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엄마 명숙이 5
Mg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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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2023.08.27 14:20
“그이는 너랑 비슷하게 어딘가 늘 쓸쓸해 보이는 사람이었어.
난 왜 그런 남자만 만나는지 몰라…“
훗날 우리가 사랑을 나눌때 그녀가 푸념처럼 내뱉은 말이었다.
d의 어버지와는 내가 어린시절 딱 한번 만난적이 있지만 그 기억만큼은
강렬하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던 어느 토요일 이었고 그날도 d는
나를 비롯한 같은반 친구들을 잔뜩 이끌고 동네 공터로 몰려갔다.
당시에 야구는 최고의 인기스포츠였고 조금 사는집의 아이들은 야구 글러브라던가
혹은 야구배트 같은 것들을 하나씩 보유하고 있었다. 아… 우리집은 빼고…
신나게 치고 달리다보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니 당연히 암묵적인 통금시간이라는게 있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그날 우리들은 뭐가 그리 신났는지 해가 완전히 져서 공이 보이지도
않을때까지 뛰어놀았다.
깜깜한 밤이 되어서야 우리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서둘러 집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횡단보도를 건너 골목초입으로 막 뛰어들어갈때쯤 그 자리에서
갑자기 d가 멈춰섰다. d의 표정은 잠시 얼어붙어있었고 그의
눈빛을 따라가니 거기에는 아주 크고 단단해 보이는 한 남자가
서있었다. 자세히 보니 d와 아주 닮아있었다.
만약 d가 헐크로 변신한다면 딱 그모습일 한 사내가 위엄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시간이 몇신데 이 시간까지 집에 안들어와?“
그리고 그는 나를 한번 쳐다보고는 d에게 했던 것보다는 다소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너도 얼른 집에 들어가렴. 부모님들께서 걱정하시겠다. ”
나는 그의 목소리를 듣는 그 순간 완전 쫄아버렸다.
훗날 내가 프로이트를 읽을때 바로 떠올렸던 사람이 바로 d의
아버지였다. 그 압도적인 위압감이 주는 공포와 두려움…
그 덕분에 나는 근육질 몸매에 대한 환상이 생겼다.
운동을 거르지 않고 하게 된 것은 온전히 d의 아버지 때문이었다.
대학에 입학했을때 친척분께서 축하한다며 사주신 양복을 처음
입게 된 날이 하필이면 d의 아버지 장례식이라니..
나는 거울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아무리 친구엄마를 흠모하는 변태새끼지만 오늘 만큼은
절대로 그런 마음을 먹지말자. 오늘은 고인의 명복을 비는 것에만
충실하자’ 나는 마음을 되잡고 거듭하며 다짐했다.
그러나 장례식장에 들어선순간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초췌하게 파리해진 그녀의 모습이었다.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핏기가 사라진 듯 보였다.
그 모습에 나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말았다.
그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반쯤 넋이 나간 눈빛으로
사람들에게 고개숙여 인사를 했다.
핵인싸 d의 아버지의 장례식 답게 사람들이 북쩍북쩍 했다.
상주인 d까지 음식과 술을 나르고 있었다.
나는 밥한술을 잠시 뜨다가 그 모습을 보고는 d에게 다가가 말했다.
“너는 상주자리 지키고 있어. 내가 여기 거들께”
그 큰 장례식장의 테이블이 모두 만석이었다.
저녁 늦게 또다시 우르르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나는 겨울이었음에도
땀을 뻘뻘 흘려가며 테이블마다 음식과 술을 날랐다.
새벽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듯 장례식장은 한산해졌고
나는 구석 조그만 귀퉁이에 그대로 뻗어 쓰러져버렸다.
다음날은 전날 보다는 나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북쩍거렸다.
나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땀을 뻘뻘 흘려가며 음식과 술을 날랐다.
밤늦은 시간이 되니 언제 그랬냐는듯 적막이 흐르고 있었다.
상주가 있는 자리에 가보니 d는 어디갔는지 보이지 않고
그의 어머니만 고개를 돌린채 벽에 머리를 기대고 앉아있었다.
올림머리 밑으로 창백하고 가녀린 그녀의 목덜미가 보였다.
그 모습을 보니 다시 억장이 무너지는 듯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어머님 식사하셨어요?”
“응 먹었어” 그런 말을 하는 그녀의 눈이 공허해보였다.
‘거짓말. 어제부터 식당쪽으로는 눈길도 주지 않았으면서..’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X야 도와줘서 고맙다. 이제 괜찮으니까 집에 들어가봐”
나는 그녀의 그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잠시 서있었다.
그리고는 서둘러 음식이 있는 곳으로 가서 밥과 국을 펐다.
따뜻함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도록 주걱과 국자를 깊은 곳까지
담궈서 가장 깊이 있는 내용물들을 그릇에 퍼 담았다.
