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엄마 명숙이 6
Mg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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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30 09:33
“얼마라고?” d의 말을 들은 나는 입이 떡 벌어졌다.
“무슨 권리금이 집한채 값이야?”
아무리 유동인구로는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번화가라지만
그 어머어머한 창업비용에 나는 슬그머니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망하면 노가다나 뛰지 뭐”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d는 그런 아이였다.
어릴적부터 그를 라이벌이라 생각해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그는 어린시절 나보다 키고 크고 얼굴도 잘생기고 스포츠에도 뛰어났고
사교성은 나와는 거의 넘사벽 수준이었다.
늘 인기가 많고 주변에 사람들이 넘치고 그러면서도 거만함이라던가
남을 깔본다던가 하는게 없었다. 학교에서 인기투표를 하면
매일같이 1등을 하는, 남녀를 가리지않고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그리고 겉모습이나 생활격차 같은것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깊은 애정을
품는 그런 아이였다.
사랑받고 자란 덕분에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요즘말로
‘세상 무해한’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그런 아이였다.
d의 강인함은 세상에 대한 거대한 낙관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진정으로 내일 세상이 멸망하더라도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을 수 있는 친구였다.
그런 그와 함께하는 일상은 나에게 삶의 활력을 되찾게 해주었다.
주말밤을 꼬박세워가며 어마어마한 육체적 노동에 시달렸지만
나와 d는 매일매일 즐거운 놀이를 하듯 그 시기를 보냈다.
우리는 늘 시시껄렁한 농담을 하고 장난을 치고 지냈지만
때때로는 서로의 내밀한 이야기도 나누곤 했다.
d의 고민, d의 꿈, 홀로된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 그는 그런 것들을
나에게 털어놓곤 했고, 나는 진지하게 그의 말을 들어주었다.
조언같은건 필요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그가 언제나 그렇듯
현명한 결정을 내릴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꿈같은 봄날을 보내고 있을무렵 그에게서 집으로 초대를 받았다.
아버지의 장례식부터 편의점 창업까지…
그의 곁에서 도와준 나의 작은 선의에 대한 보상이자 새로 이사한
집들이를 겸한 자리였다.
이번에는 대형마트에가서 비싼 한우선물세트를 샀다.
장례식장 이후로는 d의 어머니를 볼수 없었기에 당시 나의 기억속의 그녀는
파리하게 수척하고 창백한 모습이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돈 되는것 좀 사와’ 라는 d의 타박때문이 아니라 실은 그녀를 위해
고른 집들이 선물이었다.
그의 집에 간것이 얼마만이었던가… 문앞에 서서 초인종을
누르며 다시 11살로 돌아간것처럼 설레고 두근거렸다.
새로 이사한 작은 복도식 아파트는 d와 어머니가 단둘이 살기에
딱 맞은 사이즈였다.
오랜만에 본 d의 어머니는 여전히 파리하고 수척해보였으나
안색은 다소 좋아진듯이 보였다. 그녀도 더디지만 일상을
회복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다소 안심이 되었다.
d와 나는 배달음식에 맥주를 곁들여 먹고 마시고는
당시 유행하던 콘솔 축구게임을 하고 놀았다.
어릴때와 마찬가지로 그는 사정없이 나를 박살내고는 나를 놀려댔다.
“이 새끼는 아무리 놀려도 데미지가 없네. 아 재미없어…”
‘당연하지. 어릴때부터 너한테 이렇게 당하기만 했는데..’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야 담배한대 피고오자”
“나 담배 안피워”
“그냥 나와 좀..”
그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 나는 그를 따라나섰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길게 한모금을 쭈욱 빨고는 이렇게 말했다.
“야! 나 군대간다…”
나는 잠시 벙쪄있었다.
“구라치지말고…”
“구라아냐 새끼야… 영장나와서 그냥 다음달에 가기로 했어”
나는 말없이 그냥 계속 벙찐 상태로 서있기만 했다.
d에게는 꿈이 있었다. 아버지의 뒤를 잇는 꿈.
그래서 그는 전공도 아버지와 같은 것을 선택했다.
창업을 하고 어느정도 시스템을 갖춘 지금 군대라는
걸림돌을 하나 해치운뒤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싶었다.
“너 있으니까 안심하고 가는거야. 니가 나 대신 주말 야간
책임져줄꺼니까 믿고 가는거야…”
‘너랑 있을려고 그 일 한건데. 그냥 이렇게 가버린다고?’
나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티를 내지는 않았다.
번화가에 먹자골목을 끼고있는 편의점은 주말에는 정말
정신없이 사람들로 북쩍거렸다. 어머어마한 물류를
받고 정리해야 했으며 끝없이 들이닥치는 손님들을 상대하고
게다가 취객들의 객기마저 상대해야 했다.
길거리의 오바이트나 담배꽁초들을 치우는 일까지
진정한 3d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주말의 편의점이다.
그러므로 시급이 아무리 세게 잡아도 엄청난 노동강도에
한달을 넘기지 못하고 나가 떨어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그런 일을 이제 너없이 하라니… 나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당시 최저임금의 거의 두배를 시급으로 결정하고 그는 구인공고를 냈다.
