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수간] (블루레인) 滿月, 여자아이와 동물원의 하룻밤 5장 - #2
eros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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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수간] (블루레인) 滿月, 여자아이와 동물원의 하룻밤 5장 - #2
서울대공원에 도착을 하니 이미 10시 반이 넘어있었다.
예정된 집합 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은 것이다.
당연히 이미 학생들은 대공원으로 들어간 이후였고, 지윤이는 혼자 들어가서 자기 학교의 학생들을 찾아보아야 했다.
물론 그냥 혼자서 여기저기 시간만 보내도 되었지만, '기왕 여기까지 온 것 결석처리는 하지 말아야지' 하는 다소 학생다운 엉뚱한 생각이 들어서였다.
"준비물도 없고.. 지각도 하고.. 엄청 깨지겠지만..."
이렇게 혼잣말을 하며 홍학장 근처를 지나고 있을 때, 같은 학교의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쪽인가 보네..'
지윤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마침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어..! 지윤아..."
뒤돌아보니 같은 반 미정이였다.
"어.. 찾았다.."
"찾았다는 또 뭐니..? 길이라도 잃어버린 거야..? 근데 왜 이렇게 늦었어..?"
미정이가 어이없다는 듯 계속 질문을 해대자 지윤이는 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그냥 뭐.. ...... 근데 선생님은 어디 계셔..?"
"저쪽으로 가면.. 코끼리 있는데 지나서 큰 새장이 나오거든.. 아까 거기 계셨는데..."
"그래..!"
"응..? 야... 너 준비물도 하나 안 가지고 온 거야..!"
"응.. 저.. 그렇게 됐어... 아.. 그럼 이따가 보자..."
지윤이는 평소에도 말이 많은 미정이에게 붙잡혀 있으면 곤란할 것 같아, 인사를 하고 황급히 빠져나왔다.
미정이는 밝고 성격도 좋은 아이지만 말이 많아 지윤이에게는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이미 이야기했듯이 지윤이는 세상과 별로 친한 아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본래 성격상으로도 내성적이었고, 또 그동안의 가정 환경으로 더욱 말을 잃어버렸었다.
흔히 이런 부류의 인간들이 그렇듯이, 지윤이 역시 주변과 어울리기보다는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있기를 원했다.
물론 지윤이 역시 외견상 친구라는 아이들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이 아이들도 지윤이가 정말로 마음을 열어놓은 친구들이 아니라, 형식상 어울리는 아이들이었다.
지윤이 스스로도 자신과 같은 성격의 아이가 이른바 왕따를 당하기 쉬운 성격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것만은 피하기 위해 택했던 궁여지책이었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지윤이가 왕따라는 것을 무서워했기 때문이 아니라, 귀찮아했기 때문에 한 행동이었다.
이 여자아이에게는 이 왕따라는 것조차도 일종의 관심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지윤이는 친구라는 아이들 사이에서 그저 말수 적은 친구로 존재하는 것에 만족했고, 일정 부분 이상 마음을 열지 않고 있었다.
이미 예상했던 대로 지윤이는 담임 선생님에게 엄청나게 혼이 났다.
지윤이는 담임 선생님에게 스스로 온 자신의 결정을 금새 후회하고 있었다.
담임 선생님은 당연히 지각을 한데다가 미술 준비물까지 가져오지 않은 지윤이를 보고 어처구니없어 했다.
"지윤아.. 너.. 어떻게 된 거냐..? 여기 오는 길에 무슨 일이 있었니..?"
지윤이의 집안 사정이며 한 달 전에 있었던 가출을 알고있는 담임 선생님은 처음에 이렇게 물었다.
하지만 지윤이로서는 어떤 일이 있었다고 대답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니요.. "
그리고는 어떤 질문을 해도 별로 시원치 않은 대답을 할 수밖에 없는 지윤이의 태도가 담임 선생님을 화나게 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21년 교직의 경험상 짐작컨대 그간 사정은 뻔해 보였고, 오늘 일도 별반 다르지 않으리라.
그리고 이 아이에게서 결국 변변한 대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젠 직장이고 가정이고 만사에 찌든 이 40대 후반의 남자는 또 다시 어린 여학생들의 사춘기 증세와 집안 문제를 자신이 감수해야 하나 생각하니 솔직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늘 그랬던 것처럼 그는 그 짜증을 자신이 선생이란 이유로 참지 않았다.
참으면 병이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일부러 보라는 듯이 속으로 한참 끓는다는 표정을 지은 후에 본격적으로 야단을 치기 시작했다.
주변을 지나던 같은 학교 여학생들이나 다른 선생님이 힐끗 힐끗 쳐다보며 지나갔다.
지윤이는 수치심에 얼굴이 붉어져 묵묵히 고개만 숙이고 야단을 맞고 있었다.
그나마 공공장소라 체벌이 없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한참을 야단 친 담임 선생님은 이렇게 말하며 지윤이를 보내주었다.
"지윤이 너.. 친구들한테서 종이랑 미술도구 빌려서 그리고 반드시 제출해.. 준비물 없다고 그냥 갈 생각하지 말고.."
"예..."
"그리고.. 내일 너희 어머님 좀 보시자고 해라.. 요즘에 너 이상한 것 같다.."
"예..."
그러나 지윤이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며 물러났다.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 저는 내일 학교에 안 갈 테니까요..'
그리고 또한 미술도구를 빌려서 그림을 그려낼 생각도 없었다.
그러려면 친구인 은수나 희진이를 찾아야 하는데, 또 그 아이들한테 늦은 것을 어떻게 변명해야 할지 난감했던 것이다.
솔직히 지윤이는 지금 누군가와 이야기를 할 기분도 아니었다.
지금 여자아이의 기분은 최악이었던 것이다.
아침에는 또다시 엄마와 크게 싸우고 집을 뛰쳐나와 버렸다.
하지만 그러고 나서 발견한 것은 막상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자신이었다.
일단 인천의 아빠 집으로 가고 싶지만, 그것도 왠지 주저되는 형편이었다.
더구나 지하철에서의 일도 있었다.
그동안 잊고 싶었고, 또 잊으려 노력한 그 기억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마음으로는 거부하려 해도 이미 몸이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수치스러운 감정..
이런 와중에 담임 선생님에게 아무리 야단을 맞아도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은 담임 선생님이 단지 남자 선생님이기 때문이 아니라, 설령 여자 선생님이었더라도 자신의 수치스러운 부분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더욱 야단을 맞게 되자 지윤이는 자신이 몹시도 억울했다.
지윤이는 벤치에 우두커니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여자아이의 두 눈가에서는 이슬이 맺히고 있었다.
아침에 집을 뛰쳐나오면서 참았던 눈물..
막상 갈 곳이 없어 망설이는 자신의 처지를 느끼며 참았던 눈물..
지하철에서 다급히 내린 뒤 스스로 수치심을 느끼며 참았던 눈물..
그리고 아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담임 선생님에게 야단을 맞으며 속으로 억울한 마음을 참았던 눈물..
이 눈물들이 한꺼번에 지윤이의 하얀 뺨 위로 두 줄기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혹시 아이들 중 누가 볼까봐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훔쳐내었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고 자꾸만 흘러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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