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경험은 엄마였다 (76)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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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17:20
그제서야 이미 가을 근처부터 자취방에서
게임하고 있던 중 등 뒤에서 동기들이 떠들었던
당시엔 흘려들었던 이야기들이 떠올랐어.
또 돌이켜보니 몇 달 전에도 소은이와 식당에서 밥먹는데
어느 아재들의 입에서 나지막히 오르내렸던 주제.
‘야 씨 TV봤냐? 대한민국 좃됐어 시발’
‘...마약 퍼지고... 성폭행터지고 ㅋㅋ 세상 미쳤네’
‘와씨 피해자 한명 자살 했다는데?’
그래, 2010년 근처, 대한민국 처음으로
수 종의 데이트 약물이란게 신종범죄로서
막 수면위로 떠올랐을 때,
수도권 및 대도시의 감시를 피해 퍼졌던 지방의 소도시.
엄마와 내가 살던 바로 그곳.
촘촘한 거래제한으로 마약 청정국 대한민국이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니게 되기 시작했던 건
클럽, 파티장, 나이트를 중심으로 공급된
메탐페타민, 엑스터시, 물뽕...등등
그중 엄마가 당한건 오남용이 커지기 전 FDA까지 잠시 승인된
수면장애에 좋다며 나이트에 퍼진... 항정신성 약물.
사이렘. 거기에 뭘 탔어.
그거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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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인데 식은땀이 주르륵.
어지럼증에 소화가 안돼 다 토하고,
다시 생각좀 정리하려 소파에 누워있었는데,
부재중 전화가 쌓여있었고,
카톡 하나가 와서 확인해보니.
-나 때문에 안피했으면 좋겠어-
소은이 메시지인가? 번호는 언제, 왜 바꿨대?
아씨 무슨...무슨 소리야... 남은 죽겠구만.
벌떡 일어나 어지러움을 견디고 현관으로 향하는데
날 찾던 동기녀석과 곁엔 복잡한 얼굴의 소은이.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소은이 때문에
작년 늦가을부터 너무 힘들어 하는 거 같다고.
학교도 소홀히 하고.
오늘도 일 끝나고 어울리지 못하고 구석에서
괴로워하고 있는걸 보고 소은이를 불러온거야.
뭐 어째.
그냥 지나쳤어.
얼굴엔 뭔가 할 말 한가득 써있는
소은이를 두고.
난 소은이가 뭐라 입을 벙끗 거리려는걸
지나쳐 종종걸음으로 밖으로 향했어.
슬쩍 돌아봤는데 텅 빈눈으로 나를 쫒는
당황한 소은이.
참...내가 만약 이날
그 신문 글귀를 읽지 않았더라면
난 다시 소은이와 화해하고 잘 됬을까?
글쎄, 아니라고봐.
편의점에서 가스활명수에 베아제를 사 씹으며,
택시는 운전기사 아저씨와 단 둘이 있다간
답답한 속을 들킬 것 같아서,
울렁거리는 속을 부여잡고
겨울학기 통학버스로 집으로 돌아왔어.
엄마의 가출 벌써 2주째.
밤 10시가 다된 집엔 아무도 없었지만
내가 서둘러 한일은 엄마 방을 뒤지는 것.
음...여기서 할말이 참 많았거든.
말을 최대한 아끼려고.
보통 다 뒤지다가 구석에서 나올텐데,
아니면...제발 나오지 말아라 기도하기도.
손이 차가워졌어.
그리 열심히 찾지도 않았는데,
허탈할정도로 빠르게,
하나. 뭐 하나를 발견했어.
장소는 화장대 서랍, 벽에 눌려 있는곳.
어떤, 튿어진 감색봉투를.
그게 전부. 한참을 더 뒤져봤지만 없었어.
화장실에 걸어가 봉투속 내용물을 변기안에
까뒤집어 물을 내려버렸어.
봉투 자체도 무섭고 찝찝해
가위로 잘게잘게 조각내어
다시 변기안에 넣어 물을 내렸어.
그리고 문득 생각이났어.