접시에 이런 저런 반찬을 담고 상주석과 가까운 테이블에 음식을
내려놓고 상주석으로 가서 그녀에게 말했다.
“어머님 다 차려놨어요. 와서 조금만이라도 드세요.”
“밥 먹었다니깐..”
“어제부터 아무것도 안드셨잖아요. 와서 조금이라도 드세요.
d는 어디있어요? d 것도 차려놨는데…”
“d 휴게실가서 잠깐 눈붙이고 있어”
“그럼 어머님이라도 오셔서 한술만 뜨세요. 내일 발인이잖아요”
애원하듯 말하자 그녀는 한숨을 푹 쉬더니 무겁게 몸을 일으켰다.
“X야. 아줌마 소주 한병만 갖다줄래”
나는 냉장고로 달려가 가장 냉장이 잘된 소주한병을 꺼냈다.
그녀앞에 앉아 쌓여있는 작은 종이 소주잔을 꺼내 한잔을 따랐다.
그녀는 한잔을 조용히 들이켜 삼키고는 다시 이렇게 말했다.
“한잔만 더 따라줄래?”
나는 다시 한잔을 묵묵히 채운후 고개를 푹 숙였다.
그녀는 다시 한잔을 쭉 들이켰다.
그날밤 나는 그녀앞에 고개를 숙인채 앉아 비워진 그녀의 잔을
묵묵히 채웠다.
다음날 아침 나는 화장터나 납골당은 따라가지 않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3일을 내내 끙끙 앓아누웠다.
d에게서 고맙다는 문자를 받았지만 나는 답장을 할 힘도 없었다.
나도 이렇게 까지 힘든데 d와 그녀의 어머니는 어땠을까?
봄이 다가옴을 시샘하는 늦겨울의 추위가 맹렬하듯
내 마음의 한기가 마지막 발악을 하는 것처럼 나를 덮쳐왔다.
나는 아무것도 못하고 그저 방안에 누워 어서 봄이 오기만을
기다릴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개강을 하였지만 얼마간 쌀쌀한 날씨가 이어졌다.
그러나 나는 서서히 일상을 회복해 나아갔다.
자격증을 준비한다는 명목하에 하던 과외도 모두 그만두었다.
강의실 도서관 집을 왔다갔다 하는 일상이 이어졌다.
따뜻한 남쪽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는 뉴스가 흘러나오던 어느날이었다.
d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 이사가”
그의 말에 나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
“어디로?”
“qq동”
“………… 그래도 가깝네. 이사 언제가는데?
내가 가서 일손좀 거들까?”
“푸하하하 촌놈. 요즘은 포장이사업체가 다 알아서 해준데”
그렇게 기약없는 ‘언제 한번 보자’ 라는 인사와 함께 전화를 끊었다.
이사를 간다는 그의 말에 나는 가슴한구석이 텅비어 버린듯 했다.
어른이 되어간다는게 이런 심정인가? 이런 상실감이 익숙해 지는게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일까? 나는 그런 상념에 잠겨 버렸다.
그날 새벽 나는 몰래 d의 집앞을 찾아갔다.
빨간 벽돌에 1층 양옥집. 어릴적 그의 집은 우리 동네에서는
제법 큰 나름 고급주택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동네 이곳저곳은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섰고, d와 내가 뛰어놀던 공터나 골목들은
이미 사라져버리고 없었다. 어린시절의 눈으로는 크고 럭셔리해보였던
d의 빨간 양옥집은 나와 d가 커버린 것만큼 작고 초라해 보였다.
“나 사장됐다” 얼마후 그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다.
이사를 간 qq동 부근 먹자골목쪽에 편의점을 개업했다는 연락이 왔다.
“돈 되는것 좀 사오지. 하여간 센스없기는…”
가게에 화분을 들고 찾아가자 그가 툴툴 내뱉으며 말했다.
이제 날이 제법 따뜻해졌고, d 또한 일상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새로운 일상을 살아가던 어느날 이었다.
d에게서 다급한 연락이 왔다.
“야! 나좀 도와줘야 겠다. 일손이 필요한데 주말에 여기로 좀 나와라”
이미 과외를 모두 그만둬 주말엔 공부외엔 할일도 없었기에
나는 흔쾌히 그의 부탁을 들어주게 되었다.
d와 다시 가까이 지낼수 있다는게 솔직한 이유였다.
그와 있으면 나는 마음을 내려놓고 가장 나다울 수 있었다.
내가 그럴수 있는 친구는 d가 유일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이런 나의 선택이 내 인생에 어떤 회오리를
몰고올지 알지 못했다. 다시 그와 연결되었다는 건
그의 어머니와도, 즉 명숙과도 다시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뜻이었다.
