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엄마 명숙이 3
Mgoon
80
6039
23
2023.08.21 12:03
명숙과 사랑을 나눌때 나는 나에게도 그런 모습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엄한 가정에서 태어나 애정보다는 규율에 입각한 훈육으로 자랐던 내가…
그래서 타인을 만날때는 관심과 호기심보다는 적당한 거리두기에 익숙한
내가… 함께있을때 유일하게 거리낌없이 나다울 수 있었던 사람은
내친구 d와, 그리고 그의 어머니 명숙뿐이었다.
내가 자취방을 구하고 명숙과 내가 이제 갓 사랑에 빠진 연인들처럼
함께 동거할무렵은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고 있었던 때였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 해도 불쾌지수가 높은 계절에는 스킨쉽이
짜증나는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해 우리는 아주 무더운 날씨만큼이나
뜨겁게 서로를 끌어안았다. 내 자취방안에 달려있던 조그만 에어컨은
하루종일 쉴새없이 돌아갔지만 그녀와 나의 달아오른 열을 식히기는 역부족이었다.
세탁기 안은 서로의 옷대신 밤새 쏟아낸 사랑의 흔적이 축축히 묻어있는
침대시트와 얇은 이불로 채워졌다.
나는 우리가 섹스를 한뒤 엎드려 숨을 고르고 있는 그녀에게
다시 달려들었다. 에어컨은 18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샤워를 막 마친 사람처럼 온몸이 땀으로 젖어있었다.
나는 그녀 등의 땀을 혀로 핥으며 그녀의 온몸 곳곳을 맛보고 있었다.
“그만해 나 힘들어” 그녀가 푸념을 내뱉었지만 듣는둥 마는둥
나의 혀는 부지런히 그녀의 온몸 곳곳을 누볐다.
그녀의 두 다리를 벌리니 옥문 입구에는 내가 싸놓은 정액들이 꾸역꾸역
흘러나오고 있었다. 일부는 그녀의 음모에 붙어 있었고
그녀의 사타구니 역시 땀으로 촉촉해져 있었다.
“아 하지마” 약간은 부끄러운 톤으로 말하며 그녀는 가녀린 손을 뻗어
그 모습을 가리려 했다. 무릎을 굽혀 다리를 접고 그녀의 허벅지에 붙여
그런 모습을 급히 가리려 했다. 나는 그런 그녀가 너무도 귀여워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때 그녀의 하얀발이 보였다.
중3때 우연히 시장입구에서 만나 함께 나란히 걸으며 보았던 그 발.
그날 이후로 몇년간 그녀의 작고 하얀발과 발톱의 빨간 매니큐어는
나의 가장 강력한 딸감이었다.
그래서 내가 그녀의 항문 만큼이나 집착한 부위가 있다면 발이었다.
나의 정성어린 노력끝에 각질이 사라지고 다시 뽀얗고 앙증맞은 모습을
되찾은 그녀의 발은 너무도 탐스러웠다.
나는 그녀의 발을 잡고 발가락을 하나하나 입으로 넣어 빨기 시작했다.
“야~~~ 뭐하는 거야 또?” 그녀가 발버둥을 치려 했지만
그녀의 발목은 나의 두 손에 단단히 결박되어 버린 상태였고
그 상황에서 나는 그녀의 발가락이 아주 먹음직스러운 사탕인것 마냥
입안에 넣고 쪽쪽 빨았다.
그녀를 볼때마다 가슴속에서는 뭔가 알수 없는 것이 치밀어 오르는데
말로 표현을 할수 없었다. “사랑해” 라는 말로는 제대로 전달될 수 없는
감정이었다. 그럴때 할수없이 나는 그녀를 덮쳤다.
우리는 주중에는 연인처럼 사랑을 나누고 주말밤에는 함께 일을 했다.
주중에는 서로 반말을 하고 시도때도 없이 서로를 만지고 핥고 하다가
주말에 함께 있을때는 사장님과 종업원의 역할을 잘 연기하며 지냈다.
그렇게 각자의 역할을 잘 연기하는 중간중간 손님들몰래 즐기던 일탈은
너무고 짜릿한 것이었다. 우리는 남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순간순간
서로의 손을 만지거나 엉덩이를 살짝살짝 주무르거나 했다.