우리와 같은 나이의 여대생이 겁도 없이 이력서를 냈다.
면접을 보느날 그는 나에게 윙크를 날리며 귓속말로 말했다.
“잘해봐. 이 참에 솔로탈출하자”
그렇게 인수인계겸 3인이 주말야간일을 하기 시작했다.
힘든일은 나와 d가 다하니 그 여자애에겐 그일이 제법 손쉽게
느껴졌을 것이다.
이윽고 d의 입대날이 다가왔다.
“부탁한다” 그는 입대전날 낯간지럽게 나를 포옹하며
이렇게 말하고는 훌쩍 떠나버렸다.
둘만 남게된 편의점은 혼란 그 자체였다.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유동인구는 더 늘어났고 그만큼
쏟아내는 물류또한 어마어마했다.
셋이 있을때는 그럭저럭 돌아가던게 어디선가 조금씩 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나는 전보다 더 정신없이 몸을 놀렸지만
일이 다소 서툰 그녀의 몫까지 처리하느라 애를 먹었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노동강도에 살면서 한번도 당해보지 않았을
취객의 희롱까지 당한 그녀는 결국 눈물을 흘리며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하아~~~ 대략난감…
서둘러 다음사람을 구하기위해 구인공고를 내었지만
노동강도가 빡세다는 소문이 났는지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결국 나선 것은 d의 어머니, 명숙이었다.
d의 어머니는 이미 평일 오전 오후를 담당하고 있었다.
비록 유동인구가 많고 평일에도 점심때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였지만 주말야간에 비할바는 못되었다.
그런데 그나마 사람을 구하기 쉬운 평일을 알바에게 맡기고
주말야간을 하겠노라고 명숙은 선언했다.
나는 즉각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어머님! 어머님 그 일 못하세요. 젊은 저희들도
감당하기 힘든데… 아무튼 안돼요“
”그럼 어떡하니 당장 내일부터 너 혼자해야하는데…“
”그냥 저혼자할께요. 노하우가 쌓여서 괜찮을 거에요..”
“그걸 너 혼자 어떻게 다 해? 나 괜찮아. 너가 많이
도와주면 되지”
명숙은 완강했다.
“…… 그럼 사람 구해질때까지만요…… 진짜 주말은 평일이랑
달라요. 어머님 병나세요…“
”그래… 알바 구해질때까지만 할께…“
그렇게 그녀와 나는 주말야간을 함께 보내게 되었다.
“무슨 권리금이 집한채 값이야?”
아무리 유동인구로는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번화가라지만
그 어머어머한 창업비용에 나는 슬그머니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망하면 노가다나 뛰지 뭐”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d는 그런 아이였다.
어릴적부터 그를 라이벌이라 생각해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그는 어린시절 나보다 키고 크고 얼굴도 잘생기고 스포츠에도 뛰어났고
사교성은 나와는 거의 넘사벽 수준이었다.
늘 인기가 많고 주변에 사람들이 넘치고 그러면서도 거만함이라던가
남을 깔본다던가 하는게 없었다. 학교에서 인기투표를 하면
매일같이 1등을 하는, 남녀를 가리지않고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그리고 겉모습이나 생활격차 같은것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깊은 애정을
품는 그런 아이였다.
사랑받고 자란 덕분에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요즘말로
‘세상 무해한’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그런 아이였다.
d의 강인함은 세상에 대한 거대한 낙관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진정으로 내일 세상이 멸망하더라도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을 수 있는 친구였다.
그런 그와 함께하는 일상은 나에게 삶의 활력을 되찾게 해주었다.
주말밤을 꼬박세워가며 어마어마한 육체적 노동에 시달렸지만
나와 d는 매일매일 즐거운 놀이를 하듯 그 시기를 보냈다.
우리는 늘 시시껄렁한 농담을 하고 장난을 치고 지냈지만
때때로는 서로의 내밀한 이야기도 나누곤 했다.
d의 고민, d의 꿈, 홀로된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 그는 그런 것들을
나에게 털어놓곤 했고, 나는 진지하게 그의 말을 들어주었다.
조언같은건 필요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그가 언제나 그렇듯
현명한 결정을 내릴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꿈같은 봄날을 보내고 있을무렵 그에게서 집으로 초대를 받았다.
아버지의 장례식부터 편의점 창업까지…
그의 곁에서 도와준 나의 작은 선의에 대한 보상이자 새로 이사한
집들이를 겸한 자리였다.
이번에는 대형마트에가서 비싼 한우선물세트를 샀다.
장례식장 이후로는 d의 어머니를 볼수 없었기에 당시 나의 기억속의 그녀는
파리하게 수척하고 창백한 모습이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돈 되는것 좀 사와’ 라는 d의 타박때문이 아니라 실은 그녀를 위해
고른 집들이 선물이었다.
그의 집에 간것이 얼마만이었던가… 문앞에 서서 초인종을
누르며 다시 11살로 돌아간것처럼 설레고 두근거렸다.