엄마가 목메기 전,
그날 새벽의 첫경험. 내 위에 올라탔던날,
분명히 느꼈던 술냄새.
엄마가 언제부터 소주를 이렇게 잘 마시기 시작했더라...
그러고보니 나와 세 번째 살을 섞을때도.
소주를 따라마셨네.
어떤 불길한 생각이 들어 확신은 없었찌만
냉장고에서 술을 다 꺼내
쏟아 버렸어.
땀 투성이었던 내 머릿속을 스치는 어느 장소.
내가 마지막으로 향한곳은 김치냉장고.
그러고보니...엄마가 그날 윤간당했을 때
시트를 정리해 두었다고 했는데.
문을 열고 뒤져보았더니 유난히 가벼운 한 김치통.
안에는 비닐로 밀봉되어있던 내용물.
열어보니 지옥같이 고약한냄새와 함께 열린
시트. 엄마 속옷. 콘돔...
또...묘사는 못하지만,
플라스틱 재질의 무언가를 봤어.
... 맞네. 그거일 수 밖에 없구나.
정신과 몸에 한계가 왔나봐.
머리가 쩌릿쩌릿해서
거실 한가운데 누워보니.
천장이 빙글빙글.
지구가 너무 빨리 돌아
내가 우주 밖으로 뛰쳐 나갈까봐 두려운 감각.
간간이 나도 겪게됬어 그날부터.
공황이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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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심하고 엄마도 걱정되고,
핑글핑글 도는 머릿곳에 보고도 싶고.
무섭고.
왜 하필이면 엄마냐고. 왜...왜...
그제서야 내가 영문모를 ‘사고’같았던 일들이
모두 꿰어맞추어 지는거야.
그 악몽같았던 날. 벼랑 끝에 내몰린 엄마가
어떻게 그런 극단적인 행동을 했는지,
내 위에 갑자기 제정신이 아닌 것 마냥
올라타 친자식과 관계를 맺고,
또 그 뒤엔 목을 매었는지.
어째서 정현이가 용서를 구하고
어찌어찌 옆에 두고 잘 살아볼 수도 있을텐데
그렇게 곁에 못 둬 아꼈던 정음이모가
뭐가 급하다고 서둘러서 정현이를 출국시켰는지.
난 주호란 그 장애인 학생일도
사실 반만 믿었었거든.
뭘 협박받았다고 성인이 몸을 준다고? 말이 되는 소리여야지,
그때 내가 덤벼드니까 열받으라한 소린 줄 알았지,
무슨 협박을 받았는지 그제서야 알겠더라고.
아...씨발 어느날부턴가
걔네 할미랑 양아치 아빠도 안찾아오더니만.
‘탄원서 써줄 것도 없고 고발당했다면
다른 일이 있었겠지’
라는 말이 그제야 다르게 들렸어. 씨이발.
마지막으로 엄마가 정현이에게 잠깐 힘들어서 잠깐 정 줬다며
‘그래 즐겼다’ 이 말같지도 않았던 그 말은
뭘 숨기려고 그랬는지도.
생각해보니 정음이모년 덮쳤을 때 돌이켜보면
나랑 엄마가 섹스했다는 말에 왜 ‘제정신으로?’
그런 말로 뭔가 캐내려 했는지도.
하마터면 약점잡힐뻔 했어
또 동영상에선 어째서 돌림빵 당하며
따먹히던 엄마가 이틀이나 헤실대며 10대 20대 청년들 여럿을
상대할 수 있었는지...
.
.
.
지금까지 거짓말한건 없어. 내가 말했잖아.
진실을 부분적으로만 얘기해 주겠다고.
그래야 나도 덜 억울하지.
내가 알게 된 시간 순서대로가 아니라 처음부터 다 밝혀버리면
엄마의 하얀거짓말과
정음이란 원장년의 시커먼 거짓말 사이에서
방황하며 미쳐갔던 내가 억울 하지 않으니까.
사실에 대해 꽤 많이 알게된건 사실,
지속적으로 연락해주던 그 여경 두분 덕이야.
진짜 은인이기도 하고 여성청소년과에 가서 진술서 쓴거나,
재활 프로그램에 동의서, 정신과 약도 보조받고.