손님이 드문 새벽에는 창고처럼 어둑한 탕비실안으로 들어가
매장을 비추는 cctv 모니터를 훔쳐보며 서로 잡아먹을것처럼
끌어안고 입술을 빨아댔다.
그날도 그런 어느 주말밤이었다.
엄청난 속도로 손님과 물류가 넘쳐나던 어느날이었다.
매장에 물건을 진열하고 박스를 정리하던 나는 포스앞에서
손님을 응대하고 있던 명숙을 보았다.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나를 사로잡았던 그녀 특유의 그 눈웃음으로
손님들을 대하고 있었다. 나는 그 순간 잠깐 멍하니 그녀를
쳐다볼 수 밖에 없었는데 그 모습은 그 어린시절 나를 그녀에게
빠져들게만든 광채에 휩싸인 모습이었다.
그 순간 나는 2년전, 중3이후 실로 오래간만에 그녀를 만난 어느
밤을 떠올렸다. 그때 나는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었는데,
중3이후 고작 3년만에 만난 그녀는 어린시절 내가 알고있던
그녀가 아니었다. 나를 얼어붙게 만들던 그 광채는 온데간데 없었고
그녀는 파리하게 헬쓱해보였고, 삶에 지쳐 말라있었던 것이다.
나는 손님을 응대하며 광채를 내뿜는 그녀를 보면서 메말라가던 그때의
명숙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 때 나는 이런 사실을 깨달았다. 아주 진부하고 유치한
말이지만 그 진부하고 유치한 말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사실을… 그 사실은 이것이었다.
“그녀의 광채는 사랑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다”
중학교를 졸업한 나와 d는 다시금 더 멀어졌다.
고등학교의 3년은 내 인생에서 d와 그의 어머니가 아예 사라져버린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도 한동네 사는데 어떻게 그럴수가 있었는지…
고등학교의 나는 같은 반 아이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적당하게 친하게 지냈다. 서로 얼굴을 붉힐만큼 다투는 상황도
없었고, 그렇다고 기억에 남을만한 추억도 없었다.
중학교때 각자의 학교에서 성적으로는 날고 기었던 아이들이
모여들었고, 입학과 동시에 대학입시는 시작되었다라고 생각하던
아이들이었던 만큼 서로가 서로를 동료이자 잠재적인 경쟁자로 보았다.
한가지 다행스러웠던 점은 내가 사람과의 관계보다는 활자와
더 친숙했었기에 나는 그들사이에서도 꽤나 성적이 좋았다는 점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나는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는것보다는
활자가 전해주는 정보를 파악하는데에 더 뛰어났고,
나는 우리나라의 소위 엘리트라는 사람들이 그렇듯
암기에만 뛰어난 멍청이가 되기에 충분한 재능이 있었다.
그 시기에 나는 d와 그의 어머니를 조금… 아니 아주 매우 그리워했다.
새벽에 독서실에서 귀가할때에 나는 일부러 멀리 길을 돌아
d의 집앞을 지나쳐가곤 했다. 대개는 불이 꺼져있었고 가끔
d의 방에 불이 켜져있기도 했다. 그 때에 불켜진 d의 방을 보면
나는 울컥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d와의 끊어졌던 인연이 다시 연결되기 시작한때는 수능을 얼마남겨두지
않은 고3의 가을이었다. 나는 당시 부족한 사회탐구영역을 보충하고자
단과 학원에 들러 수강신청을 하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낯익은 목소리의
반가운 욕설이 들려왔다.
“뭐야 이새끼! 살아있었네?”
뒤를 돌아보니 거기에는 d가 서있었다.
3년이라는 시간은 개구진 얼굴을 한 소년을 잘생긴 청년으로 바꾸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내가 그를 놀라게 한점이 있다면
내가 그의 키를 역전하여 더 커버렸다는 사실이었다.
“뭐야 언제 이렇게 컸어?” 학원 옥상에서 그는 능숙하게 담배에
불을 붙이며 물었다.
“너 담배도 피냐? 가지가지한다 정말”
나는 반갑다는 말을 그렇게 던졌다.
우리는 서로의 근황을 짧게 나눈뒤 입시정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디테일한 입시정보에 빠삭한 아이들이 많았던
학교를 다녔던 만큼 나는 주로 그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편이었고
그는 담배를 피우며 내말에 잠자코 귀를 기울여주었다.
