 수위 높은 요구에 지친 명숙과 가벼운 언쟁을 한두번 하기도 했다.
개강이후 결석과 지각을 밥먹듯하자 동기들에게 “너 무슨일있어?” 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리고 그 일이 터졌다. 돌이켜보면 그 사건은 명숙과 나의 파멸의 단초였다.
개강을 하고 얼마뒤 나는 도서관에서 한 선배를 마주쳤다.
“안녕하세요” 가벼운 인사와 함께 스쳐지나간 그 선배의 별명은
‘오줌싸개’ 였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그 선배를 그렇게 불렀다.
신입생 시절 과모임에서 만난 그 선배는 신입생들 앞에서 본인의 성경험들을
자랑스럽게 늘어놓던 변태새끼들 중 하나였다.
“야! 니들 골든샤워하고 알아?”
질문의 의도를 눈치챈 몇몇 동기들은 웃음을 터뜨렸지만
시골에서 갓 상경한 순진무구한 동기하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게… 뭔데요?”
“그게 말이야… 여자를 딱 앉혀. 그리고 그 위에다 오줌을 막 싸는거야.
머리고 얼굴이고 몸에다가… 씨발 오줌을 막 갈겨! 니들도 한번 해봐!
존나 개쩔어”
당시에는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떠드는 인간이 우리나라 최고
지성의 요람이라는 나의 학교 선배라는게 부끄러웠다.
그 뒤로 그 선배를 나는 ‘오줌싸개새끼’ 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골든샤워?’ 도서관에서 그 선배를 마주친 나는 그 단어를 떠올렸다.
그리고 얼마 뒤… 명숙과 나는 사랑을 나누고 나서 함께 샤워실로 들어갔다.
그 무렵 부터 우리는 종종 함께 샤워를 하곤 했다.
그 때 갑자기 그 선배가 떠올랐다.
‘골든샤워?’
나는 샤워기를 틀고 몸에 물을 끼얹고 있던 명숙에게 물었다.
“명숙아! 혹시 골든샤워라고 알아?“
“뭐?”
나는 샤워기의 물을 멈춘후에 명숙의 어깨를 잡고 눌러 바닥에 주저앉게했다.
명숙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올려다봤다.
“이게… 골든샤워라고 하는거야”
그리고는 한손으로 자지를 잡고 그녀의 얼굴에 조준했다.
어리둥절해 하는 그녀의 얼굴로 오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 뭐야?”
명숙은 고개를 숙였다. 오줌은 머리카락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 진짜…”
그녀는 얼굴을 이리지리 돌리며 벗어나려 했지만 오줌줄기는
그녀의 얼굴 머리카락 몸통을 가리지 않고 쏟아졌다.
그러다가 명숙은 고개를 숙인채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멈추어버렸다.
오줌줄기가 그친후에도 명숙은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고개를 숙인채 멈추어 있었다.
순간! 불안한 느낌이 나의 머리를 강타했다.
“명숙아..”
내가 그녀를 불렀지만 그녀는 미동도 않고 그대로 멈추어 있었다.
나는 재빨리 샤워기를 틀고 오줌줄기가 떨어진 그녀의 머리카락과 온몸에
물을 뿌리며 옆에 주저 앉았다.
그리고는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명숙아! 명숙아! 미안해! 미안해! 장난이었어!”
나는 그녀의 고개를 들려했으나 명숙의 머리는 천근만근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그녀의 온몸에 물을 뿌리며 다급하게 외쳤다.
“미안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잠시후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에는 눈물이 가득 그렁그렁 했고 눈빛에는 저주어린 살기가 가득했다.
그녀는 바닥에 손을 짚고 힘겹게 일어나 나를 노려봤다.
나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미안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나는 명숙의 팔을 잡고 애원했다.
명숙은 젖은채로 욕실밖으로 뛰쳐 나갔다.
나는 그 뒤를 따라가며 계속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소리쳤다.
방으로 들어간 명숙은 아무옷이나 서둘러 입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명숙의 팔을 잡으며 소리쳤다.
“미안해! 미안해 명숙아! 내가 잘못했어!”
나는 오열하기 시작했다.