새로 이사한 작은 복도식 아파트는 d와 어머니가 단둘이 살기에
딱 맞은 사이즈였다.
오랜만에 본 d의 어머니는 여전히 파리하고 수척해보였으나
안색은 다소 좋아진듯이 보였다. 그녀도 더디지만 일상을
회복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다소 안심이 되었다.
d와 나는 배달음식에 맥주를 곁들여 먹고 마시고는
당시 유행하던 콘솔 축구게임을 하고 놀았다.
어릴때와 마찬가지로 그는 사정없이 나를 박살내고는 나를 놀려댔다.
“이 새끼는 아무리 놀려도 데미지가 없네. 아 재미없어…”
‘당연하지. 어릴때부터 너한테 이렇게 당하기만 했는데..’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야 담배한대 피고오자”
“나 담배 안피워”
“그냥 나와 좀..”
그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 나는 그를 따라나섰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길게 한모금을 쭈욱 빨고는 이렇게 말했다.
“야! 나 군대간다…”
나는 잠시 벙쪄있었다.
“구라치지말고…”
“구라아냐 새끼야… 영장나와서 그냥 다음달에 가기로 했어”
나는 말없이 그냥 계속 벙찐 상태로 서있기만 했다.
d에게는 꿈이 있었다. 아버지의 뒤를 잇는 꿈.
그래서 그는 전공도 아버지와 같은 것을 선택했다.
창업을 하고 어느정도 시스템을 갖춘 지금 군대라는
걸림돌을 하나 해치운뒤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싶었다.
“너 있으니까 안심하고 가는거야. 니가 나 대신 주말 야간
책임져줄꺼니까 믿고 가는거야…”
‘너랑 있을려고 그 일 한건데. 그냥 이렇게 가버린다고?’
나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티를 내지는 않았다.
번화가에 먹자골목을 끼고있는 편의점은 주말에는 정말
정신없이 사람들로 북쩍거렸다. 어머어마한 물류를
받고 정리해야 했으며 끝없이 들이닥치는 손님들을 상대하고
게다가 취객들의 객기마저 상대해야 했다.
길거리의 오바이트나 담배꽁초들을 치우는 일까지
진정한 3d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주말의 편의점이다.
그러므로 시급이 아무리 세게 잡아도 엄청난 노동강도에
한달을 넘기지 못하고 나가 떨어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그런 일을 이제 너없이 하라니… 나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당시 최저임금의 거의 두배를 시급으로 결정하고 그는 구인공고를 냈다.
우리와 같은 나이의 여대생이 겁도 없이 이력서를 냈다.
면접을 보느날 그는 나에게 윙크를 날리며 귓속말로 말했다.
“잘해봐. 이 참에 솔로탈출하자”
그렇게 인수인계겸 3인이 주말야간일을 하기 시작했다.
힘든일은 나와 d가 다하니 그 여자애에겐 그일이 제법 손쉽게
느껴졌을 것이다.
이윽고 d의 입대날이 다가왔다.
“부탁한다” 그는 입대전날 낯간지럽게 나를 포옹하며
이렇게 말하고는 훌쩍 떠나버렸다.
둘만 남게된 편의점은 혼란 그 자체였다.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유동인구는 더 늘어났고 그만큼
쏟아내는 물류또한 어마어마했다.
셋이 있을때는 그럭저럭 돌아가던게 어디선가 조금씩 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나는 전보다 더 정신없이 몸을 놀렸지만
일이 다소 서툰 그녀의 몫까지 처리하느라 애를 먹었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노동강도에 살면서 한번도 당해보지 않았을
취객의 희롱까지 당한 그녀는 결국 눈물을 흘리며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하아~~~ 대략난감…
서둘러 다음사람을 구하기위해 구인공고를 내었지만
노동강도가 빡세다는 소문이 났는지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결국 나선 것은 d의 어머니, 명숙이었다.
d의 어머니는 이미 평일 오전 오후를 담당하고 있었다.
비록 유동인구가 많고 평일에도 점심때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였지만 주말야간에 비할바는 못되었다.
그런데 그나마 사람을 구하기 쉬운 평일을 알바에게 맡기고
주말야간을 하겠노라고 명숙은 선언했다.
나는 즉각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어머님! 어머님 그 일 못하세요. 젊은 저희들도
감당하기 힘든데… 아무튼 안돼요“
”그럼 어떡하니 당장 내일부터 너 혼자해야하는데…“
”그냥 저혼자할께요. 노하우가 쌓여서 괜찮을 거에요..”
“그걸 너 혼자 어떻게 다 해? 나 괜찮아. 너가 많이
도와주면 되지”
명숙은 완강했다.
“…… 그럼 사람 구해질때까지만요…… 진짜 주말은 평일이랑
달라요. 어머님 병나세요…“
”그래… 알바 구해질때까지만 할께…“
그렇게 그녀와 나는 주말야간을 함께 보내게 되었다.
[출처] 친구엄마 명숙이 6 (토토사이트 | 야설 | 썰 게시판 - 핫썰닷컴)
https://hotssul.com/bbs/board.php?bo_table=ssul19&wr_id=305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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