나는 수시와 정시의 차이. 학교마다 다른 입시전형등을 떠들어댔고
그에 따른 전략을 신나게 그에게 설명했다.
“이거 내 핸드폰 번호거든? 혹시라도 다른 정보들 알게되면 연락줘”
그는 공책을 찢어 그의 번호를 적고는 나에게 건냈다.
그가 대충 휘갈긴 번호를 집어든 나는 다시 그와 연결되었다는
생각에 다소간 흥분이 들었다.
당시 우리학교에서는 아주 특수한 형태의 모의고사를 보곤 했는데
소위 고득점자들을 위한 자체 모의고사였다. 그래봤자 입시학원
에서 출제한 모의고사 중에서 난이도가 있는 것들을 짜집기한
정도였지만 나는 그를 위해 일부러 시험지를 몇장 훔쳤다.
외부유출 절대금지! 라는 특명이 있었지만 어차피 내가 아니어도
어디선가는 유출될 그런 모의고사였다.
나는 그 시험지를 들고 그의 집으로 향했다.
전화를 받은 d가 우리집으로 오겠다 했지만, 나는 기거이 그의
집으로 가겠노라 우겼다. 사실 d의 어머니를 보기 위해서였다.
‘몇년만에 d의 집을 방문하는거지?’ 문앞에 서서 생각했다.
“들어와” d가 문을 열어주고 그의 집으로 들어선 순간,
안방문앞에 잠옷을 입은 d의 어머니가 보였다.
“안녕하세요” 나는 인사를 꾸뻑하고는 서둘러 d의 방으로 들어갔다.
티내지 않으려 했으나 나는 충격에 휩싸였다.
몇 년만에 본 그녀는… 너무도 그리웠던 그녀는…
3년전에 보았을때와 매우 달라져 있었다.
핼쓱하고 메말라보였으며, 무엇보다 나를 사로잡던 그 광채가
사라진 모습이었다. 순간 나는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집에 무슨 일이 생겼다’
나는 고이고이 모셔두었던 모의고사 시험지를 그에게 건낸후에
줏어들은 정보들을 이야기했다.
그는 의자에 앉아 팔걸이에 손을 올리고 턱을 괸채 담담히
내말을 들었다.
언뜻 그가 무슨말을 하고싶어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알고있었다. 내가 물어도 그는 절대 그 사실을
얘기해주지 않을거라는걸. 그리고 속으로 끙끙앓고 말거라는걸.
나는 서둘러 그 집을 빠져나와 집으로 향했다.
수능을 얼마안남겨둔 시점에 상념에 잠길 것 같아 나는 수학문제집을
꺼내 새벽까지 풀었다.
‘고작 이거 때문이었어? 이거 때문에 다들 그 몇년을 개고생을 한거야?’
수능고사장을 나오며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수능을 마치자 고생했다며 부모님께서는 최신형 폴더폰을 선물해주셨다.
d가 전해준 그의 번호를 한글자 한글자 정성스럽게 꾹꾹 눌러가며
나는 그의 번호를 단축키 1번에 저장했다.
‘나한테는 d가 단축키 1번인데 그에게는 내가 몇번일까?’
이런 생각을 하니 헛웃음이 나왔다.
“나 폰 생겼어. 이거 내 번호야”
d에게 문자를 하자 그에게서 바로 전화가 왔다.
서로의 가채점 결과를 나눈뒤에 그에게서
“언제 만나서 술한잔하자” 라는 상투적인 인사를 들었다.
’몇일? 몇시? 어디서?’ 라고 나는 따져묻고 싶었지만
“어 그래.. 연락해” 라고 짧게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학교 합격자 발표후에 나는 대학에 합격했노라 그에게 문자를 했다.
며칠 뒤 그에게서도 지원했던 대학에 합격했다는 문자를 받았다.
“축하해” 이 짧은 말뒤에 ‘내가 술사줄테니까 언제 어디로 나와’
라고 덧붙이고 싶었지만 나는 쓰던 내용을 지우고 그냥 짧게
“축하해” 단 세글자만 보낼수 있었다.
“언제한번 꼭 보자. 내가 연락할께” 라는게 그의 마지막 답장이었으나
그에게서 연락은 오지 않았다.