명숙이 살기어린 눈빛으로 나를 다시한번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팔을 휘둘러 나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
뺨을 칼로 긋는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귀도 약간 멍멍했다.
정신이 번쩍 들 무렵. 그녀는 다시 팔을 휘둘러 내 뺨을 후려갈겼다.
나는 그녀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녀의 양팔을 붙잡고
오열하며 계속 소리쳤다.
“명숙아! 미안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명숙은 내 팔을 뿌리치고는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그 울음소리는… 나는 성인이 그렇게 우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았다.
그 울음소리는… 세상을 잃은 아이가 절규하며 우는 소리 같았다.
나는 머리를 숙이고 오열을 하며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빌었다.
그녀가 그대로 나를 떠나버릴까 두려워 나는 그녀의 팔을 꼭 붙들고
계속해서 빌고 또 빌었다.
그녀는 내팔을 뿌리치고는 침대위로 가서 누워 이불을 뒤집어 썼다.
한이 서려있는 듯한 울음소리가 두꺼운 이불을 뚫고 들려왔다.
나는 그녀가 누워있는 옆자리로 가 다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오열하며 계속 빌고 또 빌었다.
그녀의 울음은 몇시간이나 지속되었다.
방안에 어둠이 깔리고 모든 실루엣마져 다 잡아먹어 버릴때까지…
훗날 명숙은 그때를 떠올리고는 차가운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고백했다.
그 순간. 내가 죽여버리고 싶을 만큼 미웠다고. 나의 뺨을 후려치고
나를 흠껏 두들겨 패고 나서 그 집을 뛰쳐나와 다시는 나를 보지 않으려했다고.
그러나… 그 집을 걸어나가 내가 없는 일상을 살아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그 집을 나가는 그 순간 그녀를 덮칠 공허함이 자신의 발목을 붙잡았다고.
그 공허함을 견딜 자신이 없는 그녀자신의 나약함이 더 싫었다고.
그래서 할수 있는거라고는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워서 통곡하는 것 밖에 없었다고.
그 고백을 들었을때 나는 내 심장을 도려내는 것처럼 아팠다.
그녀를 사랑한다고 확신했건만…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다짐했건만…
정작 그녀 인생의 가장 큰 아픔과 씻지못할 상처를 준 사람은 나였다.
그 순간 나는 나 자신이 죽여버리고 싶을만큼 미웠다.
단단한 바위에 머리를 쳐박고 싶을 정도였다.
다음날 아침 이불을 살짝 걷고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12라운드의 경기를 마친 복서처럼 얼굴이며 눈이 퉁퉁부어있었다.
나는 다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그 암흑의 기간동안 학교도 가지않고 집에서 걸려온 전화도 받지 않았다.
그녀가 며칠동안을 아무것도 먹지않고 누워만 있었기에
나는 그녀곁을 떠날수가 없었다.
물을 마시러 침대에서 잠깐 일어난 그녀앞에 다시 무릎을 꿇었다.
이번에는 그녀의 발앞에 머리까지 조아렸다.
제발 제발 용서해달라는 나의 말에 그녀가 잠긴 목소리로 대답했다.
“다신 그러지마..”
일상은 더디게 회복되어 가고 있었다. 아니! 그 전과 같이 될수는 없었다.
명숙은 잠시 기력을 회복하는듯이 보였으나 그 밑에 깔린 깊은 어둠은
지속되고 있었다.
오랜만에 등교를 했으나 교수님의 강의는 나와는 다른 세계의 문제처럼 느껴졌다.
그녀가 나를 떠나버릴까 너무 두려웠다.
명숙을 제외한 모든 것이 무의미해 보였기에 결국 나는 강의중간에 가방을 챙겨
강의실을 나왔다. 그리고는 지체없이 과사무실로 가서 휴학계를 제출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 자취집의 초인종을 눌렀을때 그녀가 사라지고 없을까봐 초조했다.
문이 열리고 명숙이 눈앞에 보였을때 나는 눈물이 날것만 같았다.
나는 현관으로 들어선후 신발도 벗지 않고 그녀를 꼭 꺼안았다.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나는 울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미안해.. 내가 정말 미안해…”
제가 명숙을 만나기 전부터 왕성하게 활동하던 배우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저 분이 저에게 특별하게 다가온 것은 명숙을 만나고 난 이후입니다.