어디어디 사인하고 증거 본일 등등 언급하려니 찝찝해서
못썼어. 그러니 그냥 이후 좀 알게된건.
역시 엄마가 당한건 단순 윤간이 아니었어.
오히려 그 강간범들. 실적 채워오라는 압박을 받은거 같아.
정현이는 사실 동네 유명한 녀석이었기에 자세히 말할 수는 없어.
당연히 타깃이었는데 돈도 잘쓰는 이새끼는 도중에 공범이 된거야.
이모는 해외로 급히 아빠에게로 보냈어.
엄마는 윤간당한 직후, 그걸...약을 강매 당했어.
경찰이 엄마한테 접근한건 말했듯 장부에 찍힌 계좌이체
수백만원 때문. 처음엔 피의자였는데,
당시 임신중이었고 꼬박꼬박 정리한 산모일지를 증거로
피해자로 전환되었어.
이후 짐을 벗은 엄마는 수사에 협조했고.
결국 엄마 전 남친 장씨가 정현이를 패고 엄마를 폭행한건...
엄만 변명도 못했어.
정현이는 이미 헤롱헤롱 하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처 맞은 후에도 병원에 없었던거 같아.
어떻게 보면 누구 목숨 사라지지 않은걸 감사해야 했을 수도.
엄마 목 메달고 나온 대변에 섞여 나온건 돌이켜보니
결코 담배꽁초가 아니었어...
그게 엄마 직장 속에서 나왔다는건.
정현이가 떨 하면서 엄마와 애널섹스 후 엄마 뒷구멍에 넣었겠구나
.
.
결국 그날 새벽, 엄만 인생 끝났다고 생각해
집에 와서 술에 무언가를 섞어 음용하고 내 방문을 연거야.
병원에서 혈액검사시 나온건 처방받은 우울증 약이라 변명했어.
주호 이 머리좋은 새끼는 영악한게 빌라에서 뛰어내렸어.
당연히 겨우 2층에서 떨어져 큰 이상은 없었고,
계산한건 아니었겠지만 미성년자에, 자해우려 때문에
수사 받지 않았어. 주범도 사실 아니었고.
그 다음 부터야, 주호 할매랑 아빠란 작자
발길이 끊긴거. 사실 꽤 오래 골치 썩었었어.
마지막으로 엄마의 반복된 거짓말.
끝까지 내게 약 얘길 안꺼낸 이유도 여기에 있어.
처음에 본인도 수사 대상이니 경찰이 들락날락 거리고,
패닉이 왔는데 피의자에서 피해자로 전환된건
가을이 다된 유산 근처에서 였거든.
처음엔 내게 떳떳하지 못해서 개인 성폭행,
갑자기 찾아온 주호 할매 때문에 집단 성폭행까지만 오픈했었고,
(차라리 그 정도만)
나중엔...무엇보다 유산 원인으로 내게 경멸당할까봐.
엄마로서 자식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었나봐.
병원에서 나와 가졌던 화장실에서 두 번째 성관계는...
나중에야 엄마 입으로 직접 들었어.
적당히 이해시키려 했는데,
내가 버럭 화를 내니.
내가 뭔가 다 알고 있어서, 거짓말 들킨줄 알고
반항을 못했었대. 그랬었대.
자...이제 엄마가 돌아오면,
나는 이제 내가 알게 된것에 따져물으며 몰아부쳐야 할까까?
난 이걸 알게 되었으면서도 모두 다 캐묻지는 못했어.
앞으로의 일도 힘든게 많았고, 확신도 없었고,
굳이 다 들춰서 엄마를 잃고 싶지 않았거든.
나중에 나중에 엄마랑 터놓고 얘기하게 되었을 때,
엄만 손을 떨며 어느정도 인정했으나,
정말 유산은 그거 때문 아니라고,
처음 당한거 말고는 없다고.
믿어줘야지.
다 뒤집어 까보는게 좋은게 아니란걸
알게된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야.
.
.
이제 곧 돌아올 엄마 상태가 워낙에 안좋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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