엄한 가정에서 태어나 애정보다는 규율에 입각한 훈육으로 자랐던 내가…
그래서 타인을 만날때는 관심과 호기심보다는 적당한 거리두기에 익숙한
내가… 함께있을때 유일하게 거리낌없이 나다울 수 있었던 사람은
내친구 d와, 그리고 그의 어머니 명숙뿐이었다.
내가 자취방을 구하고 명숙과 내가 이제 갓 사랑에 빠진 연인들처럼
함께 동거할무렵은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고 있었던 때였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 해도 불쾌지수가 높은 계절에는 스킨쉽이
짜증나는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해 우리는 아주 무더운 날씨만큼이나
뜨겁게 서로를 끌어안았다. 내 자취방안에 달려있던 조그만 에어컨은
하루종일 쉴새없이 돌아갔지만 그녀와 나의 달아오른 열을 식히기는 역부족이었다.
세탁기 안은 서로의 옷대신 밤새 쏟아낸 사랑의 흔적이 축축히 묻어있는
침대시트와 얇은 이불로 채워졌다.
나는 우리가 섹스를 한뒤 엎드려 숨을 고르고 있는 그녀에게
다시 달려들었다. 에어컨은 18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샤워를 막 마친 사람처럼 온몸이 땀으로 젖어있었다.
나는 그녀 등의 땀을 혀로 핥으며 그녀의 온몸 곳곳을 맛보고 있었다.
“그만해 나 힘들어” 그녀가 푸념을 내뱉었지만 듣는둥 마는둥
나의 혀는 부지런히 그녀의 온몸 곳곳을 누볐다.
그녀의 두 다리를 벌리니 옥문 입구에는 내가 싸놓은 정액들이 꾸역꾸역
흘러나오고 있었다. 일부는 그녀의 음모에 붙어 있었고
그녀의 사타구니 역시 땀으로 촉촉해져 있었다.
“아 하지마” 약간은 부끄러운 톤으로 말하며 그녀는 가녀린 손을 뻗어
그 모습을 가리려 했다. 무릎을 굽혀 다리를 접고 그녀의 허벅지에 붙여
그런 모습을 급히 가리려 했다. 나는 그런 그녀가 너무도 귀여워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때 그녀의 하얀발이 보였다.
중3때 우연히 시장입구에서 만나 함께 나란히 걸으며 보았던 그 발.
그날 이후로 몇년간 그녀의 작고 하얀발과 발톱의 빨간 매니큐어는
나의 가장 강력한 딸감이었다.
그래서 내가 그녀의 항문 만큼이나 집착한 부위가 있다면 발이었다.
나의 정성어린 노력끝에 각질이 사라지고 다시 뽀얗고 앙증맞은 모습을
되찾은 그녀의 발은 너무도 탐스러웠다.
나는 그녀의 발을 잡고 발가락을 하나하나 입으로 넣어 빨기 시작했다.
“야~~~ 뭐하는 거야 또?” 그녀가 발버둥을 치려 했지만
그녀의 발목은 나의 두 손에 단단히 결박되어 버린 상태였고
그 상황에서 나는 그녀의 발가락이 아주 먹음직스러운 사탕인것 마냥
입안에 넣고 쪽쪽 빨았다.
그녀를 볼때마다 가슴속에서는 뭔가 알수 없는 것이 치밀어 오르는데
말로 표현을 할수 없었다. “사랑해” 라는 말로는 제대로 전달될 수 없는
감정이었다. 그럴때 할수없이 나는 그녀를 덮쳤다.
우리는 주중에는 연인처럼 사랑을 나누고 주말밤에는 함께 일을 했다.
주중에는 서로 반말을 하고 시도때도 없이 서로를 만지고 핥고 하다가
주말에 함께 있을때는 사장님과 종업원의 역할을 잘 연기하며 지냈다.
그렇게 각자의 역할을 잘 연기하는 중간중간 손님들몰래 즐기던 일탈은
너무고 짜릿한 것이었다. 우리는 남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순간순간
서로의 손을 만지거나 엉덩이를 살짝살짝 주무르거나 했다.
손님이 드문 새벽에는 창고처럼 어둑한 탕비실안으로 들어가
매장을 비추는 cctv 모니터를 훔쳐보며 서로 잡아먹을것처럼
끌어안고 입술을 빨아댔다.
