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2
조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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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전
소개팅한 그 주 토요일, 여름방학 시작되기 직전이었다. 학교 근처에 작은 바닷가가 있어서, 은지가 "오빠, 바다 보러 갈래요? 방파제 위에서 바람 쐬면 좋을 것 같아요" 하면서 먼저 제안했다. 카페에서 만난 지 며칠 안 됐는데, 매일 전화로 밤늦게까지 얘기하다 보니 이미 마음이 많이 가까워져 있었다.
오후 늦게 만나서 자전거 타고 바닷가로 갔다. 은지는 그날도 교복 치마에 얇은 카디건을 걸치고 왔는데, 바람에 치마가 살짝 날리면 다리가 하얗게 드러나서 눈을 어디 둘지 몰랐다. 방파제 끝, 테트라포드 위에 올라 앉아서 바다를 봤다. 파도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리고, 멀리 석양이 바다를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처음엔 그냥 나란히 앉아서 아이스크림 먹으며 얘기했다. "오빠, 바다 좋아해요?" "응, 특히 이렇게 바람 불 때." 그런 평범한 대화. 그런데 해가 점점 지면서 주변이 어두워지니까, 자연스럽게 어깨가 닿고 손이 스쳤다. 은지가 내 팔에 살짝 기대오는데, 그 부드러운 머리카락 냄새가 코끝에 스쳤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손에 땀이 차서 주먹을 쥐었다 풀었다 했다.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은지가 고개를 들고 나를 봤다. 석양이 그녀의 얼굴을 부드럽게 비추는데, 큰 눈이 반짝이고 입술이 살짝 벌어져 있었다. "오빠..." 목소리가 작고 떨렸다. 나도 아무 말 못 하고 그냥 그녀를 봤다. 그 순간, 바람이 세게 불어서 그녀의 머리카락이 내 뺨을 간질였다.
내가 먼저 손을 뻗어 그녀의 뺨에 흩어진 머리를 넘겨줬다. 손끝이 그녀의 피부에 닿는 순간, 둘 다 숨을 멈췄다. 그러다 천천히, 정말 천천히 얼굴을 가까이 했다. 심장이 귀까지 울릴 정도로 떨렸다. 입술이 닿는 순간—부드럽고 따뜻하고, 살짝 떨리는 그 느낌.
첫 키스였다. 어색하고 서툴러서 코가 살짝 부딪히기도 했지만, 그게 더 설레었다. 키스가 끝나고 떨어지니까 은지가 고개를 푹 숙이고 얼굴을 감쌌다. "오빠... 심장 터질 것 같아요." 나도 "나도..." 하면서 웃었다. 손을 잡았는데, 둘 다 손에 땀이 가득했다.
그날 방파제 위에서 해가 완전히 지고 별이 뜰 때까지 앉아 있었다. 파도 소리만 들리고, 가끔 멀리서 오토바이 소리가 지나갔다. 그 첫 키스 이후로, 우리는 진짜 연인이 됐다. 지금도 그날 방파제 바람 냄새,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 느낌, 떨리는 손...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게 우리 사랑의 제대로 된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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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
수코양이낼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