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7
조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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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전
학교 축제가 10월 초에 잡혀 있어서 한 달도 안 남은 상황이었다. 우리 그룹사운드 6명은 거의 매일 체육관 뒷편 동아리 방에 틀어박혀 합주를 했다. 오전 11시부터 밤 12시, 새벽 2시까지. 세트리스트 다시 짜고, 선배들이 알려준 대로 숨소리 하나하나 신경 쓰면서 연습했다. 강기원이 드럼을 더 세게 치라고 하고, 오상기가 솔로를 더 길게 늘리고, 나도 목이 터지도록 노래 불렀다.
그런데 합주 소리가 워낙 커서 항의가 자주 들어왔다. 동아리 방이 체육관 바로 뒷쪽이라 무용과 연습실과 붙어 있었거든. 피아노 반주에 발레 바 잡고 연습하는 소리가 우리 기타 앰프에 묻히고, 우리 드럼 소리가 무용과 연습실까지 울리니까… 거의 매주 무용과 학생들이나 교수님이 직접 찾아오셨다.
“학생들, 소리 좀 줄여주세요. 여기서 연습 못 하겠어요.”
처음엔 미안해서 볼륨 낮추고 그랬는데, 나중엔 항의하러 오신 분들이 문 열고 들어와서 우리 연습 듣다가 그냥 가만히 계시는 경우도 생겼다.
그리고 그때, 나는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섹시한 사람을 만났다. 무용과 교수님.
처음 항의하러 오셨을 때, 나는 마이크 쥐고 서 있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 돌렸는데… 순간 숨이 멎었다.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쯤? 긴 머리를 높게 묶고, 검은 레깅스에 헐거운 니트 톱 차림으로 서 계셨는데, 몸매가… 진짜 말이 안 나왔다. 무용하시는 분이라 허리가 가늘고 다리가 길고, 어깨선이 예쁘고, 움직일 때마다 근육이 은은하게 드러나는 그 라인. 얼굴은 클래식하게 예쁘면서도 눈빛이 날카롭고 섹시했다. 항의하러 오셨는데도 목소리가 낮고 차분해서 더 압도당했다.
“학생들, 소리가 너무 커서 연습이 안 돼요.”
나는 그 말 듣고도 제대로 대답 못 하고 “아… 네… 죄송합니다…” 하면서 어리버리하게 고개만 숙였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손에 땀이 차서 마이크가 미끄러질 뻔했다.
그 후로 교수님이 항의하러 오실 때마다 나는 긴장해서 노래가 더 떨렸다. 어떤 날은 문 앞에 서서 우리 연습 끝날 때까지 그냥 듣고 가시기도 했다. 내가 고음 올릴 때 살짝 고개 끄덕이시거나, 곡 끝나면 “좋네요” 하고 한마디만 하시고 가시는데… 그 한마디에 내가 일주일을 날아다녔다.
그래서 결국 참지 못하고 알아보기로 했다. 동아리 애들 중에 무용과 친구 있는 애들 불러서 슬쩍 물어봤다.
“야, 무용과 교수님… 누구야? 이름이 뭐야?”
그랬더니 다들 웃으면서 알려줬다. 이름은 이서연 교수님. 현대무용 전공으로 해외 유학까지 다녀오신 분이고, 학교 무용과에서 제일 유명한 교수님이라고. 나이 마흔 초반, 결혼 안 하셨고, 춤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성격도 카리스마 있지만 학생들한테는 잘 챙겨주신다고 했다.
그 이름을 듣는 순간, 더 호기심이 생겼다. 항의하러 오시는 그 발걸음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뛰고, 문이 열릴 때마다 숨을 죽였다.
축제 공연이 다가오면서 연습이 더 빡세져서 항의도 더 잦아졌지만, 나는 그 항의가… 솔직히 조금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이서연 교수님. 지금까지 만난 어떤 여자들과도 레벨이 달랐다. 그리고 그 만남은, 아직 시작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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