그날도 그런 어느 주말밤이었다.
엄청난 속도로 손님과 물류가 넘쳐나던 어느날이었다.
매장에 물건을 진열하고 박스를 정리하던 나는 포스앞에서
손님을 응대하고 있던 명숙을 보았다.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나를 사로잡았던 그녀 특유의 그 눈웃음으로
손님들을 대하고 있었다. 나는 그 순간 잠깐 멍하니 그녀를
쳐다볼 수 밖에 없었는데 그 모습은 그 어린시절 나를 그녀에게
빠져들게만든 광채에 휩싸인 모습이었다.
그 순간 나는 2년전, 중3이후 실로 오래간만에 그녀를 만난 어느
밤을 떠올렸다. 그때 나는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었는데,
중3이후 고작 3년만에 만난 그녀는 어린시절 내가 알고있던
그녀가 아니었다. 나를 얼어붙게 만들던 그 광채는 온데간데 없었고
그녀는 파리하게 헬쓱해보였고, 삶에 지쳐 말라있었던 것이다.
나는 손님을 응대하며 광채를 내뿜는 그녀를 보면서 메말라가던 그때의
명숙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 때 나는 이런 사실을 깨달았다. 아주 진부하고 유치한
말이지만 그 진부하고 유치한 말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사실을… 그 사실은 이것이었다.
“그녀의 광채는 사랑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다”
중학교를 졸업한 나와 d는 다시금 더 멀어졌다.
고등학교의 3년은 내 인생에서 d와 그의 어머니가 아예 사라져버린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도 한동네 사는데 어떻게 그럴수가 있었는지…
고등학교의 나는 같은 반 아이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적당하게 친하게 지냈다. 서로 얼굴을 붉힐만큼 다투는 상황도
없었고, 그렇다고 기억에 남을만한 추억도 없었다.
중학교때 각자의 학교에서 성적으로는 날고 기었던 아이들이
모여들었고, 입학과 동시에 대학입시는 시작되었다라고 생각하던
아이들이었던 만큼 서로가 서로를 동료이자 잠재적인 경쟁자로 보았다.
한가지 다행스러웠던 점은 내가 사람과의 관계보다는 활자와
더 친숙했었기에 나는 그들사이에서도 꽤나 성적이 좋았다는 점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나는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는것보다는
활자가 전해주는 정보를 파악하는데에 더 뛰어났고,
나는 우리나라의 소위 엘리트라는 사람들이 그렇듯
암기에만 뛰어난 멍청이가 되기에 충분한 재능이 있었다.
그 시기에 나는 d와 그의 어머니를 조금… 아니 아주 매우 그리워했다.
새벽에 독서실에서 귀가할때에 나는 일부러 멀리 길을 돌아
d의 집앞을 지나쳐가곤 했다. 대개는 불이 꺼져있었고 가끔
d의 방에 불이 켜져있기도 했다. 그 때에 불켜진 d의 방을 보면
나는 울컥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d와의 끊어졌던 인연이 다시 연결되기 시작한때는 수능을 얼마남겨두지
않은 고3의 가을이었다. 나는 당시 부족한 사회탐구영역을 보충하고자
단과 학원에 들러 수강신청을 하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낯익은 목소리의
반가운 욕설이 들려왔다.
“뭐야 이새끼! 살아있었네?”
뒤를 돌아보니 거기에는 d가 서있었다.
3년이라는 시간은 개구진 얼굴을 한 소년을 잘생긴 청년으로 바꾸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내가 그를 놀라게 한점이 있다면
내가 그의 키를 역전하여 더 커버렸다는 사실이었다.
“뭐야 언제 이렇게 컸어?” 학원 옥상에서 그는 능숙하게 담배에
불을 붙이며 물었다.
“너 담배도 피냐? 가지가지한다 정말”
나는 반갑다는 말을 그렇게 던졌다.
우리는 서로의 근황을 짧게 나눈뒤 입시정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디테일한 입시정보에 빠삭한 아이들이 많았던
학교를 다녔던 만큼 나는 주로 그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편이었고
그는 담배를 피우며 내말에 잠자코 귀를 기울여주었다.
나는 수시와 정시의 차이. 학교마다 다른 입시전형등을 떠들어댔고
그에 따른 전략을 신나게 그에게 설명했다.