몇몇분께서 댓글로 명숙이 연예인 누구를 닮았냐는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뭐 당연하게도… 사진속 저분과 똑같지는 않구요.
생김새나 이미지가 다소 흡사하긴 합니다.
명숙은 결혼전까지 깡촌에서 태어나 깡촌에서만 살았습니다.
그러나, 외모만큼은 세련된 도시여성이었습니다.
저분과 동시대에 활동한 많은 미녀스타들이 그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고,
그 중에는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진속 저분은 불행히도 시대의 아이콘이 되지는 못하였고, 어느 순간
브라운관에서 사라지셨습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저분이 수많은 그시절 tv스타중 가장 저를 설레게 만든 분이셨습니다.
내 인생의 유일무이한 그녀와 닮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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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명숙은 나에게 푸념을 내뱉었다.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너는 모를꺼야… 뒤로 하면 얼마나 아픈지알아?
내가 그거 좋아서 하는게 아냐… 니가 좋아하니까 억지로 참고서 하는거지..”
돌이켜보면 그 해 여름… 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발정난 짐승이었을뿐. 어쩌면 나는 내 욕구를 채우기 위해
사랑을 핑계삼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당시에 나는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지만… 지금 그 시절을 돌이켜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그녀를 보면 늘 가슴속에 뜨거운 무언가가 솟구쳐 올랐고 말로 표현할수
없는 강렬한 감정이었기에 나는 할수 없이 하루에도 몇번이고 그녀를 덮쳤다.
당시 나는 그 뜨거운 무언가가 사랑이라 확신했고, 지금 돌이켜보면 그건 그냥
욕정이 아니었을까… 스스로 반성을 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궁금하다. 명숙은 왜 나의 점점 높아지는 수위의 요구를
담담히 받아주었을까? 나이차가 스무살이나 나는 어린남자앞에서
그것도 아들의 친구앞에서.. 엉덩이를 뒤로 쭈욱 내밀고 관장을 하던
여인은 그 행동이 얼마나 수치스러웠을까?
그녀도 나처럼 사랑이라는 말로 그 행동을 스스로에게 정당화했던 것일까?
사랑이라는 말의 아름다운 표면속에는 어쩌면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이런 폭력이
존재할런지도 모르겠다.
인생을 완벽한 제로섬게임이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항상 어떤 선택에는
반대급부라던지 기회비용이라고 할만한 반작용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나는 그 해 여름 환희로 가득찬 시절을 보냈지만 한편으로 나의 삶은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다. 요즘 유행하는 mbti로 보자면 나는 철저한 J형 인간이다.
명숙과 사랑을 나누기전까지는 그랬다. 자기전 나는 항상 다음날의
스케쥴을 만들었고, 그 스케쥴대로 움직였다.
어쩌다 스케쥴과 어긋나는 돌발변수가 생기면 나는 눈앞에 닥친 과제를
해결하기에 앞서 스케쥴을 변경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스케쥴이 없는 나의 삶은 속박에서 벗어난 자유가 아닌,
망망대해에 표류해는 난파선과 같았다.
그러나 명숙과 사랑을 나누게 된 이후 난 스스로 미지의 망망대해로 나의 삶을
끌고갔다. 명숙과 함께한 난파선에서의 삶은 짜릿한 환희가 넘쳤다.
우리는 시간에 구애받자 않고 사랑을 나누었으며 내일의 걱정따위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전공서적은 펴놓고 들여다보지도 않은채
뽀얀 먼지를 뒤집어 썼고, 독립의 명분인 학원강의조차 다니지 않았다.
그 맹렬했던 여름의 기세가 꺾일무렵 개강을 했다.
그럼에도 나는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한채 망망대해에서 표류를 계속했다.
명숙은 나의 요구를 들어주느라 늘 녹초가 된 상태였다.
한번의 큰 사고가 발생하기전 여러번의 징조가 나타난다고 했던가
그 징조가 여러번 나타났지만 나는 애써 그것들을 무시했다.
표류하던 배에 구멍이 나서 물이 들어차고 있었지만 나는 그것조차 알지못했다.