난 왜 그런 남자만 만나는지 몰라…“
훗날 우리가 사랑을 나눌때 그녀가 푸념처럼 내뱉은 말이었다.
d의 어버지와는 내가 어린시절 딱 한번 만난적이 있지만 그 기억만큼은
강렬하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던 어느 토요일 이었고 그날도 d는
나를 비롯한 같은반 친구들을 잔뜩 이끌고 동네 공터로 몰려갔다.
당시에 야구는 최고의 인기스포츠였고 조금 사는집의 아이들은 야구 글러브라던가
혹은 야구배트 같은 것들을 하나씩 보유하고 있었다. 아… 우리집은 빼고…
신나게 치고 달리다보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니 당연히 암묵적인 통금시간이라는게 있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그날 우리들은 뭐가 그리 신났는지 해가 완전히 져서 공이 보이지도
않을때까지 뛰어놀았다.
깜깜한 밤이 되어서야 우리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서둘러 집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횡단보도를 건너 골목초입으로 막 뛰어들어갈때쯤 그 자리에서
갑자기 d가 멈춰섰다. d의 표정은 잠시 얼어붙어있었고 그의
눈빛을 따라가니 거기에는 아주 크고 단단해 보이는 한 남자가
서있었다. 자세히 보니 d와 아주 닮아있었다.
만약 d가 헐크로 변신한다면 딱 그모습일 한 사내가 위엄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시간이 몇신데 이 시간까지 집에 안들어와?“
그리고 그는 나를 한번 쳐다보고는 d에게 했던 것보다는 다소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너도 얼른 집에 들어가렴. 부모님들께서 걱정하시겠다. ”
나는 그의 목소리를 듣는 그 순간 완전 쫄아버렸다.
훗날 내가 프로이트를 읽을때 바로 떠올렸던 사람이 바로 d의
아버지였다. 그 압도적인 위압감이 주는 공포와 두려움…
그 덕분에 나는 근육질 몸매에 대한 환상이 생겼다.
운동을 거르지 않고 하게 된 것은 온전히 d의 아버지 때문이었다.
대학에 입학했을때 친척분께서 축하한다며 사주신 양복을 처음
입게 된 날이 하필이면 d의 아버지 장례식이라니..
나는 거울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아무리 친구엄마를 흠모하는 변태새끼지만 오늘 만큼은
절대로 그런 마음을 먹지말자. 오늘은 고인의 명복을 비는 것에만
충실하자’ 나는 마음을 되잡고 거듭하며 다짐했다.
그러나 장례식장에 들어선순간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초췌하게 파리해진 그녀의 모습이었다.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핏기가 사라진 듯 보였다.
그 모습에 나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말았다.
그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반쯤 넋이 나간 눈빛으로
사람들에게 고개숙여 인사를 했다.
핵인싸 d의 아버지의 장례식 답게 사람들이 북쩍북쩍 했다.
상주인 d까지 음식과 술을 나르고 있었다.
나는 밥한술을 잠시 뜨다가 그 모습을 보고는 d에게 다가가 말했다.
“너는 상주자리 지키고 있어. 내가 여기 거들께”
그 큰 장례식장의 테이블이 모두 만석이었다.
저녁 늦게 또다시 우르르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나는 겨울이었음에도
땀을 뻘뻘 흘려가며 테이블마다 음식과 술을 날랐다.
새벽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듯 장례식장은 한산해졌고
나는 구석 조그만 귀퉁이에 그대로 뻗어 쓰러져버렸다.
다음날은 전날 보다는 나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북쩍거렸다.
나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땀을 뻘뻘 흘려가며 음식과 술을 날랐다.
밤늦은 시간이 되니 언제 그랬냐는듯 적막이 흐르고 있었다.
상주가 있는 자리에 가보니 d는 어디갔는지 보이지 않고
그의 어머니만 고개를 돌린채 벽에 머리를 기대고 앉아있었다.
올림머리 밑으로 창백하고 가녀린 그녀의 목덜미가 보였다.
그 모습을 보니 다시 억장이 무너지는 듯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어머님 식사하셨어요?”
“응 먹었어” 그런 말을 하는 그녀의 눈이 공허해보였다.
‘거짓말. 어제부터 식당쪽으로는 눈길도 주지 않았으면서..’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X야 도와줘서 고맙다. 이제 괜찮으니까 집에 들어가봐”
나는 그녀의 그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잠시 서있었다.
그리고는 서둘러 음식이 있는 곳으로 가서 밥과 국을 펐다.
따뜻함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도록 주걱과 국자를 깊은 곳까지
담궈서 가장 깊이 있는 내용물들을 그릇에 퍼 담았다.
접시에 이런 저런 반찬을 담고 상주석과 가까운 테이블에 음식을
내려놓고 상주석으로 가서 그녀에게 말했다.