“이거 내 핸드폰 번호거든? 혹시라도 다른 정보들 알게되면 연락줘”
그는 공책을 찢어 그의 번호를 적고는 나에게 건냈다.
그가 대충 휘갈긴 번호를 집어든 나는 다시 그와 연결되었다는
생각에 다소간 흥분이 들었다.
당시 우리학교에서는 아주 특수한 형태의 모의고사를 보곤 했는데
소위 고득점자들을 위한 자체 모의고사였다. 그래봤자 입시학원
에서 출제한 모의고사 중에서 난이도가 있는 것들을 짜집기한
정도였지만 나는 그를 위해 일부러 시험지를 몇장 훔쳤다.
외부유출 절대금지! 라는 특명이 있었지만 어차피 내가 아니어도
어디선가는 유출될 그런 모의고사였다.
나는 그 시험지를 들고 그의 집으로 향했다.
전화를 받은 d가 우리집으로 오겠다 했지만, 나는 기거이 그의
집으로 가겠노라 우겼다. 사실 d의 어머니를 보기 위해서였다.
‘몇년만에 d의 집을 방문하는거지?’ 문앞에 서서 생각했다.
“들어와” d가 문을 열어주고 그의 집으로 들어선 순간,
안방문앞에 잠옷을 입은 d의 어머니가 보였다.
“안녕하세요” 나는 인사를 꾸뻑하고는 서둘러 d의 방으로 들어갔다.
티내지 않으려 했으나 나는 충격에 휩싸였다.
몇 년만에 본 그녀는… 너무도 그리웠던 그녀는…
3년전에 보았을때와 매우 달라져 있었다.
핼쓱하고 메말라보였으며, 무엇보다 나를 사로잡던 그 광채가
사라진 모습이었다. 순간 나는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집에 무슨 일이 생겼다’
나는 고이고이 모셔두었던 모의고사 시험지를 그에게 건낸후에
줏어들은 정보들을 이야기했다.
그는 의자에 앉아 팔걸이에 손을 올리고 턱을 괸채 담담히
내말을 들었다.
언뜻 그가 무슨말을 하고싶어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알고있었다. 내가 물어도 그는 절대 그 사실을
얘기해주지 않을거라는걸. 그리고 속으로 끙끙앓고 말거라는걸.
나는 서둘러 그 집을 빠져나와 집으로 향했다.
수능을 얼마안남겨둔 시점에 상념에 잠길 것 같아 나는 수학문제집을
꺼내 새벽까지 풀었다.
‘고작 이거 때문이었어? 이거 때문에 다들 그 몇년을 개고생을 한거야?’
수능고사장을 나오며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수능을 마치자 고생했다며 부모님께서는 최신형 폴더폰을 선물해주셨다.
d가 전해준 그의 번호를 한글자 한글자 정성스럽게 꾹꾹 눌러가며
나는 그의 번호를 단축키 1번에 저장했다.
‘나한테는 d가 단축키 1번인데 그에게는 내가 몇번일까?’
이런 생각을 하니 헛웃음이 나왔다.
“나 폰 생겼어. 이거 내 번호야”
d에게 문자를 하자 그에게서 바로 전화가 왔다.
서로의 가채점 결과를 나눈뒤에 그에게서
“언제 만나서 술한잔하자” 라는 상투적인 인사를 들었다.
’몇일? 몇시? 어디서?’ 라고 나는 따져묻고 싶었지만
“어 그래.. 연락해” 라고 짧게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학교 합격자 발표후에 나는 대학에 합격했노라 그에게 문자를 했다.
며칠 뒤 그에게서도 지원했던 대학에 합격했다는 문자를 받았다.
“축하해” 이 짧은 말뒤에 ‘내가 술사줄테니까 언제 어디로 나와’
라고 덧붙이고 싶었지만 나는 쓰던 내용을 지우고 그냥 짧게
“축하해” 단 세글자만 보낼수 있었다.
“언제한번 꼭 보자. 내가 연락할께” 라는게 그의 마지막 답장이었으나
그에게서 연락은 오지 않았다.
[출처] 친구엄마 명숙이 3 (토토사이트 | 야설 | 썰 게시판 - 핫썰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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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80 Comments
잘 봤습니다 다음편도 기대할께요
잘 보고있습니다 스토리가 좋네옷
잘보았습니다.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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