나의 수위 높은 요구에 지친 명숙과 가벼운 언쟁을 한두번 하기도 했다.
개강이후 결석과 지각을 밥먹듯하자 동기들에게 “너 무슨일있어?” 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리고 그 일이 터졌다. 돌이켜보면 그 사건은 명숙과 나의 파멸의 단초였다.
개강을 하고 얼마뒤 나는 도서관에서 한 선배를 마주쳤다.
“안녕하세요” 가벼운 인사와 함께 스쳐지나간 그 선배의 별명은
‘오줌싸개’ 였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그 선배를 그렇게 불렀다.
신입생 시절 과모임에서 만난 그 선배는 신입생들 앞에서 본인의 성경험들을
자랑스럽게 늘어놓던 변태새끼들 중 하나였다.
“야! 니들 골든샤워하고 알아?”
질문의 의도를 눈치챈 몇몇 동기들은 웃음을 터뜨렸지만
시골에서 갓 상경한 순진무구한 동기하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게… 뭔데요?”
“그게 말이야… 여자를 딱 앉혀. 그리고 그 위에다 오줌을 막 싸는거야.
머리고 얼굴이고 몸에다가… 씨발 오줌을 막 갈겨! 니들도 한번 해봐!
존나 개쩔어”
당시에는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떠드는 인간이 우리나라 최고
지성의 요람이라는 나의 학교 선배라는게 부끄러웠다.
그 뒤로 그 선배를 나는 ‘오줌싸개새끼’ 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골든샤워?’ 도서관에서 그 선배를 마주친 나는 그 단어를 떠올렸다.
그리고 얼마 뒤… 명숙과 나는 사랑을 나누고 나서 함께 샤워실로 들어갔다.
그 무렵 부터 우리는 종종 함께 샤워를 하곤 했다.
그 때 갑자기 그 선배가 떠올랐다.
‘골든샤워?’
나는 샤워기를 틀고 몸에 물을 끼얹고 있던 명숙에게 물었다.
“명숙아! 혹시 골든샤워라고 알아?“
“뭐?”
나는 샤워기의 물을 멈춘후에 명숙의 어깨를 잡고 눌러 바닥에 주저앉게했다.
명숙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올려다봤다.
“이게… 골든샤워라고 하는거야”
그리고는 한손으로 자지를 잡고 그녀의 얼굴에 조준했다.
어리둥절해 하는 그녀의 얼굴로 오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 뭐야?”
명숙은 고개를 숙였다. 오줌은 머리카락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 진짜…”
그녀는 얼굴을 이리지리 돌리며 벗어나려 했지만 오줌줄기는
그녀의 얼굴 머리카락 몸통을 가리지 않고 쏟아졌다.
그러다가 명숙은 고개를 숙인채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멈추어버렸다.
오줌줄기가 그친후에도 명숙은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고개를 숙인채 멈추어 있었다.
순간! 불안한 느낌이 나의 머리를 강타했다.
“명숙아..”
내가 그녀를 불렀지만 그녀는 미동도 않고 그대로 멈추어 있었다.
나는 재빨리 샤워기를 틀고 오줌줄기가 떨어진 그녀의 머리카락과 온몸에
물을 뿌리며 옆에 주저 앉았다.
그리고는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명숙아! 명숙아! 미안해! 미안해! 장난이었어!”
나는 그녀의 고개를 들려했으나 명숙의 머리는 천근만근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그녀의 온몸에 물을 뿌리며 다급하게 외쳤다.
“미안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잠시후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에는 눈물이 가득 그렁그렁 했고 눈빛에는 저주어린 살기가 가득했다.
그녀는 바닥에 손을 짚고 힘겹게 일어나 나를 노려봤다.
나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미안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나는 명숙의 팔을 잡고 애원했다.
명숙은 젖은채로 욕실밖으로 뛰쳐 나갔다.
나는 그 뒤를 따라가며 계속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소리쳤다.
방으로 들어간 명숙은 아무옷이나 서둘러 입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명숙의 팔을 잡으며 소리쳤다.
“미안해! 미안해 명숙아! 내가 잘못했어!”