“어머님 다 차려놨어요. 와서 조금만이라도 드세요.”
“밥 먹었다니깐..”
“어제부터 아무것도 안드셨잖아요. 와서 조금이라도 드세요.
d는 어디있어요? d 것도 차려놨는데…”
“d 휴게실가서 잠깐 눈붙이고 있어”
“그럼 어머님이라도 오셔서 한술만 뜨세요. 내일 발인이잖아요”
애원하듯 말하자 그녀는 한숨을 푹 쉬더니 무겁게 몸을 일으켰다.
“X야. 아줌마 소주 한병만 갖다줄래”
나는 냉장고로 달려가 가장 냉장이 잘된 소주한병을 꺼냈다.
그녀앞에 앉아 쌓여있는 작은 종이 소주잔을 꺼내 한잔을 따랐다.
그녀는 한잔을 조용히 들이켜 삼키고는 다시 이렇게 말했다.
“한잔만 더 따라줄래?”
나는 다시 한잔을 묵묵히 채운후 고개를 푹 숙였다.
그녀는 다시 한잔을 쭉 들이켰다.
그날밤 나는 그녀앞에 고개를 숙인채 앉아 비워진 그녀의 잔을
묵묵히 채웠다.
다음날 아침 나는 화장터나 납골당은 따라가지 않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3일을 내내 끙끙 앓아누웠다.
d에게서 고맙다는 문자를 받았지만 나는 답장을 할 힘도 없었다.
나도 이렇게 까지 힘든데 d와 그녀의 어머니는 어땠을까?
봄이 다가옴을 시샘하는 늦겨울의 추위가 맹렬하듯
내 마음의 한기가 마지막 발악을 하는 것처럼 나를 덮쳐왔다.
나는 아무것도 못하고 그저 방안에 누워 어서 봄이 오기만을
기다릴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개강을 하였지만 얼마간 쌀쌀한 날씨가 이어졌다.
그러나 나는 서서히 일상을 회복해 나아갔다.
자격증을 준비한다는 명목하에 하던 과외도 모두 그만두었다.
강의실 도서관 집을 왔다갔다 하는 일상이 이어졌다.
따뜻한 남쪽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는 뉴스가 흘러나오던 어느날이었다.
d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 이사가”
그의 말에 나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
“어디로?”
“qq동”
“………… 그래도 가깝네. 이사 언제가는데?
내가 가서 일손좀 거들까?”
“푸하하하 촌놈. 요즘은 포장이사업체가 다 알아서 해준데”
그렇게 기약없는 ‘언제 한번 보자’ 라는 인사와 함께 전화를 끊었다.
이사를 간다는 그의 말에 나는 가슴한구석이 텅비어 버린듯 했다.
어른이 되어간다는게 이런 심정인가? 이런 상실감이 익숙해 지는게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일까? 나는 그런 상념에 잠겨 버렸다.
그날 새벽 나는 몰래 d의 집앞을 찾아갔다.
빨간 벽돌에 1층 양옥집. 어릴적 그의 집은 우리 동네에서는
제법 큰 나름 고급주택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동네 이곳저곳은
고층 아파트들이 들어섰고, d와 내가 뛰어놀던 공터나 골목들은
이미 사라져버리고 없었다. 어린시절의 눈으로는 크고 럭셔리해보였던
d의 빨간 양옥집은 나와 d가 커버린 것만큼 작고 초라해 보였다.
“나 사장됐다” 얼마후 그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다.
이사를 간 qq동 부근 먹자골목쪽에 편의점을 개업했다는 연락이 왔다.
“돈 되는것 좀 사오지. 하여간 센스없기는…”
가게에 화분을 들고 찾아가자 그가 툴툴 내뱉으며 말했다.
이제 날이 제법 따뜻해졌고, d 또한 일상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새로운 일상을 살아가던 어느날 이었다.
d에게서 다급한 연락이 왔다.
“야! 나좀 도와줘야 겠다. 일손이 필요한데 주말에 여기로 좀 나와라”
이미 과외를 모두 그만둬 주말엔 공부외엔 할일도 없었기에
나는 흔쾌히 그의 부탁을 들어주게 되었다.
d와 다시 가까이 지낼수 있다는게 솔직한 이유였다.
그와 있으면 나는 마음을 내려놓고 가장 나다울 수 있었다.
내가 그럴수 있는 친구는 d가 유일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이런 나의 선택이 내 인생에 어떤 회오리를
몰고올지 알지 못했다. 다시 그와 연결되었다는 건
그의 어머니와도, 즉 명숙과도 다시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뜻이었다.
[출처] 친구엄마 명숙이 5 (토토사이트 | 야설 | 썰 게시판 - 핫썰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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