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경험은 엄마였다 (20)
나보곤 잠시 나가있으라고.
아우...답답... 이모도 뭔갈 내 눈치를 보는 것 같은데.
한참을 속닥속닥거리더니 엄마는 또 울음을...
그래도 창을 통해보니 뭔가먹기 시작하는걸 봐서 다행.
똑똑, 나도 들어와서 뭐좀 먹으래.
뻘쭘하게 들어와 같이 쪼그려 앉아서
이모가 싸온 김밥을 먹었지.
둘은 그러고 나서도 속닥속닥... 워낙에 내 눈치를 보길래
에휴...집에 다녀오겠다 하고 자릴 비켜줬어.
엄마입을 옷도, 내 옷도 갈아입고 싶었고
무엇보다 휴대폰 충전잭이 없어서 불안했거든.
워낙 작은 시라 집까지는 뛰어서 갔어.
언덕 아래를 타고 이십분.
집은 폐허가 된 듯 엉망.
엄마가 싼 소변 대변이 아직 벽을타고
바닥에 말라붙어가는 그대로.
더럽다고 전혀 생각안했어.
산게 다행이지. 설사 같은거라 그냥 시큼한 냄새지 뭐.
하지만 그보단 바로 의자를 세워다가 원수같은
벽의 대못먼저 뽑아냈어.
의외로 쉽게 빠졌어. 씨발거.
오히려 무게가 더 나갔었다면 휘어서 빠졌을텐데.
못 머리에 벨트 구멍이 빡빡히 끼어
안빠졌던 거구나.
그리고 바닥을 훔치는 중 이게뭐지?
엄마의 대변근처에서 담배꽁초 두 개가
변과 함께 눌러붙어 있더라고.
이걸 엄마가 삼켰을리는 없고.
엉덩이에 누군가 넣었을 것 같아.
그제서야 눈치채게 되었어.
아 성폭행 당한거구나.
불쾌한 상상도 들었지만 혹시 나중에 신고할 때
도움이 될까해서
일단 대충 씻어 따로챙겨 두었어.
그리고 땀도 땀이었지만
등 어깨에 엄마 똥오줌을 뒤집어 썻었기에 샤워했어.
기진맥진한 몸이었지만 씻으니 기운이 조금 나더라고.
엄마입을 옷, 충전잭을 가지고 돌아갔지.
가는길엔 엄마 최애 점심메뉴였던 이삭토스트도 사고.
아. 있었던 일에비해 너무 좋은 날씨.
내가 병실에 도착했을때도 둘은 계속 얘기중이었기에 잠자코
밖에서 듣고 있었는데 내용이 더 궁금하게 만들었어.
“....니땜에 학원이 쑥대밭이야. 너 꼬라지보고 참는다만...어휴”
“.............”
“추스리고, 이제 이상한 생각말아...나 간다”
문을 여니 서성거리던 내가 보여 멈칫거리는 이모.
돌아온 나를 빼죽 보더니
이모에게 뭘 물어볼 틈도 없이 종종걸음으로
복도를 지나 도망치듯 홀로 내려가셨어.
난 나가는 이모를 쫒아 따라갔고.
마치 오줌마려운데 붙잡은듯한 불편한듯한 표정.
“왜왜.....현주한테 직접듣지 왜...”
“아...말안해요. 저 지금 되게 답답해서 죽을거 같아요.
좀 대충이라도 얘길해줘요”
옷자락을 잡고 늘어졌더니
결국, 병원 바깥 현관 구석 담배를 꺼내시며 입을 여는 이모.
“...어젯밤에.,, 니 엄마가 만나던 애인이란 쌍놈한테 맞았어...”
역시 그랬구나...어떤 새끼지. 피가끓었지만 계속 기다렸어.
“그리고...정현이도 많이 다쳤고”
네? 걔는 왜...
이모는 내가 더 캐묻기 전에 이야길 이어나갔어.
“아...몰랐나보네? 네 엄마랑 만나던 사람은 장씨야.
그 외곽에 유도랑 합기도하는.
너도 거기 학원차 많이 봤지?”
이게 무슨소리야?
얼굴도 기억이 안나는, 아, 그 트로트가수 닮은...
눈썹 짙고 항상 선글라스 끼고 다녔던?
그제서야 도장엔 물 많이 남는다고 정기적으로 정수기용 물통
가져다주던 아재가 생각이났어.
학원도 멀지않아 같이 주문해서 쓰자고 엄마가 제의했는데
자기네는 물 많이 주문하니
우린 몇 개 안된다고 그냥 가져다준다는
고마운곳이라고.
깎고는 다니지만 수염자국이 넓어서 ‘장비’로도 불리는
키는 안커도 체격이 땅땅하고 힘좋아보이는,
어디가던 걸걸했던 목소리의 아재.
“네 엄말 하도 쫒아다녔던 인간이야.
한 이삼년 됬지?
니 엄말 보곤 나보고 다리놔 달라고 사정사정해서
뭐 잘 만나는줄 알았지.