나는 오열하기 시작했다.
명숙이 살기어린 눈빛으로 나를 다시한번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팔을 휘둘러 나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
뺨을 칼로 긋는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귀도 약간 멍멍했다.
정신이 번쩍 들 무렵. 그녀는 다시 팔을 휘둘러 내 뺨을 후려갈겼다.
나는 그녀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녀의 양팔을 붙잡고
오열하며 계속 소리쳤다.
“명숙아! 미안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명숙은 내 팔을 뿌리치고는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그 울음소리는… 나는 성인이 그렇게 우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았다.
그 울음소리는… 세상을 잃은 아이가 절규하며 우는 소리 같았다.
나는 머리를 숙이고 오열을 하며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빌었다.
그녀가 그대로 나를 떠나버릴까 두려워 나는 그녀의 팔을 꼭 붙들고
계속해서 빌고 또 빌었다.
그녀는 내팔을 뿌리치고는 침대위로 가서 누워 이불을 뒤집어 썼다.
한이 서려있는 듯한 울음소리가 두꺼운 이불을 뚫고 들려왔다.
나는 그녀가 누워있는 옆자리로 가 다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오열하며 계속 빌고 또 빌었다.
그녀의 울음은 몇시간이나 지속되었다.
방안에 어둠이 깔리고 모든 실루엣마져 다 잡아먹어 버릴때까지…
훗날 명숙은 그때를 떠올리고는 차가운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고백했다.
그 순간. 내가 죽여버리고 싶을 만큼 미웠다고. 나의 뺨을 후려치고
나를 흠껏 두들겨 패고 나서 그 집을 뛰쳐나와 다시는 나를 보지 않으려했다고.
그러나… 그 집을 걸어나가 내가 없는 일상을 살아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그 집을 나가는 그 순간 그녀를 덮칠 공허함이 자신의 발목을 붙잡았다고.
그 공허함을 견딜 자신이 없는 그녀자신의 나약함이 더 싫었다고.
그래서 할수 있는거라고는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워서 통곡하는 것 밖에 없었다고.
그 고백을 들었을때 나는 내 심장을 도려내는 것처럼 아팠다.
그녀를 사랑한다고 확신했건만…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다짐했건만…
정작 그녀 인생의 가장 큰 아픔과 씻지못할 상처를 준 사람은 나였다.
그 순간 나는 나 자신이 죽여버리고 싶을만큼 미웠다.
단단한 바위에 머리를 쳐박고 싶을 정도였다.
다음날 아침 이불을 살짝 걷고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12라운드의 경기를 마친 복서처럼 얼굴이며 눈이 퉁퉁부어있었다.
나는 다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그 암흑의 기간동안 학교도 가지않고 집에서 걸려온 전화도 받지 않았다.
그녀가 며칠동안을 아무것도 먹지않고 누워만 있었기에
나는 그녀곁을 떠날수가 없었다.
물을 마시러 침대에서 잠깐 일어난 그녀앞에 다시 무릎을 꿇었다.
이번에는 그녀의 발앞에 머리까지 조아렸다.
제발 제발 용서해달라는 나의 말에 그녀가 잠긴 목소리로 대답했다.
“다신 그러지마..”
일상은 더디게 회복되어 가고 있었다. 아니! 그 전과 같이 될수는 없었다.
명숙은 잠시 기력을 회복하는듯이 보였으나 그 밑에 깔린 깊은 어둠은
지속되고 있었다.
오랜만에 등교를 했으나 교수님의 강의는 나와는 다른 세계의 문제처럼 느껴졌다.
그녀가 나를 떠나버릴까 너무 두려웠다.
명숙을 제외한 모든 것이 무의미해 보였기에 결국 나는 강의중간에 가방을 챙겨
강의실을 나왔다. 그리고는 지체없이 과사무실로 가서 휴학계를 제출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 자취집의 초인종을 눌렀을때 그녀가 사라지고 없을까봐 초조했다.
문이 열리고 명숙이 눈앞에 보였을때 나는 눈물이 날것만 같았다.
나는 현관으로 들어선후 신발도 벗지 않고 그녀를 꼭 꺼안았다.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나는 울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미안해.. 내가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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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Comments
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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