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경험은 엄마였다 (31)
그날 오전 11시쯤?
산부인과 진료를 함께 다녀왔어.
결과는 몇 번을 다시봐도 여아가 맞는듯.
“네... 오빠. 딸이 맞는거 같아요. 어머님은 요즘 어떠세요?”
엄마는 장씨에게 맞아서 어금니 하나를 뽑았는데도
인연을 끊지못했어. 난 방방뛰며 말렸지.
아이 아빠가 될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
연애때 보여주었던 가식적이라도 젠틀했던 좋았던 기억들.
그리고 몸정도 있었겠지.
붙잡으려 임신사실도 알렸고, 딸 같다는 사실도 전해줬어.
역시나 돌아온건 내 씨인지 어떻게 아냐는 비아냥이었지만,
꼼꼼이 정리된 산모일지 아빠란 위, 자기이름 석자를 보고선
좀 누그러졌을까.
그런 이유들로 보기 마음 아플정도로 굽신거렸거든.
그 젊은 놈과는 사실 성폭행 당한 인연이었고 정말 정리됐다고.
지도 치료비가 캥겼나. 뭐하던놈인가는 더 캐묻지 않았나봐.
하지만 알몸으로 새파란 청년과 함께 있었다는 사실은 변치 않았어.
엄마 위주였던 두 사람 사이 관계도 위치가 바뀌었어.
아직까지도 씩씩대던 장씨에게 고분고분하게 비위를 맞춰줬어.
언젠가 부터 항상 하고다니는 엄마 목의 스카프는...
장씨와의 성관계의 흔적일거야.
어떻게든 잡아보려고 배가 부른몸에도 화장을 하고 몇차례
외출을 하고 밤늦게 돌아오시더라고.
빨래통에 수건을 던저 넣을때, 뭔가의 뭉치를 보고 충격 받았어.
어덜트용품점에서나 구할 수 있을법한
T팬티나 완전 망사 재질류의 야시시한 속옷들.
팬티 가운데는 고약한 밤꽃냄새와 허옇고 갈색얼룩으로 말라붙어
오염된. 손빨래를 미처 못했나. 끈이 많아 얽혀 있었어.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나도 이젠 엄마의 행복을 바라는 맘.
잠시 포기하고, 멀찍이서 응원만.
그런 엄마를 바라보며 이제 20주 중반으로 배가 불러오니
딴지 얼마안된 면허로 어설프게나마 조심조심
운전해서 산부인과 다녀오는데.
일이터졌어.
어? 집앞에 왠 ... 구형 마티즈?
우리 집 초인종을 눌러대고 문을 두들기는...
초라해보이는 행색의 남녀 한쌍, 뭐야?
정확히는 한분은 할머니,
올백머리의 남자는 엄마보다 약간 위, 50대?
잘못찾았나, 종교전도인가, 엄마 이게 무슨일...?
하고 물어보려했는데 엄마가 내 팔을 꽉 붙잡은 채로
고개를 숙이고 덜덜떨고 있는거야.
“엄마, 혹시 빚졌어?”
고개를 도리도리... 그렇겠지.
그러면 꿇릴 것도 없지. 막장 학부모인가?
재영아 하지마!... 라는 엄마 목소리가 들렸지만
난 차 문을 열고 뛰쳐나가서 당신들 뭐에요? 하고
일단 들이댔어.
기분도 안좋은데 시비라도 걸려라...하고 빌면서.
그런데, 예상과는 다르게
내 앞에서 주름이 가득한 할머니께서 간절한 목소리로
혹시 유현주씨 아드님 되시냐고.
“네 맞는데요. 맞는데...” 라고 대답하자마자,
"저희가 죄가 많시더..."
내 앞에서 노파가 손을 꼬옥 잡곤 허리를 숙이고 빌면서 말하는거야.
“아드님, 선생님, 저희 손주 좀 살려주세요.
합의좀...합의쫌 부탁드립니더... 전화도 안받으시고,
뵙기도 힘들구요... 제발제발 말쫌 해주십시요”
아니, 빌었다기보다는 바짓가랑이를 잡으며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애원하는 할머니에게 너무 당황한나머지
일으켜 세워드리려 했는데 요지부동이야.
“아니 무슨일인데 합의....”
“그...부끄럽지만서도, 집단...그...집단...거시기...그 ...
집단성폭행으로 입건된 주호 걔 할미됩니더.
저기 쟈는 주호 아빠구요. 울 새끼, 손도 불면한 장애인이라예.
어미가 없이 키워가 저희가 교육을 잘못......”
...............
머리에 흙이 묻도록 조아리는 할머니, 저 멀리서 내일 아니라는 듯
팔짱끼는 중년 남성을 두고.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호흡이 꼬여 배가 제멋대로 춤을추고
귀가 삐.... 왱알왱알거렸어.
뭐??
집단성폭행?? 합의??