누가 부탁하면 싫다는 소리 한번안하던 사람이고
가끔 욱해도 착한줄로만 알았어, 정말로...됐지?”
내 상상속 고급진 중년일거라는 상상과 너무 달라서
아직도 매치가 안되는 엄마의 느끼한 남친의 정체에
정현이 얘기는 묻지도 못하고.
집중을, 아니 정신을 못차리겠더라.
겨우 정줄을 붙잡고 그래서 그새끼 잡았냐고.
경찰에 신고는 했냐고 따졌지.
근데...표정이 복잡해. 눈도 계속 피하고.
“나머진....엄마한테 직접들어. 이모도 다시가봐야해”
정현이에게 가는걸까.
“정현이는... 많이 다쳤어요?”
“어...어 괜찮아. 엄마나 좀 잘 부탁해”
정현이 얘길 더 하길 거북했는지 몸을 돌리다
잠시 멈춰서 이야기하는 정음이모.
“정현이 한국나간다는거 들었지?,
이제 다다음주면 아빠한테 보낼거야.
해외나가면 오랫동안 못볼 꺼니까...
그렇게 알어.”
아, 엄마에게 들은얘기. 좋은얘기긴 한데,
그렇게 앞당겨졌나? 병문안 가야하나?
멀어져가는 이모차만 멍하고 보다가
그래도 사건의 개요는 들었으니
조금씩 궁금증은 풀리고...아니지 나아진건 아무것도.
병실에서 고갤돌린채 아직도 아무말 않는 엄마만 보면서
본인 입으로 듣고 싶어 생각...생각 또 계속 생각했어.
어느새 그대로 몇시간이 지나고 소등할 시간이 넘어서도
둘다 그 자세 그대로.
“엄마...이제 얘기해봐......나도 대충 들었어...”
그 말에 또 미안해...하며 울음을 터뜨리는 엄마.
아.....답답해....
엄마가 어렵게 어렵게 입을 뗀건 수 시간이 지나
거의 야간타임 간호사가 링겔 체크를 하러
잠시들어왔다가 나간 후야.
“미안해...이게 다 내가...나 때문에 그렇게 되서.......”
응? 뭐? 애인 장씨의 뒷담화 정도만 기대했던 내게,
아주 긴 엄마의 고백은 고갤숙이고 슬슬 졸음이 오던
나를 단번에 일으켜 세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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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엄마는 힘겹게 남자친구 이야기 먼저 꺼냈어.
연인 이자 엄마를 이렇게 만든 놈인 장씨.
첫만남은 골프클럽같은 막 고급진? 그런게 아니었어.
(나중에 알고보니 골프모임엔 과거 불륜으로 엮였던
전남친이 있어서)
지역 사교육연합등산회? 정확히는 밝히기는 그렇고.
여튼 지역의 학원장, 강사들이 서로 친교를 도모하고자
만든 클럽. 꼭 산만타는건 아닌데, 여튼 산악회.
아재아줌들이 대다수인 모임에
신입생 엄마의 미모는 단연 돋보였을거야.
그리고 그런 뒷태로 산을타는건 정말...
올라가는 내내 아재들이 씰룩거리는 엄마 궁뎅이를 보며
얼마나 아랫도리가 뻐근했었을까.
(또 아줌마들은 얼마나 꼴보기 싫어 했을까)
수행중인 중도 발정나겠다. 그건 정말 아니라고봐.
(엄마는 본인이 선수에 선다고 산 잘타시는줄 아시지만
제가볼땐 아니에요 엄마)
따로 만나자, 애인하자,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잡으면
항상 남자 서너히 붙어 춤을 췄고.
고백도 여러차례 받아봤던 모양이더라구.
그렇게 들이대는 남자들은 정말 많았지만 가정이
있는 사람은 엄마가 절대 멀리하니까.
노총각 장씨에게 기회가 온거지.
장씨는 외모도 촌티나고 그냥 성실한 관장.
평판은 좋았대. 돌싱도 아니고 혼기놓친 총각에
노모 모시는 효자 이미지고.
아저씨 어머님은 70이 넘어서도 학원 가까운
중앙시장에서 속옷가게를 하셔.
엄마도 질좋고 저렴한 브랜드 속옷을 살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으니 우연반 필연반 단골이었던거야.
사귀고나선 인사도 드리러 갔는데
한번에 알아보시더래.
처음엔 순애보로 엄마를 몇년이나 쫒아다녔나봐.
거리를 유지하면서, 또 마음은 내비치면서.
하지만 엄만 남자들에게 워낙 데여서
좋은사람인건 알겠지만 맘 받아주지는 못했고.
용기있는사람이 미인을 얻는다고 원장이모에게도
도와달라고 잘보이려 애썼으니 곱게 보였겠지.
그래서 보아하니 밑져야 본전이니 만나보라고
본격적인 자리만들어 주선하니
관계가 깊게 발전하게 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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