나도 모르게 뒤돌아서 엄마가 있는 차를 돌아보니
남자가 내 등뒤 차 안의 엄마에게 손가락질.
“어...엄마, 저~ 있다. 그 여자”
할머니도 눈치챘는지 노령임에도 차 안의 엄마에게 달려갔고
문을 두들기며 선생님, 문좀 열어주시라예...
"비켜요"
비키라고...꺼져보라고...
“씨바알!!!!!!!!”
난 이성을 잃고 소리를 지르며 경찰을 부른다며 엄마를 잡아 끌며
집으로 들어갔어
현관으로 뛰어 들어가던 중
코팅도 되지않은 마티즈 안의,
내 또래로 보이는 작은체구, 투블럭의 남자애의 얼굴이 보였는데,
똑똑? 또는 야비 해보이는 인상, 오히려 지루해 보이기까지하던
얇게 째진 그 두 눈.
날 보며 씨익~ 한쪽 입꼬리만 올라갔던
그 표정을 잊을수가 없네.
평생을.
문을 닫고 잠그는데 엄마 뒤태를 위 아래로 훑던, 마지막까지
팔짱끼고 내 발악을 못마땅한 듯 보던 올빽아재의 목소리.
야이 씨벌. 빵디 실한거... 그 새끼도 남자라꼬.
지대로 골랐네 큭큭
이 개새끼가...하며 튀어나가는 날 엄마가 몸으로 막으셨어.
아뭇소리도 못하고 고개만 미친듯 도리도리.
이어지는 가래침 뱉는 소리를 무시하시고 문을 잠구는 엄마.
어림잡아도 한시간도 넘게...
한참을 밖에서 그 할머니께서 간청하는 목소리가 들렸어.
-우리 주호좀 살려주이소... 탄원서라도 어떻게...-
결국 아무 대꾸가 없자 다시 뵙겠습니더...부탁드립니더
할머니의 간청은 그쳤어.
-니미 돌림당한게 벼슬이야 벼슬. 동네소문 싹 퍼트릴까부다 확...-
그 주호라는 애 아빠의 마지막 욕지거리를 남기고.
엄마와 나는 거실에서 우두커니...그냥 서 있었어. 앉지도 않고.
나는 너무 뇌를 피곤하게 만든 일을 겪은 나머지
그냥 사고가 멈춰있었던거 같애.
나를 깨운건
어으어으...
배가 갑자기 뭉친다며 아랫배를 부여잡으며 바닥에 쓰러진 엄마.
나는 엄마에게 다가갔어.
엄마는 손을 내밀었고.
하지만. 난 손을 잡는 대신.
“엄마. 설명좀...”
도움을 요청하던 손이 내려가고, 묵묵부답인 여자 유현주.
“이제...얘기좀 해봐. 모두. 정현이 이모, 경찰, 집단 뭐? 성폭행?"
입술을 깨물었어.
"일 크게 만들거 머 있어..."
"안그러면 나...”
말을 돌리려는 엄마를 두고,
성큼성큼 싱크대로 걸어가 식칼 하나를 꺼냈어.
“죽어버릴거야”
친고죄의 완전 폐지 몇해 전, 여름이 끝나가 선선해지려던 날.
| 이 썰의 시리즈 (총 78건) | ||
|---|---|---|
| 번호 | 날짜 | 제목 |
| 1 | 2025.10.20 | 내 첫경험은 엄마였다 (77) (30) |
| 2 | 2025.10.20 | 내 첫경험은 엄마였다 (76) (21) |
| 3 | 2025.10.20 | 내 첫경험은 엄마였다 (75) (24) |
| 4 | 2025.10.20 | 내 첫경험은 엄마였다 (74) (27) |
| 5 | 2025.10.20 | 내 첫경험은 엄마였다 (73) (23) |
| 47 | 2023.08.11 | 현재글 내 첫경험은 엄마였다 (31) (176) |
블루메딕 후기작성시 10,000포인트 증정
- 글이 없습니다.
Comments



윤지
심심할땐땅콩
세일만세
할일없는밤
닉쿤
홍홍홍
띠용
르니
꽃빵
루루루루
iindjif
민우54
크아애애용
르느느르느는
미유기
Sgagaya
Cromi
중앙도로
소소천
motorhead
포르투
다르키
가을의소리
아키라69
RCfield
황소87
어라라라라
황대리
고아라
오리오니
호빵좋아
바코
퐈니군
바이오
라이샥
Gnghl
쓰담쓰담
콘법사
블루Berry5
썰풀이
ㄴㅇㄴㅇㄴㅁㅁ
두리두리
Jkviop
지구야멈춰라
도기니교
검은콩국수
그루타셀
하늘바다
pica
규정
복동이
공개삼
큰딜
다이아몬드12
영남이
요사카
비틀자
휴우머
받아쓰기
만식만구
박은언덕
다니엘했니
스타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